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 상점

식물, 상점

13,500 15,000
제조사
한겨레출판
원산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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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죽……여주는 곳 맞죠, 여기?”
유해한 세계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그녀들의 고요한 선택

2020년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강민영 작가가 서스펜스 넘치는 신작 장편소설 《식물, 상점》으로 독자를 찾아왔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문장”(노태훈 평론가), “신인의 패기”(소영현 평론가), “정확한 문장으로 세계를 직조해낼 줄 아는 작가”(안보윤 소설가), “얼른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종산 소설가)이 들게 하는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으며 등장한 이래 꾸준한 자신만의 행보를 보여온 작가의 시선이 마침내 닿은 곳은 비밀이 가득한 어느 상점이다. 시대의 불안한 삶을 예민하게 드러내면서도 고립된 여성을 구해내는 작가의 서사는 여전하고 거기에 전에 없는 스케일이 진전을 이룬다.

특유의 차분하고 신비로운 감성으로 지역 내 핫플레이스가 된 식물, 상점. 구옥을 고친 자못 독특한 이 가게를 운영하는 여자 사장, 최유희. 상점과 주인 모두 섬세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상점이 문을 닫는 늦은 시간이면 유희는 호미와 삽을 들고 고요히 마당으로 향한다. 때로는 곱게 갈린 무언가를, 때로는 톱에 잘린 어떤 덩어리들을 흙 속에 묻는다.

몇 차례의 연애 실패 후 마음을 닫았던 유희에게 한 남자가 다가온다. 유희는 잠시나마 희망을 품어보지만 결국 남자가 자신을 이용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식물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와 쉬운 여자라는 발언까지, 자꾸만 선을 넘는 남자를 향한 유희의 분노는 점차 끓어오른다. 그런데 그날의 사건 이후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평정을 되찾은 유희에게 사람들이 찾아온다. 저마다 어느 곳에서도 해결해주지 못한 문제들을 안고 여자들이 유희의 상점 문을 두드린다. 그들은 문을 열며 말한다. “죽……여주는 곳 맞죠, 여기?” 한편 형사 차도경은 식물, 상점 주변에서 남자들이 계속 실종되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고 유희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과연 유희와 그녀들의 비밀은 드러나게 될까?

목차

아보카도
벌레잡이제비꽃
케르베라 오돌람
현호색
아가베
로즈메리

작가의 말

저자

강민영 (지은이)

출판사리뷰

『식물, 상점』은 여자들이 현실 세계에서 당면하는 사회적 사건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데이트폭력, 불법촬영 및 유포, 오픈채팅방 내 성희롱, 동물 학대와 스토킹 범죄, 로맨스 스캠, 가정폭력……. 작품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욕망을 우선하며 상대방을 지배하려 하고 복종시키고자 한다. “그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굵은 선이 머리 위로 이어진 것처럼 공통점이 있었다.”

식물은 자신이 처한 문제를 조용히 머금다가 견디지 못할 때 표출한다. 또한 본인이 뻗어나갈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 사려 깊게 식물이 처한 문제점을 해결하듯 유희는 식물, 상점의 손님들에게도 차례대로 다가간다. 유희는 여자들의 강력한 아군으로 새로운 차원의 상상을 발휘한다. 대개 반성도 사과도 할 줄 모르는 파렴치한 가해자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처단한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다음에 올 여자들이 또다시 같은 형태의 고통에 처하지 않게 하기 위해 결국 시발점을 찾아 말끔하게 지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옭아매던 어릴 적 트라우마를 회복해간다.

여성을 향한 혐오를 정면으로 반격하며 통쾌함을 선사하는 『식물, 상점』은 특유의 분위기로 독자를 압도한다. 고통 속에서 홀로 맥없이 사그라드는 여성을 호명해 전에 없던 방식으로서의 연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강민영 작가의 새로운 세계를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들의 이름이 기억되고 여자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모든 여자가 자신의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그 이름의 뜻을 곱씹으며 종국에는 완전히 행복하지 않더라도 이전보다 나은 삶을 얻기를” 바라는 작가의 말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유희는 마당에 서서 자신이 밟고 있는 땅바닥을 한참 내려다봤다. 끊임없이 여자를 괴롭히던 남자들. 그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굵은 선이 머리 위로 이어진 것처럼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과 엮인 여자들에게서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결국 시발점을 찾아 말끔하게 지워야 했다. 유희는 그동안 식물, 상점을 거쳐 간 여자들을 떠올렸다._본문에서

