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덧 어른이 된 내 아이, 이제는 어른과 어른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
‘헌신하는 부모- 돌봄받는 아이’의 관계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어른의 관계로 나아가는 심리학 수업
마음의 문제를 예리하게 분석해 명쾌한 해답을 들려주며 많은 이에게 신뢰받는 정신과의사 하지현 교수가 이번에는 성인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책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을 펴냈다.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면서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성인 자녀가 많아졌고, 아예 결혼하지 않으면서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자녀도 흔한 시대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육아’는 끝난 것 같은데, 부모는 자녀를 보면 어릴 적 모습이 어른거리고 자꾸 챙겨줘야 할 것들이 보인다. 한편 성인 자녀는 부모님의 도움에는 감사하지만, 자신을 아이로 대하는 것에 반발심을 느낀다. 아이가 어른이 되면 더 편해질 줄 알았는데, 부딪치는 일은 오히려 잦아지고 경제적 지원과 독립, 결혼과 손주 양육 등 전보다 중대한 문제를 마주해야 한다. 게다가 나의 노후 대비와 노년의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까지 닥쳐오니, 숨이 턱 막힐 수밖에 없다.
저자는 독립하지 못한 성인 자녀, 연로한 부모님, ‘중년의 위기’라는 3중고를 맞이한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해 삶의 균형을 잡고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먼저 자녀의 성공을 향한 욕망과 실패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염없이 ‘취준생’ 생활을 이어가는 자녀,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는 자녀, 취직 후 이른 번아웃을 호소하는 자녀 등 부모로서 불안을 느끼고 자녀와 갈등할 수 있는 상황을 예로 들어 삶의 무게중심을 자녀에서 자신에게로 옮기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어른이 된 자녀와 부딪치지 않는 대화법과 태도부터 결혼한/결혼하지 않는 자녀와 잘 지내는 팁, 조부모의 책임과 역할 등 성인 자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관계의 기술을 전하기도 한다. 어른이 된 자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인생 후반기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부모와 자녀가 어른과 어른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응원과 공감, 해결책을 건네는 책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무거워진 부모의 역할과 불안
‘배 속에 있을 때가 제일 좋은 거야’란 말이 실감난다
불안의 3중고: 나 하나도 힘든데, 자식에 부모까지
나의 앞에 놓인 시간을 살펴보자
노년기를 맞이하는 자세에 대하여
불안과 실망에서 벗어나는 길: 욕망과 욕구 구별하기
2장 교육, 진로, 재정 지원
마음 성장을 위한 공부도 필요하다
대학 등록금 대신 사업자금을 달라고 한다면?
‘공부 중’ 푯말이란 프리패스, 대체 언제까지?
얼마 가지 않은 것 같은데 번아웃
경제적 지원은 어디까지?
자녀에게 줄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3장 어른과 어른의 관계 만들기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마음
부모의 말에 까칠해지는 이유: 스트라이크존의 변화
어른인 자녀와 대화하기: 이것만 참아도 좋다
자녀를 돈으로 통제하지 마라
자녀가 자신의 일을 편하게 이야기하려면
자녀와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
4장 자녀의 결혼, 그리고 손자
결혼 안 하는 자녀, 잘 지내면 걱정하지 말자
자녀가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결혼식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신혼의 적응 과정: 메신저 단체방 스트레스
손주 돌봄, 행복인가 노년의 족쇄인가
손주에게 부모가 줄 수 없는 걸 주자
5장 간섭하는 부모보다는 ‘충분히 좋은 어른’이 되자
졸육아, 이제는 내 인생에서 행복을 찾자
인생이 불안하고 불만스럽다면 5년만 기다려보자
중년의 자녀와 노년의 부모 사이
까다로운 어른은 되지 말자
인생 후반전의 행복, 오늘을 기분 좋게 보내는 것
누가 내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미주
저자
하지현 (지은이)
출판사리뷰
부모의 불안을 견디고 자녀에게 삶의 선택권을 넘겨주자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는 불안을 느낀다. 갓 태어난 아이를 키우는 조마조마함, 학교에 들어갔을 때의 걱정, 사춘기의 반항심과 무서운 눈빛 등을 거쳐오며, ‘행여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쌓인다. 그래서 부모에게는 문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먼저 ‘정답’을 제시하려는 욕망이 생긴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자녀 대신 최선의 선택을 내리며 자녀의 삶을 이끌려 한다. 이런 마음은 자녀가 어른이 된 후에 오히려 강해질 수 있는데, 취업, 주거, 결혼 등 훨씬 중대한 선택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한 부모’가 되어 자녀를 대신해 선택을 내리게 되면, 자녀는 부모의 그늘에 안주한다. 어른으로 성장해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완벽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부모가 나를 받쳐주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안전감’을 주는 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불안을 다스리며 자녀가 극복할 수 있는 실패의 경험을 쌓는 것을 지켜볼 수 있을 때, 자녀는 자기 일을 책임질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해간다. 어떤 실패로 자신의 삶이 망가지는 것은 아님을 깨닫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원하는 삶을 그려나갈 수 있다. 그러니 자녀가 성인이 되었다면, 부모는 조언을 건네는 위치에서 자녀의 결정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
“산소마스크는 부모가 먼저 써야 합니다”
-부모가 위태로워지면 자녀도 위험해진다
그러나 자녀가 어른이 되었다고 모든 일을 혼자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정은 스스로 내리더라도 취업 준비, 결혼, 손주 돌봄 등에서 부모의 지원이 절실한 순간이 온다. 이때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노후 자금으로 경제적 지원을 하거나, 무리하게 손주 돌봄을 맡기도 한다. 자녀가 안정적인 삶을 꾸리도록 돕거나 손주를 돌보는 일은 부모에게 커다란 기쁨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자녀를 헌신적으로 지원하다가 부모의 노년이 위태로워지면 자녀의 삶에 오히려 커다란 부담이 생긴다. 자녀의 상황마저 어려워지면, 부모의 헌신은 자녀와 함께 침몰하는 선택이 되어버린다.
