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완전하지 않아서 완벽한 어린이들의 세계
“초등학교 교실에 순수와 낭만이 가득하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계급, 투쟁, 사랑을 주제로 한 전쟁이 매일같이 벌어진다”
★ 200만 학부모의 폭발적 공감을 얻은 화제의 도서 ★
아이가 참 귀한 세상이다. 극심한 출산율 저하는 각 집마다 귀한 공주님, 왕자님을 양산해 냈고 부모들은 귀한 아이를 잘 키워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어린이를 향한 세상의 사랑이 커질수록 도리어 그들의 세상은 자꾸 비좁아진다. 아이들은 잘못을 할 기회도, 용서를 빌 기회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친구와 싸울 기회마저도 잃어가고 있다. 그 모든 걸 대신 해결해 줄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라는 사회』는 10년 차 초등학교 교사가 목격한 어린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비밀 연애를 감추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아무도 지지 않는 팔씨름을 벌이는 깜찍한 커플부터 그림 그리기 대회에 나가 참가상을 받고도 스스로의 작품에 1등 딱지를 붙일 수 있는 아이, 다른 학급에 지원 수업을 간 담임 선생님에게 ‘함부로 다른 교실에 가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 아이 등 어른들의 마음을 덜컹이게 할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책의 정체성은 순수하고 귀엽기만 한 초등학생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자기들 나름대로 얼마나 치열하게 크고 있는지, 가정과는 다른 환경에서 어떤 상처와 훈장을 삶에 새기는지가 페이지마다 빼곡하다. 그리고 어른들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어린이라는 사회에 불쑥불쑥 투척되는 필요 이상의 사랑이 그들의 성장을 어떤 식으로 방해하는지 말이다.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무제한의 사랑을 주는 대신 그들의 서툰 시도와 실패를 응원해야 한다.
아직 덜 자랐다고 아이의 삶이 0.5인분은 아니다. 1인분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할 일은 ‘어린이라는 사회 밖에서 그들을 존중하는 것’뿐이다.
목차
프롤로그 아이를 진짜 사랑한다는 것은
1장. 어른 출입 금지 구역
어쨌든 창조경제
열두 살의 연애
특이한 인간 광물 표본 200개
이름에 동그라미가 세 개인 아이
부모님이 누구니?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또 죽이고 말았다
담임의 은밀한 비밀
사실 이 얘기하려고
2장. 어린이도 한 몫의 인생입니다
울퉁불퉁한 세상을 껴안고 사는 너에게
꽃멍
100점을 못 받은 어린이가 포기해야 하는 것
그저 그런 선생님
님아, 그 선을 넘지 좀 마오
숙제는 도주범이 아니야
벽돌 무너뜨리는 아이
모든 게 웃기는 일이다
3장. 1인칭 선생님 시점
선생이 된 게으름뱅이
애도 안 낳아본 주제에
모글리의 기적
어찌 됐든 남는 장사
죄송하지만 죄송하단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다음 번엔 나도 꼭 돈가스를
춤추는 고래 메이커
서른넷, 스물다섯
4장. 그렇게 왁자지껄 우리는 어른이 된다
우리 사이는 이렇게 익어가고
어쩌다 거기에 삶이 담겨서
가장 깊고 넓고 맑고 묽은
저는 당신을 때린 적이 없습니다
오늘도 학교는 정상 영업 중
모든 날이 좋았다
한발 물러설 용기
학교에 민원 전화를 하기 전에 생각해 볼 것
저자
이세이 (지은이)
출판사리뷰
“참견쟁이 어른들은 들어오지 마세요”
맘카페, 커뮤니티에서 폭발적 조회수를 기록한
화제의 도서 출간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글이 있다. ‘학교에 민원 전화를 하기 전에 생각해 볼 것’이라는 제목의 글로 여기에 등장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은 가히 충격적이다.
“우리 애는 매일 세 번씩 칭찬해 주세요”, “우리 아이는 예민하니 말씀하실 때 각별히 조심해 주세요”, “장염에 걸렸으니 죽으로 먹여주세요”, “선생님, 프로필 사진이 부적절하네요. 내려주세요”, “애를 안 낳아봐서 모르시나봐요”,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어요”, “담임 휴대폰 번호 알려주세요”, “교사 생활 못 하게 만들겠습니다” 등등. 이런 민원이 현재 대한민국 초등학교 교실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맞는가라는 공방과 함께 ‘학부모 민원이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어른들의 과도한 사랑이 이렇게 아이들을 망치는 것’,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라는 공감과 함께 유명 맘카페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이 책 『어린이라는 사회』의 저자인 이세이 선생님이다. 그녀는 10여 년간 아이들과 생활하며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를 꾸준히 고민해 왔고, 마침내 “어린이를 사랑하겠다는 굴침스러운 노력을 내려놓았다”고 고백한다. 덧붙여 아이가 가정의 품에서 벗어나 어쩌면 냉정할지도 모를 사회로 나아가는 그 길목에 서 있는 존재가 교사이며, 학교는 가정과 사회의 완충 지대이자 세상을 대하는 법을 연습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참견쟁이 어른들은 어린이들의 사회에 들어오지 말라”는 따끔한 일침을 전한다.
아이들은 타인과 섞여 살 수밖에 없다. 모든 아이는 자기 삶의 주인공이지만 세상의 주인공은 아니다. 예민한 아이는 부딪치며 둥글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하고, 칭찬은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공평하게 분배하는 게 아니다. 칭찬을 받고 싶다면 노력을 통해 성취해야 한다. 교사의 휴대폰 번호는 개인 정보다. 세상을 아이에게 맞추라고 소리치기 전에 아이가 세상에 맞춰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일 것이다.
“오늘도 학교는
정상 영업 중입니다”
덜 자란 어른과 다 자란 어린이가
서로의 어깨에 기대며 만들어낸
가장 완벽하고 조화로운 교실 이야기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를 믿고, 존중하고 사랑한다. 부모의 사랑은 뜨거운 태양과 같아서 아이의 밝은 면만 온종일 비추고 있다. 그래서 부모가 기대한 것과 다른, 즉 아이의 뒷면을 좀처럼 보기 힘들어한다. 아이의 잘못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 애가 그럴 리 없는데”, “집에서는 안 그러는데…” 같은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이유다. 그렇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무장된 콩깍지는 종종 어린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방해한다.
이 책 『어린이라는 사회』에는 10년 차 교사의 시선에서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이 시시각각 펼쳐진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순수와 낭만으로만 가득한 이야기를 상상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어린이들의 사회는 현실적이고, 치열하고, 때론 냉혹하기까지 하다. 어른들의 눈에 불완전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아이들이 겪어내야 하는 온전한 삶이다.
어린이는 미숙하다. 미숙한 것이 당연한 존재다. 매일 고군분투하며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아이를 위해 어른들이 줄 수 있는 사랑은 넘어지지 않게 업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넘어질 자유를 보장하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다. 적당한 거리와 적절한 온기. 이것이야말로 아이의 성장을 위한 진정한 배려이자 의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