책소개
“고통 없는 식재료로 엄선된 나만의 부엌을 운영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책”_안현모(방송인)
“가볍게 툭 던지는 초식마녀의 레시피는 마법같이 나의 식탁을 바꿔놓았다”_임세미(배우)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비건 인플루언서 초식마녀의 초간단 초미식 비건 라이프
나를 위해 한 끼 정도는 가뿐한 채식으로 먹어볼까? 비인간 동물이 겪는 고통이 끔찍하고 불편한데,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데, 한번 비건 지향 생활을 해볼까? 그런데 비건… 어렵고 불편하지 않나? 천만의 말씀! 여기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마법처럼 당신의 식탁을 바꿔줄, 초간단 초미식 비건 레시피가 있다.
전작 《오늘 조금 더 비건》에서 비건 생활 기록을 담은 네 컷 만화로 비건에 대한 독자들의 마음속 문턱을 낮추고 각종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비건 인플루언서 ‘초식마녀’가 첫 에세이 《비건한 미식가》를 선보인다. 이 책은 작가가 정갈한 비건 요리를 통해 스스로를 돌보고, 주변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담뿍 담은 식탁 에세이이다. 여기에 배우 임세미의 말처럼 “냉장고 속 재료가 손쉽게 미식이 되는” 마성의 채식 레시피 31가지와 깨알 같은 일상 툰을 직접 그려 읽는 맛을 더했다. 비빔밥·비빔국수처럼 요리 초보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부터, 뜨끈한 김치 칼제비와 멋스러운 토마토 알리오 올리오, 깊은 맛을 내는 감자탕 라면과 비건 마라탕까지, 비건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다채로운 초식마녀표 요리가 입맛을 돋운다.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과 인스타툰을 기반으로 5년간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자신만의 비건 라이프를 영위한 그의 진심이 엿보인다.
작가가 소개하는 요리에 값비싼 고급 식재료나 어려운 스킬은 필요 없다. 식탁에서 출발하는 작은 변화는 가뿐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이어지며 비건과 논비건의 경계를 허문다. 방송인 안현모가 소개한 바와 같이, 《비건한 미식가》는 독자를 “고통 없는 식재료로 엄선된 나만의 부엌을 운영할 수 있게” 이끌며, “놀라운 맛과 즐거움의 여정”으로 초대한다.
세상에 근사하고 아름다운 비건 레시피는 많습니다. (중략) 그렇지만 재료를 구하기 힘들거나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요리에 익숙하지 않고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에겐 관상용 레시피일 뿐입니다. 그 길은 내 길이 아닙니다. 나의 영역은 요리 솜씨가 없는 사람도 주방에서 서성이고 싶게 만드는 ‘만만한’ 실천용 비건 레시피를 공유하는 겁니다.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의 ‘이 정도’를 맡는 것, 비건이나 동물권에 공감할 수 없는 사람도 따라 해 먹고 싶은 마성의 채식 조리법…! _8~9쪽
목차
프롤로그: 어쩌다 비건 요리 유튜버
초식마녀 툰: 식탁에서 출발하는 돌봄
1부 나를 채우는 한 끼
스스로 대접하는 힘
└[오늘의 레시피] 감자 된장국과 버섯 쌈밥
채식과 미니멀 라이프
└[오늘의 레시피] 자투리 채소 소스
외롭고 충만한 도시
└[오늘의 레시피] 들깨 미역 떡국
엄마의 시금치
└[오늘의 레시피] 시금치 김밥
토마토를 닮은 여름
└[오늘의 레시피] 토마토 볶음국수
이별은 안 했습니다
└[오늘의 레시피] 표고 유부 볶음
가벼운 인사처럼
└[오늘의 레시피] 토마토 비빔밥
음식 추천 미션
└[오늘의 레시피] 애호박 파스타
식도락의 기쁨
└[오늘의 레시피] 비건 마라탕
계절 한 입
└[오늘의 레시피] 두릅 파스타
그저, 자유롭게 계세요
└[오늘의 레시피] 애호박 볶음
초식마녀 툰: 월요일의 채식 토크
2부 나누어 먹는 마음
치킨이 당연하지 않은 밤
└[오늘의 레시피] 김치전
칭찬이 미식을 만든다
└[오늘의 레시피] 김치 파스타
느려질 결심
└[오늘의 레시피] 고사리전
감자탕 좋아해?