비행기 안전 교육에는 “산소마스크는 어른이 먼저 써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위급상황이 닥치면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먼저 산소마스크를 씌우는데, 그러다가 부모가 정신을 잃으면 아이도 함께 위험해진다. 그러니 부모가 안전을 확보한 후에 자녀를 돌보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는 것이다. 성인 자녀를 대하는 태도도 이와 비슷해야 한다. 자녀를 도와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노후를 위협하지 않는 선까지다. 게다가 부모가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인간관계가 원만하다면, 자녀는 노년의 부모를 돌보기 위해 시간을 쏟지 않아도 된다. 그런 면에서 부모가 먼저 산소마스크를 쓰는 것은 곧 성인 자녀를 지원해주는 일이기도 하다.
성인 자녀와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방법
: 평가와 조언은 멀리하고 호기심을 갖자
부모의 태도와 마음가짐만큼 중요한 것이 소통하는 방법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자녀는 부모를 가족이 아닌 한 사람의 어른으로 바라보게 되고, 부모의 말은 예전만큼 권위를 지니지 못한다. 그런데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평가하고 교정하는 데 익숙하고, 여전히 어릴 때 버릇이 눈에 띄어 잔소리를 참기 어렵다. 부모의 조언과 도움이 필요했던 시절처럼 자녀와 대화한다면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다.
부모가 성인 자녀를 평가하고 조언을 건네면 다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녀의 삶이 성공적으로 흘러가든 역경에 부딪히든, 이제는 자녀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시간이다. 대신 순수한 호기심으로 질문을 던져보자. 한 사람의 어른으로 존중하며 자녀의 마음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녀도 자신의 일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의견을 물으며 필요한 답을 얻기도 한다. 부모도 자녀가 새로운 세상에서 경험한 것들을 배우고, 자녀의 속마음을 들으며 자신의 안 좋은 감정적 습관을 보완하기도 한다. ‘가르치는 부모-배우는 자녀’의 관계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지탱해주는 어른의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육아 졸업, 이제는 내 인생에서 행복을 찾자
: ‘빈둥지’는 내 삶의 행복으로 채워야 한다
지금 성인 자녀를 둔 부모 세대는 자녀가 나온 대학, 다니는 직장, 결혼 여부 등이 ‘인생의 성적표’로 여겨지는 시대를 살아왔다. 자녀의 성공이 곧 내 삶의 성공이었으니 자녀를 인생의 1순위로 두고 살아온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자녀가 어른이 되어 내 곁을 떠난다면? 갑자기 커다란 빈자리가 생겨 삶의 균형이 무너져버리는 ‘빈둥지증후군’이 찾아올 수 있다. 자녀 양육에 전념해온 삶이 허망하게 느껴지고, 이미 독립한 자녀에게 사사건건 간섭하려 하고, 외로운 마음에 자녀를 ‘베스트프렌드’로 삼으려다가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
정신분석가 파울 페르하에허는 “부모 역할에 얼마나 성공했는가는 자녀가 부모를 떠날 수 있는 능력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의 독립은 곧 자녀를 질 키웠다는 증거다. 그러니 뿌듯한 마음으로 이제는 내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데 집중할 시간이다. 육아를 위해 미뤄두었던 일들을 버킷리스트로 정리해 이뤄나가거나 반려동물이나 식물을 기르거나 친구와 운동, 취미 모임을 만드는 등,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일상을 꾸리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행복한 일을 발견하다 보면 어느새 ‘빈둥지’가 내 삶의 행복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