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도시에서는 생각도 못 할 꿈이 로컬에서는 이루어진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시대, 고용 불안정성이 우리의 목을 죈다. 어떻게 하면 직장에서 잘릴까 봐 불안에 떨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해답을 ‘로컬’에서 찾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골로 내려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귀농과 귀촌을 넘어, 자기만의 ‘작은 장사’를 로컬에서 시작하라는 것이다. ‘작은 장사’란 단지 스몰 비즈니스나 자영업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마음을 담아 만들 수 있는 만큼만 만들어, 고객과 얼굴을 마주 보며 직접 전하고, 지역의 작은 경제권을 활기차게 하는” 일하기 방식이다. 지금 로컬은 한가롭게 사는 곳이 아니라 꿈이 이뤄질 수 있는 곳이다!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의 ‘다루마리’ 역시 이 책의 무대인 지바 현 이스미 시에서 ‘작은 장사’로 시작했다. 이 책에는 대나무 수풀 속에 자리 잡은 낡은 옛집을 고쳐 빵 가게를 열고, 자연재배와 천연균에 파고들기 시작했던 ‘다루마리’의 밑바닥 시절 이야기가 와타나베 부부의 생생한 목소리로 담겨 있다. 이 책을 쓴 저자 이소키 아쓰히로 역시 도쿄에서 이스미 시로 이주한 프리랜서 작가다. 도쿄에서 파티셰로 일했던 그의 아내는 이곳에서 가게도 없이 케이크 가게를 하고 있다. 도쿄에서 일할 때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지금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파는 일이 가능하다. 주위를 살펴보니, 이곳에서 ‘작은 장사’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게도 없이, 인터넷 판매도 없이 자유롭게 일하며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한마디로 놀라웠다. 로컬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었고, 19명의 ‘작은 장사’ 실천가들과 이론가들을 인터뷰하며 한 권의 책을 완성했다. ‘로컬에서 일하는 방식과 생활방식의 가능성’을 종축에 두고 ‘지금 현재, 일본과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하기 방식의 혁명’을 횡축으로 삼아 구체적인 사례와 이론가들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엮었다.
목차
시작하며
‘작은 장사’와 ‘마켓’이 활발한 ‘보소이스미 지역’은 어떤 곳인가?
1장 ‘지방x작은 장사’의 실천가들
ESSAY 1 지방에서 싹트는 작은 장사의 창조성
INTERVIEW 점포가 없는 ‘작은 장사’실천가들
케이크 가게│도쿄에 있었다면 시작하지 않았다
마크라메 공예가│아직 만나지 않은 손님과 만나기 위한 시간
자전거 커피 노점│사람이 적은 시골에서 사람을 이어주는 노점
구두를 만드는 손│보소 반도에 오직 하나뿐인 수제구두 장인
닭꼬치 가게│두 곳에 거점을 두는 작은 장사 스타일
허브 작가│호반에 마련한 오두막집이 아틀리에로
티셔츠 가게│쌀에 대한 감사를 티셔츠에 담아
야키소바 가게, 놋쇠 세공과 액세서리 작가│부부가 협력해서
운영하는 각자 다른 작은 장사
주먹밥 가게│한눈에 반한 풍경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빚은 주먹밥
지우개 도장과 액세서리 작가│지우개 도장으로 맺어지는 관계
벌꿀 가게│취미였던 양봉이 벌꿀 가게로
자연재료 액세서리 작가│항상 새로운 작품을 생각한다
자연파 디저트 가게│손에 쥔 도구로 작게 시작
액세서리 작가│자택도 직접 짓는 크래프트 공방 부부
세상에 하나뿐인 아동복을 만드는 작가│어디까지 가능한지 도전
독창적인 백반집│만남도 즐기고, 함께 컬래버레이션도
라멘 가게│점포를 여는 것도 생각 중
ESSAY 2 ‘로컬’에서 작은 장사를 가능하게 하는 것
점포가 있는 작은 장사
-마켓에서 사람을 만나고 점포에서 비전을 발신한다
-오픈은 한 달에 한 번, 장소는 최대한 활용한다
INTERVIEW 야생균으로 발효시킨 빵, 지역 맥주&카페│〈다루마리〉도
시작은 이스미였다
ESSAY 3 ‘Face to Face’로 장사하는 일은 굉장하다
2장 작은 장사와 마켓 컬처
INTERVIEW 로컬에서 마켓을 하는 의미
-내추럴 라이프 마켓│와타나베 이타루·마리코
-보소 스타 마켓│미즈노 순야
LECTURE 실천! 마켓을 만드는 방법
ESSAY 4 마켓으로 지역 가치 일구기
INTERVIEW 작은 장사론 · 시골론
-매크로바이오틱 요리가│나카지마 데코
-웹 매거진 『greenz.jp』 편집장│스즈키 나오
CHRONOLOGY 보소이스미 지역의 마켓 컬처 성립 과정
FACT SHEET ‘작은 장사’로 생계와 돈은?
