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여행을 떠난 용사
그가 처음 찾아간 마을에서 파는 가장 좋은 무기가 어째서 동검인 걸까?
지독한 가난으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같지 않은 아버지에게 버려지다시피 무기 상점 주인에게 넘겨진 마루와 바츠 형제. 불행 중 다행으로 온화하고 사람 좋은 무기 상점 주인의 살뜰한 배려 덕에 병약했던 동생 바츠는 누구보다 건강해져 마을 변두리 도장에 제자로 들어가고, 상인 기질을 타고난 형 마루는 무기 상점의 견습 상인으로 성장해 간다. 시간이 흘러 월등한 실력과 늘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성격의 동생 바츠는 올해의 용사로 선정되어 마왕을 토벌하기 위한 출정을 떠나게 된다. 하나뿐인 가족이자 동생이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던 마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용사인 동생에게 좋은 장비를 마련해 주고 싶었으나 마을의 가장 좋은 무기란 동검뿐이다.
그전까지는 관심 없던 문제였지만 동생이 용사로 뽑히고 나니 새삼 세상의 모순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마루. 마루는 제 의문을 풀기 위해 자신을 키워 준 무기 상점 주인에게 묻지만 원하는 대답은 듣지 못한다. 결국 자신의 힘으로 모든 의문을 풀고 동생에게 최강의 무기를 쥐여 주기 위해 미지의 존재인 길드 마스터를 찾아 먼 여정을 떠나게 된 마루. 마루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 여정의 끝에서 세상에 대한 의문을 풀고 원하던 답을 손에 쥘 수 있을까?
목차
1 답답한 건 싫어 _ 11
2 가상의 꽃 _ 37
3 손해 본 녀석의 자기책임 _ 79
4 분노 하나, 1골드 _ 99
5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_ 129
6 꿈의 노동력 _ 159
7 누군가 때문에 휘둘리는 사람들 _ 185
8 선악의 경계선 _ 227
9 오른뺨을 맞으면 상대방의 코를 뭉개 버려라 _ 261
10 패배자는 왜 패배자인 거지? _ 291
11 너는 죽을 때까지 남에게 맡기기만 할 거야? _ 327
12 용사의 존재 의의 _ 357
13 자유로운 건 좋아 _ 395
저자
에프(F) (지은이), 천선필 (옮긴이)
출판사리뷰
게임 세계의 ‘약속’에 의문을 품은 상인 마루가
위험한 진실을 파헤치는 전대미문의 모험담!!
읽으면 알 수 있다!! 진짜로 지독한 ‘현대 사회의 현실’
2024년 1월 16일 기준, 3억 17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일본의 인기 유튜버 ‘에프(F)’의 인기 소설 『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가 정식 출간되었다.
커리어 컨설턴트인 저자는 ‘취업 활동 및 노동, 비즈니스’ 등 경력 관련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직접 각본을 쓰다가 이 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다. 그런 그의 첫 작품이 일본 LINE과 니혼 TV, 애니플렉스 세 회사가 주최한 제1회 레이와 소설대상에서 ‘선정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고 출판되며 인기 유튜버에서 인기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중세풍 판타지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은 선정된 용사가 마물을 무찌르며 얻게 된 보상품을 모아 좋은 무기와 장비 등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최종 보스인 마왕을 토벌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작품은 게임 [드래콘퀘스트]의 세계관을 빌려왔으므로, 이 규칙에 맞게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떠나고자 처음 찾아간 마을에서는 왜 다른 무기는 없이 오로지 ‘동검’만 파는 것일까? 그리고 왜 마물을 쓰러뜨린 후 받는 보상은 항상 정해져 있을까? 그런데 어째서 마물을 무찌르면 보상을 얻게 되는가? 이 모든 시스템은 전혀 해명되지 않은 채 오로지 ‘약속’으로만 설정되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마루’는 이러한 게임 시스템의 ‘약속’과 ‘모순’에 의문을 품고 해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렇게 길고 험난한 여정의 끝에, 마침내 도달한 목적지에서 세계의 어두운 구조와 위정자들의 의도를 알게 되고 충격적인 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 충격적인 진실은 무엇일까?
판타지 소설로 배우는 현실 세계의 어두운 구조!!
이 소설은 게임 [드래곤퀘스트]의 세계관을 빌려 현실 세계의 어두운 구조를 고찰한 판타지 소설이지만 한편으로는 현대 사회의 풍자와 은유로 배우는 재미있는 경제 소설이다.
작품 속에서는 과거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은유와 풍자를 섞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17세기경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파동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당시 황금시대를 열고 있던 네덜란드에 새롭게 소개된 튤립 알뿌리가 너무 높은 계약 가격으로 팔리다가 급락한 현상을 가리킨다. 이 튤립 파동은 자본주의 역사상 최초의 거품 경제(버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19세기 청나라와의 무역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던 영국이 청나라 정부 몰래 시장에 아편을 팔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아편전쟁과 흑인 노예 제도를 방불케 하는 마물의 노예화 정책 또한 중요 에피소드로 작품 속에 나오고 있다.
“……그렇군. 지금은 서민들이 튤립을 제일 많이 산단 말이지. 예전에 우리 점주님에게 배운 게 있다. ‘시세의 붕괴는 잘 알지 못하는 초보들이 잔뜩 참가한 뒤에 온다’는 것. 과거의 유행 상황을 보더라도 분명하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꽃의 시세가 일찍 붕괴할 것 같다. 그렇다면 판매 대행에 끼어드는 건 중지다. 시세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돈을 벌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아니, 오히려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시세를 ‘내리는’ 방법일 것이다.”
일례로 든 ‘튤립 사재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자본주의에서는 이익을 얻은 사람이 있다면 반대로 잃은 사람도 있다. 즉 돈을 번 사람이 있으면 돈을 잃고 부채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돈벌이는 돈벌이지만, 저건 도박이다. 결코 투자가 아니다. 저 남매는 방금 도박에 자신들의 인생을 걸어 버렸다. 부모를 구하고 싶다고? 바보 같은 말이야. 사람을 구해 주는 건 성실하고 현실적인 행동을 반복해서 쌓아 올린 결과다. 부모를 내세워서 무모한 행동을 정당화하지 말라고. 나는 가난뱅이의 그런 어리석은 모습을 싫어한다. 빼앗길 만하기에 빼앗기는 모습을. 저 남매는 도박에 지면 피해자 같은 표정을 지을 것이다. 모든 것은 자신이 한 선택의 결과인데도. ……나는 그런 녀석들을 ‘가엾다’거나 ‘안타깝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인공 마루는 이런 장면들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객관적인 시선이 자본주의 현실 세계의 어두운 구조인 불평등과 불공평을 직시하고 있어 씁쓸함이 남는다.
독자들은 이 판타지 소설을 통해 역사상 발생한 다양한 사건과 현실을 강하게 방불케 하는 아이러니한 장면들을 만나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왜 당연한가?’라는 질문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여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 주의할 점은 게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지만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는 액션 장면 같은 건 없다는 것. 만약 현실 세계에 게임의 세계와 같은 마물이 존재한다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