└[오늘의 레시피] 감자탕 라면
소중하고 사소한 식사
└[오늘의 레시피] 김치 칼제비
안녕, 하리
└[오늘의 레시피] 들깨 수제비
관찰하는 마음으로
└[오늘의 레시피] 두부 오이 비빔국수
위로를 잘하는 사람
└[오늘의 레시피] 고추장찌개
다재다능 만능
└[오늘의 레시피] 만능 쌈장
이름 붙이는 일
└[오늘의 레시피] 비건 새우 파스타
조화로운 식사
└[오늘의 레시피] 채소 전골
초식마녀 툰: 마주 보는 시간
3부 모두가 환대받는 식탁
사랑받는 동물, 사료 되는 동물
└[오늘의 레시피] 비건 앙버터
열정의 온도
└[오늘의 레시피] 콩나물국밥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종
└[오늘의 레시피] 비건 콘 토스트
새해를 맞이하며
└[오늘의 레시피] 유부 부추 국수
다양성의 아름다움
└[오늘의 레시피] 토마토 알리오 올리오
소풍 가기 좋은 봄
└[오늘의 레시피] 쑥 토스트
돼지는 제철이 없다
└[오늘의 레시피] 달래장과 도토리묵 무침
나는 물이면 돼
썩지 않는 사과
└[오늘의 레시피] 사과 바질 샐러드
5000원짜리 애호박
└[오늘의 레시피] 애호박밥
초식마녀 툰: 어떤 존재들은
저자
초식마녀 (지은이)
출판사리뷰
“맛있는 음식의 전제 조건은 ‘동물’이 아니다”
나를 돌보고 남을 살리는 환대의 식탁
무기력한 순간이 찾아오면, 요리만큼 환기되는 일이 없습니다. (중략) 직접 요리를 하면 내가 무엇을 먹게 될지 눈과 손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됩니다. 식재료를 다듬은 손끝이 산뜻하고 도마는 향긋합니다. 죽은 동물은 없습니다. 채식을 한 지 5년이 넘었습니다. 손질된 곡물과 식물이 각자의 속도로 익어가는 부엌에서 딱 한 끼만큼 새로워질 준비를 합니다. _27쪽
작가에게 부엌은 요리하는 공간이자 ‘연결’의 공간이다. 그는 삶에 크고 작은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나의 부엌’으로 가서 딱 한 끼만큼 새로워질 준비를 했다. 1부 ‘나를 채우는 한 끼’는 이혼과 이사를 거치며 ‘어떤 불행이 오더라도, 아무리 스스로 하찮게 느껴져도, 나를 먹이고 돌보는 일을 놓지 않았던’ 시간들을 담았다. 작은 도시로 이사온 후 외롭고 헛헛한 마음은 뜨끈하고 구수한 들깨 미역 떡국으로 달래고, 제철 맞은 두릅으로 파스타를 해 먹으며 흘러가는 계절을 한입 가득 만끽한다. 나를 소중하게 대하려는 만큼 부엌에 다른 존재의 고통은 들이지 않는다. 요리하는 동안 부엌에 부는 산뜻한 바람은 어느새 구겨진 마음을 가득 채우고, “스스로를 대접하는 힘이 찌뿌둥한 무기력을 훌훌 털어낸다”(29쪽).
한편, 2부 ‘나누어 먹는 마음’에서는 가족, 친구, 애인과 함께한 식탁 풍경을 이어 붙였다. 월드컵 경기 날에는 치맥 대신 바삭한 김치전과 맥주를 곁들이고, 반려견 하리를 떠나보낸 날에는 동생과 하리를 그리워하며 들깨 수제비 먹는다. 친구들이 놀러온 날이나 가족 나들이 날에도 비건 재료를 선택하는 작은 변화로 모두가 편히 즐길 수 있는 식사 시간을 만든다. 사랑하는 이들과 피우는 이야기꽃과 함께, 야식으로 “치킨이 당연하지 않은 밤”(110쪽)이 흐른다.
마지막 3부 ‘모두가 환대받는 식탁’은 식탁을 둘러싼 세상으로 시선을 넓혀, 나와 타자, 자연 사이의 연결에 대해 말한다. 책에 따르면, 돼지는 제철이 없다. 비용 절감을 위해 도축하기에 적당한 크기가 되는 생후 6개월, 돼지는 겨우 두어 번의 계절만 넘기고 도살장에 끌려간다. 닭은 35일, 감자보다 짧게 산다.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엄마 소는 아기 소와 헤어져 300일 동안 착유당한다. 버터 대신 비건 버터, 제철이 없는 닭고기·돼지고기 대신 계절을 닮은 제철 식재료로 요리하며 착취 없이 평등한 식탁을 고민한다.
결국, 나를 돌보는 마음은 남을 살리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맛있는 음식, 즐거운 식사자리의 전제조건은 ‘동물’이 아니다. 작가의 경험은 다른 존재의 고통 없이 충만한 삶을 보여준다. 비거니즘은 고립적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존재가 자유로울 수 있도록 환대하는 선택임을 이야기한다.