3장 확장하는 ‘Do It Yourself’
DIY 정신과 커뮤니티
양육의 장을 만든다│간장을 만든다│지역통화를 만든다
작은 장사 활동가들을 잇는 허브
아이디어x리얼 허브│산촌 사람x어촌 사람 허브│원주민x신주민 허브
COLUMN 암흑의 숲속에서 펼쳐지는 ‘포레스트 잼’
INTERVIEW 작은 장사론 · 시골론
-『Spectator』 편집· 발행인│아오노 도시미쓰
-공생혁명가/도쿄어번퍼머컬처 주재│소야 카이
COLUMN 이스미 산속에 녹아드는 음색 ‘기타노다이 아악 앙상블’
ESSAY 5 모든 시작은 DIY
TALK 미국의 ‘스몰 비즈니스’와 일본의 ‘작은 장사’
-뉴욕 거주 작가│사쿠마 유미코
YELLOW PAGES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 물건, 장소의 정보와 연락처
마치며
역자 후기│나가노 현 숲속에서 만난 작은 빵집│이정희
저자
이소키 아쓰히로 (지은이), 이정희 (옮긴이)
출판사리뷰
‘DIY, Face to Feace, Local’ 그리고 마켓
스스로 만들고, 직접 대면해서 판매하며, 로컬을 기반으로 삼는다
이 책에서는 로컬에서 일하는 ‘작은 장사’ 실천가들의 성공 사례를 풍부하게 다룬다. 시골빵집 다루마리를 비롯해 수제구두를 만드는 장인, 자전거 노점 커피 장사, 마크라메 공예가, 허브 용품 작가, 쌀농사를 지으며 티셔츠를 판매하는 농부, 한 달에 한 번 가게를 여는 치즈공방, 매크로바이오틱 카페 등 자신의 특기와 취향을 살려 작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고정 점포를 갖지 않고 인터넷 판매도 거의 하지 않는다.
얼핏 보면 불가사의해 보이는 생활이 왜 로컬에서는 가능한 걸까? 저자는 꺼내기 어려운 돈 문제, 즉 상품 단가와 매상, 초기투자 비용, 생활비까지도 상세하게 취재했다. 저자가 꼽는 이들의 공통점은 ‘DIY, Face to Face, Local’이다. 로컬에서는 생활비용 대비 작은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수입 비율이 도시에 비해 크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집값이나 렌트비가 도시보다 훨씬 싼 반면 일반적인 물가 차이는 크지 않아서 매상은 도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스미 지역의 작은 장사를 지탱하는 토대는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자발적인 마켓의 존재다. 예부터 이 지역은 대체로 한산하고, 간혹 멧돼지가 출몰하기도 하지만 주말 마켓에는 천 명 이상이 모여든다. 이 책에는 마켓을 조직하는 방법을 일러스트를 곁들여 상세히 설명하고, 마켓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재발굴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와타나베 이타루가 주축이 되었던 최초의 지역 마켓 내추럴 라이프 마켓을 필두로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보소 스타 마켓을 일으킨 미즈노 순야 등 지역 문화를 탄생시킨 이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작은 장사’를 하는 이들은 제품을 만드는 일에 열중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윤택해지고, 공동의 마켓을 열어 비슷한 형태로 장사하는 동료나 손님들과의 관계성을 키워간다. 그 결과 지역 경제에 활기가 생겨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일에서 얻는 기쁨과 손님의 호응이야말로 작은 장사의 진정한 매력이다.
작은 장사론과 시골론
‘하지 않으면 모른다. 즉시 행동!’
와타나베 이타루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조언을 독자들에게 강력히 전한다.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직감, 즉시, 행동’이에요. (…) 제 책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읽었다면 읽기를 마친 순간에 ‘자, 나도 한번 해보자!’라고 결심하는 사람을 저는 만나고 싶어요. 무조건 잘 되는 일이란 건 이 세상에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행동한다면 에너지가 생기고 주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도 확실히 붙어요.” (150~151쪽)
“분명한 점은 시골로 깊숙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힘들어지지만 재미있다는 거예요. 뭐 아무튼 고민하는 시간은 아까워요. 스스로 지금 ‘노력하고 있는지, 참고 있는지’라는 기준 속에서 참고 있다고 느낀다면 (조직을, 도시를) 벗어나는 게 좋아요. 다만 그렇게 시골로 들어와도 결국 참아야만 할 때도 있고 비교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것을 점점 추구해 나가면 어느 순간 ‘괴짜’라고 낙인이 찍혀서 무척 편해진답니다.(웃음)” (137~138쪽)
와타나베 이타루 외에도 이스미에 거주하는 웹 매거진 『greenz.jp』 편집장 스즈키 나오, 매크로바이오틱 요리가이면서 브라운즈 필드 카페를 운영하는 나카지마 데코, 공생혁명가 소야 카이, 그리고 ‘작은 장사’라는 말을 널리 대중에게 인식시킨 잡지 『Spectator』의 편집장 아오노 도시미쓰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작은 장사론, 시골론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본다. 책의 말미에는 포틀랜드와 브루클린의 스몰 비즈니스와 작은 장사론을 대비해서 살펴볼 수 있도록 『힙한 생활혁명』의 저자 사쿠마 유미코와 다양한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이 책에는 로컬로 이주하고 싶지만 무슨 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할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 적지 않다. 저자 자신도 대도시에서 로컬로 이주했기에, 구체적이고 실감 나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로컬에서 ‘작은 장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