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동물들에게 괜찮은 보금자리일까?
세계사 속 베일에 감춰진
인간과 동물의 불편한 흑역사를
거침없이 밝혀내다!
강아지는 언제부터 ‘애완견’으로 변신했을까? 쥐는 왜 인간과 함께 거주하게 됐을까? 젖소는 인간에게 우유를 제공하려고 얼마나 험한 일을 겪었을까? 동물을 동물원에 전시할 아이디어는 누가 처음 떠올렸을까? ……
역사 속에서 동물은 늘 인간과 공존했다. 동물은 인간에게 사냥감이기도 하고, 가축이기도 하고, 애완동물이기도 했다. 도시를 중심으로 현대 유럽 문명이 발전하고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면서 인간은 강아지, 말, 젖소, 쥐, 낙타, 물개, 사자, 당나귀, 닭 등 다양한 동물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선택적으로 동물들을 사랑하고 혐오했으며 살리고 죽였다. 이 책은 세계사 속 베일에 감춰져 있던 인간과 동물의 불편한 흑역사, 그 잔혹한 사랑에 관한 역사를 거침없이 밝혀낸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동물들에게 괜찮은 보금자리일까? 역사 속에서 함께 살아온 동물들에게 인간은 마냥 친절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 역사를 알고 있을 때 우리는 우리 곁의 동물들을 더 잘 사랑하고 더 굳건히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 어떤 동물을 깊이 사랑하고 있을 독자 여러분을 ‘동물사’의 세계로 초대한다.
목차
들어가며: ‘동물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1부 도시의 강아지들
1장 도시 강아지 잔혹사
2장 배회견의 초상
3장 강아지 도살자와 그 동조자들
4장 애완견 판타지
2부 감춰진 동물들
5장 옴니버스와 철도마차의 시대
6장 젖소와 우유의 죄악
7장 쥐잡기 뉴딜
3부 제국의 동물들
8장 여왕의 낙타 부대
9장 동물원의 탄생
10장 당나귀와 중국인
11장 돌봄 식민주의
나오며: 더 큰 사랑, 더 큰 책임을 위해
감사의 말
주
참고 문헌
저자
이종식 (지은이)
출판사리뷰
여러분을 ‘동물사’라는
낯선 세계로 초대합니다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자는 구호가 여기저기서 들려온 지 오래다. 동물 학대나 동물 멸종 등의 이슈가 커질수록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까? 동물 애호는 인간의 DNA에 새겨진 본능일까? 달리 말해, 원시시대에도 인간은 지금처럼 동물을 사랑했을까?
우리에게 ‘당연해’ 보이는 것이 정말 당연한지 확인하려면 의도적으로 ‘낯설게’ 보면 된다. 『벌거벗은 동물사』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당연해 보이는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보기 위해 수백 년 전 다양한 나라와 민족의 경험을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동물을 정말 사랑하고 있는지도 고찰한다. 이것이 곧 ‘동물사’라는 역사를 수행하는(do history) 일이다.
‘동물사(animal history)’는 역사학계의 최신 분야다. 영미권 학계를 중심으로 최근 15년 동안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 동물사학자 수전 낸스는 동물사란 “지구 위의 여러 다른 종에게 일어난 과거에 대해 인간이 알 수 있는 바의 한계를 초월하지 않으면서 최대한의 근사치에 접근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사실상 인간은 동물의 기쁨, 슬픔, 고통, 사랑, 분노를 온전히 재현해 낼 수 없다. 게다가 세계사의 이면에 존재한 숱한 동물들을 이제야 뒤늦게나마 주목하기 시작했다. 동물사는 이런 한계 내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최대한의 근사치”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도시를 중심으로 현대 문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동물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주목하며 동물사 서술을 시도한다. 전근대 농촌 사회에서도 인간은 동물과 모종의 관계를 맺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동물은 수렵과 목축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19세기부터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또한 제국이 식민지에 근대 문명을 이식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도 독특한 변화가 생긴다. 이 책은 특히 이 지점에 주목한다.
현대 도시 문명 속에서
인간은 동물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가
1부 「도시의 강아지들」에서는 오랫동안 인간과 친숙하게 지낸 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농경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진 말, 소, 돼지 같은 가축들은 퇴출당한 반면, 개는 인간 곁에 살아남았다. 인간은 이 남아 있는 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두고 이견이 갈렸다. 개는 누군가에게 사랑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때로는 자신의 신분을 투영해 ‘구별 짓기’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2부 「감춰진 동물들」은 근대적 도시 생활에 이용된 말과 젖소의 이야기를 다룬다. 도시는 농촌과 다르게 통근을 위한 이동 수단이 필요했는데, 이때 말이 중요한 동력을 제공했다. 도시 사람들에게 우유를 제공해야 하는 젖소는 공장식 대량 생산을 하느라 온갖 수난을 겪었다. 한편, 도시인들의 혐오 대상이 된 쥐는 완전히 박멸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공존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3부「제국의 동물들」은 제국의 전쟁과 식민 지배에 이용된 동물들을 이야기한다. 대영제국은 낙타를 전쟁의 유용한 수단으로 삼았지만 처우 방식은 학대나 다름없었다. 아프리카의 동물들은 유럽의 동물원에 전시되었는데 그 이면에는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제국주의자들은 ‘동물 사랑’이나 ‘동물 복지’를 식민 지배의 이데올로기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 유럽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다양한 동물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선택적으로 동물들을 사랑하고 혐오했으며 살리고 죽였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동물들에게 괜찮은 보금자리일까? 적어도 우리가 이 역사를 알고 있을 때 우리는 우리 곁의 동물들을 더 잘 사랑하고 더 굳건히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 어떤 동물을 깊이 사랑하고 있을 독자 여러분을 ‘동물사’의 세계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