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식물은 늘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흔한 도시 식물부터 낯설고 특이한 식물들 모두의 생애 이야기
대지 위에 쌓인 눈이 녹자마자 일찍 피어나는 초봄 식물인 얼레지는 꽃을 피우기까지 어두운 땅속에서 7년을 기다림으로 보내다가 초봄에 피어나 2주간의 짧은 생활사를 마치고 긴 휴면에 들어간다. 겨울에도 한결같이 초록을 유지하는 상록관목인 호랑가시나무 또한 자신만의 숨겨진 이야기를 갖고 있다. 새하얀 숲에서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초록색 잎을 지닌 호랑가시나무는 초식 동물의 눈에 띄기 쉬워 자신을 보호하는 도구로 가시가 유독 발달했다. 이처럼 식물들도 인간처럼 새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 이 책은 하루 종일 식물을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그려내는 일을 하는 식물세밀화가 송은영 작가가 그린 43가지 식물세밀화와 그 식물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택식물원에 있는 얼레지부터 천리포수목에서 한여름에 만난 모감주나무, 런던 남서부에 위치한 왕립 식물원인 큐가든에서 마주한 호랑가시나무 이야기 등. 인간의 삶과 가장 닮아 있는 43종의 사계절 식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위로와 공감도 얻을 수 있다. 식물들의 생애 이야기와 함께 수록된 해당 식물의 기본 정보와 서식지, 개화 시기, 꽃말 등과 함께 펼쳐진 식물세밀화를 보다 보면 우리가 식물을 사랑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일임을 알게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20
1. 7년의 기다림: 얼레지
2. 생각하는 구슬: 모감주나무
3. 미니멀리스트: 틸란드시아
4. 성스러운 나무: 호랑가시나무
5. 은빛 털복숭이: 에델바이스
6. 레드 카펫: 석산
7. 히치하이커: 큰도꼬마리, 도깨비바늘, 우엉열매
8. 팔방미인: 연꽃
9. 생각하는 사람: 팬지
10. 의좋은 형제들: 칠레소나무
11. 팔색조: 수국
12. 지혜로운 난로: 앉은부채
13. 붉은 금: 사프란
14. 플랜 B: 금낭화
15. 시계를 닮은 꽃: 시계꽃
16. 설계자: 파피오페딜룸 로스킬디아눔
17. 작명소 단골손님: 복수초
18. 나무에 피는 연꽃: 백목련
19. 숨바꼭질: 무화과
20. 작은 거인: 서울제비꽃
21. 밤의 여왕: 월하미인
22. 무지개 여신: 독일붓꽃
23. 숫자 세는 사냥꾼: 파리지옥
24. 천년을 사는 명의: 주목
25. 더부살이: 야고, 새삼, 겨우살이
26. 다크호스: 억새
27. 고객 맞춤 서비스: 리콜라이 극락조화
28. 미의 여신: 하와이무궁화
29. 플래시백: 라일락
30. 악취도 전략: 스타펠리아 지간테아, 라플레시아 아르놀디, 타이탄 아룸
31. 숲속의 하얀 천사들: 은방울꽃, 은방울수선, 설강화
32. 살아 있는 화석: 쇠뜨기
33. 자기 복제: 참나리
34. 우후죽순: 왕대
35. 극적인 순간: 뱅크시아 프리오노츠
식물 용어 사전
저자
송은영 (지은이)
출판사리뷰
다채롭고 경이로운 식물이라는 놀라운 세계
우리 주변에 있는 식물들이 품고 있는 다양한 사연들
식물계의 미니멀리스트 틸란드시아, 생존을 위해 히치하이커를 자처하는 큰도꼬마리와 도깨비바늘, 습지나 연못에서 쉬이 볼 수 있는 팔방미인 연꽃, 의좋은 형제처럼 함께 빛을 골고루 받으며 자라는 칠레소나무, 악취를 생존 전략으로 사용하는 스타펠리아 지간테아부터 타이탄 아룸까지. 이 책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부터 낯설고 특이한 식물들의 숨겨진 생활사까지 폭넓은 식물의 세계를 담았다. 오랜 시간 지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식물들의 생존 전략은 약 138억이라는 우주의 나이에 비해 100년도 채 안 되는 생활사를 지닌 인간의 삶에 지혜를 준다. 이 책의 저자이자 식물세밀화가인 송은영 작가는 씨앗에서 새순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모습을 시간을 갖고 지켜보고, 때로는 직접 키우며 식물의 사계절을 확인한다. 식물의 생애 자체에 관심을 갖고 살아온 지 십여 년,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드는 식물이라는 세계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내 그림의 테마는 늘 생애生涯다. 식물의 생애를 관찰하다 보면 미리 인간의 생애를 겪는 듯하다. 태동을 느끼며 신기했던 뱃속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기고, 걷고, 뛰다가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머리칼은 잿빛으로 변하고 걸음이 느려지다 지팡이에 의존해 겨우겨우 한 발을 내딛는 말년이 온다. 그 후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삶은 그림 속 독일붓꽃과 매우 닮아 있다.”_본문 중에서
식물의 학명과 영명, 꽃말에 담긴 사연을 들여다보는 재미
식물세밀화가가 43가지 식물에게 배운 놀라운 삶의 지혜
“복수초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제일 먼저 무슨 원한이 그리 많길래 원수를 갚는다는 복수(復讐)라는 뜻을 지녔나 싶다. 하지만 복수초의 복수는 다름 아닌 복(福)과 장수(長壽)를 축원한다는 뜻의 복수초(福壽草)다. 부유와 행복, 건강을 비는 좋은 의미를 지닌 이름을 가져서 일본에서는 새해에 선물하는 꽃이라고 한다.”_본문 중에서
“독일붓꽃의 영명은 German Iris다. Iris는 그리스어로 무지개를 의미하며 그리스 신화 속 무지개 여신의 이름 Iris에서 유래되었다. 저먼 아이리스는 색상이 다양하고 수많은 품종이 존재해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감을 자랑한다고 하여 유럽과 아메리카 등지에서는 무지개꽃이라고도 불린다.”_본문 중에서
이 책에 담긴 식물들의 학명과 영명, 꽃말에는 제각기 특별한 서사가 담겨 있다. 복과 장수를 축원한다는 뜻의 복수초, 그리스 신화 속 무지개 여인의 이름인 아이리스에서 유래된 저먼 아이리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주목 등···. 43가지 식물세밀화와 함께 그들의 사연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 조용한 생명들이 품고 있는 놀라운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