집에 있는 김치가 비건이 아니더라도 동물성 재료를 추가하지 말고 만들어보세요. 죽음 없는 재료를 만지고 기꺼이 감탄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만족스러운 채식을 경험하세요. 한 번의 만족스러운 경험으로도 미식을 위해 동물의 죽음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맛있는 음식의 전제 조건은 ‘동물’이 아니니까요. _121쪽
“완벽하지 않더라도, 흔들리며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더 가뿐한 삶을 위한, 생활 밀착형 비거니즘
열일곱 살, 작가는 도로에서 소와 눈이 마주친다. 커다란 눈이 다닥다닥 트럭 짐칸에 붙어 있었다. ‘동물은 멀미 안 하나? 불편하게 왜 저렇게 싣고 가지?’ 순수한 의아함이 일었다. 고등학생 때 처음 먹은 감자탕, 친구들이 일러준 대로 돼지 등뼈의 골수를 빨아 먹던 작가는 또 한번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꼈다. 20대 중반, 반려견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개를 먹으면 안 되는 근거’를 찾고 싶어졌다. 그러나 다른 동물은 먹어도 되지만 개고기는 먹으면 안 되는 이유는 없었다. 요리를 할 때면 눈이 달린 고등어, 핏기 있는 닭은 만지고 나면 피비린내가 밸까 봐 강박적으로 씻었다.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는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지 설명했다. 일상 속에서 멈칫하던 순간들이 쌓여 작가는 ‘초식마녀’가 되었다.
처음 비건 실천을 마음먹었을 때, 작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자의 심정”(227쪽)으로 기꺼이 이상한 나라의 “고독한 앨리스가 되기로”(227쪽) 결심했다. 비건으로 먹을 수 없다면 아예 굶어버리거나 사람을 만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5년간 삶의 양식으로서 비거니즘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작가는 서서히 일상의 균형을 찾아갔다. 약속 장소가 초밥집으로 정해지면 유부 초밥을 주문하는 식으로, 신념과 삶의 다른 부분들 사이 밸런스를 맞췄다.
한편, 삶에 녹아든 비거니즘은 생활을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들었다. 작가는 비건이라는 필터가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주고, 지구와 내게 이로운 뷰티 제품을 선택하게 하고, 매 끼니마다 내가 원하던 간소한 삶으로 이끌어주었다고 고백한다. “비건 라이프는 일종의 근사한 편집숍을 삶에 들이는 일”(34쪽)과 다름없다.
비건이라는 필터는 길고 긴 상품 목록을 윤리적으로 갈무리해줍니다. 비건 라이프는 일종의 근사한 편집숍을 삶에 들이는 일 같습니다. 덕분에 마음에 드는 제품을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소비 패턴뿐만 아니라 요리하는 과정도 바뀌었습니다. (중략) 한 끼 차릴 때마다 재료별로 도마와 그릇, 수세미 등을 따로 쓰느라 싱크대가 금방 어질러졌고 재료 손질과 설거지가 괴로웠습니다. 신체 일부를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하는 과정 또한 상당한 고통이었습니다. 지금은 파를 썰던 도마와 칼 그대로 사용해 토마토를 자릅니다. _34~35쪽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열 명의 비건 지향인이 낫다”
모두가 더 자유로운 세계으로의 초대
한 번쯤 비건을 생각해본 사람에게 비건을 실천하기에 앞선 가장 큰 장벽은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결심일 것이다. 비건을 시작하는 사람은 내 안팎에서 ‘완벽함’이라는 잣대가 세워지고 쉽게 검열의 도마 위로 올려진다. ‘식물은 안 불쌍하느냐’는 식의 외부의 비난은 이미 케케묵은 이야기이다. 또, 육류는 섭취하지 않지만 해산물·달걀은 선택적으로 섭취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나 완전한 수준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비건 옵션을 취하고자 하는 비건 지향인들에게도 ‘무의미하다’ ‘모순적이다’ ‘유난 떤다’는 식의 폄하적 시선이 뒤따른다.
하지만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열 명의 비건 지향인이 낫다’! 작가 역시 당장 집에 있는 식재료에 동물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가능한 선에서 비건 레시피를 따라해볼 것을 권한다. 예컨대, 비건 마라탕 레시피를 소개하며 ‘육수를 쓰지 않는 마라탕집을 찾기 어렵지만, 100퍼센트가 아니어도 고기나 어묵을 추가하지 않고 식물성 식단을 지향하는 시도는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흔들려도 계속 나아가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독자들의 비거니즘에 대한 마음속 진입장벽을 또 한번 허문다. 보다 유연한 태도로 우리 각자의 삶에 비건이라는 근사한 편집숍을 들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다. 책을 읽는 독자들이 《비건한 미식가》와 함께 부담 없고 만족스러운 비건 생활을 거듭할수록, 모두가 더 자유로운 방향으로 내 삶을 가꾸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애인이 좋아도 하루 종일 애인만 생각하고 살 수 없듯이, 언제나 비건이 1순위일 수는 없었습니다. 한계를 인정하기까지 어려웠습니다만, 흔들리며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어쨌거나 헤어지지 않으면 연애 중 아니겠습니까? 초심은 잃었을지 몰라도 이별은 안 했습니다. (중략) 어쩌면 내 인생은 완결되지 않는 시작의 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_64~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