지금 가장 새로운 이야기로의 가뿐한 귀환
한겨레출판 턴(TURN) 시리즈 론칭

한겨레출판이 흡인력 있는 전개와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무장한 장르 소설 시리즈를 리디와 공동 기획해 론칭한다. 다년간 전자책 플랫폼으로 구축한 장르 친화적인 노하우로 작가 발굴에 힘써온 리디와 손잡고 SF, 스릴러, 미스터리 등 다채로운 소설을 통해 문학의 경계를 초월해 무엇보다 이야기 본래의 재미와 가능성을 꿈꾸며 기획된 시리즈라 의미를 더한다.

한계 없는 이야기의 세계에서 저마다의 터닝포인트를 마주하기를 바라는 턴 시리즈는 신인의 패기로 무장한 작가부터 지금 가장 주목받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한 이까지 두터운 작가군을 확보했다. 『트로피컬 나이트』『칵테일, 러브, 좀비』 등을 통해 특유의 스타일로 사랑받아온 조예은 작가의 최신작 『입속 지느러미』가 턴의 포문을 연 뒤 이후 강민영, 설재인, 김달리, 청예 작가 등의 신작 장편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영상 문법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을 포섭하는 데 소극적이던 기존 문학의 장을 뛰어넘어 첨예한 상상력을 담아낼 이 시리즈가 침체된 출판계에 활력이 되리라 기대한다.

턴 시리즈 소개

지금 가장 새로운 이야기로의 가뿐한 귀환, 턴(TURN)은 한겨레출판과 리디가 공동 기획한 장르 소설 시리즈입니다. SF, 스릴러, 미스터리 등 다채로운 소설을 통해 이야기 본래의 재미와 가능성을 꿈꿉니다. 이야기의 불빛이 켜지면 새로운 세계에 도착합니다. 한계 없는 턴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작가의 말

“남성이 너무 이유 없이 죽는 거 아닌가요?” 그 질문을 던진 사람은 남성이었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절대다수는 여성이었다. 그가 던진 말 한마디로 촉발된 많은 담론이 소설과 상관없이 오갔다. 얼마간 설전이 이어졌지만 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그 질문을 받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읽었던 모든 주류의 이야기 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무수히 죽고 사라져간 여성들을 떠올리려 애를 썼다. 하지만 실패했다. 당연한 일이다. 그들에겐 이름이 없었으니까. 그냥 그들이 죽는다라는 행위 자체만이 강조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판을 조금 바꿔보고 싶었다. 여자들의 이름이 기억되고 여자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모든 여자가 자신의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그 이름의 뜻을 곱씹으며 종국에는 완전히 행복하지 않더라도 이전보다 나은 삶을 얻기를 말이다.

왜냐하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소설 밖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수많은 좌절과 절망을 넘어 조금은 나아진 세상과 사회가 왔다면 아마 《식물, 상점》은 다른 방향으로 우회하는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은 그런 방식으로 쓰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건 그리 많지 않다는 말이다.

소설을 작업하는 동안 또다시 믿을 수 없는 여러 사건을 접하고, 그 틈새에서 사라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보며 매 순간 좌절했고 공포를 느꼈다. 어쩌면 그래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모든 사건의 해결점을 쥐고 있는 유희가 그것을 제거해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유희와 같은 존재가 필요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와 동시에 유희처럼 혼자 모든 걸 감당하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양가감정이 들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견뎌야만 하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는 반드시 당신을 그리고 우리를 도와줄 테고, 그런 사람들에게 기대어 살아갈 수 있다면, 단 한 명의 손이라도 아주 굳건하게 잡을 수만 있다면, 앞으로 감내해야 할 세상은 조금은 덜 아프고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식물, 상점
저자/출판사
강민영 (지은이),한겨레출판
크기/전자책용량
110*188*165mm
쪽수
272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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