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 날, 소년은 길을 잃고 헤매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온다. 이 강아지는 죽음의 세계 문턱을 지키는 케르베로스! 사람들은 케르베로스를 괴물이라며 멀리하지만, 소년은 케르베로스를 따뜻하게 보살핀다. 과연 케르베로스는 자신이 살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자
박우희 (지은이)
출판사리뷰
머리가 셋 달린 강아지, 케르베로스가 나타났다!
대낮, 그것도 길거리 한복판에 머리가 셋 달린 강아지가 나타났다! 엄청난 몸집에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강아지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수근거리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소년은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길 잃은 강아지를 하루하루 살뜰히 보살핀다.
한편, 저승 저편 세계에서는 일약 소동이 벌어진다. 죽음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지키던 무시무시한 수문장, 케르베로스가 사라진 것이다. 지옥의 괴물은 눈물을 흘리며 케르베로스를 찾아 길을 떠나는데……. 이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지옥에서 온 강아지 케르베로스』는 길 잃은 강아지 케르베로스와 소년의 맑은 우정을 생생한 판타지로 풀어 낸 그림책이다. 신화적 모티프에 기반한 매혹적인 캐릭터와 아이를 닮은 순수한 상상력이 단단하게 서 있던 선입견을 넘어 친구를 바라보는 시선, 우정이 품은 본연의 의미를 돌아 보게 한다.
편견을 거둔 마음이 선물하는 특별한 우정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서 케르베로스는 죽음의 세계를 지키는 괴물로 묘사된다. 머리는 세 개에 뱀의 꼬리를 가졌으며, 날카로운 이빨과 기괴한 소리를 내는 위협적인 존재다. 『지옥에서 온 강아지 케르베로스』는 이런 신비한 존재를 친숙하고도 유쾌하게 조명했다. 순수한 아이의 눈으로 본 케르베로스는 주인을 잃고 헤매는 강아지, 소중한 생명일 뿐이다. 소년의 살가운 배려에 조금씩 마음을 여는 케르베로스의 모습은 익살맞고도 사랑스러운 강아지, 그 자체다.
일상적으로 날 서 있는 선입견을 거두고 가만히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겉모습에 가려 보지 못했던 특별한 선물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지옥에서 온 강아지 케르베로스』는 따뜻한 온도와 투명한 밀도로 다져진 작은 선의가 우리의 매일을 새롭게 할 거라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대담한 라인 드로잉 안에 살아 있는 웃음과 울림
『지옥에서 온 강아지 케르베로스』는 대담한 라인 드로잉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이야기 전개, 인물들의 표정 및 심리가 시원시원한 선의 디테일 안에서 막힘 없이 살아 움직이며 컷툰을 넘겨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지만 엄마 아빠의 반대에 부딪쳐 낙심하는 소년의 표정과 케르베로스를 발견하고 만세를 부를 때, “내 강아지예요!”를 외치며 만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소년의 얼굴은 매순간 다르지만 정말 사랑스럽다. 긴장과 위협이 교차하는 표정에서 급기야는 착한 강아지가 되겠다고 손을 내미는 케르베로스의 모습에서 머리 셋, 지옥의 수문장이라는 수식어는 무색해지고 순진한 어린아이를 보는 듯 내내 웃음이 난다. 케르베로스의 부재로 인한 소년의 슬픔을 케르베로스 얼굴 구름으로 표현한 장면에서는 펑펑 쏟아지는 눈물로도 부족한 그리움의 깊이가 오롯이 느껴진다.
소년은 케르베로스를 그리워하며 내내 슬퍼했을까? 케르베로스는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간 뒤 행복하게 살았을까? 소년과 보낸 시간을 기억할까? 『지옥에서 온 강아지 케르베로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답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그림책이다. 세계를 넘나드는 인물 설정, 신화적 상상력에 날개를 단 시각적 표현, 지루할 틈 없이 밀고 당기는 서사, 빙그레한 웃음과 뭉클한 울림 안에서 새롭게 이야기를 짓고 즐겨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