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작고 하찮은 생쥐들의 삶으로 재현된 노동과 자본의 민낯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경제적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1848년 첫 출간된 이래 현재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널리 읽히며 영감을 제공해온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이 오늘의 세대를 위한 『만화로 읽는 자본론』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만화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지만 책장을 넘기는 마음만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명백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라는 허상을 믿고 싶겠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인류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규정하고 자본주의 사회가 프롤레타리아의 투쟁과 혁명으로 소멸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무너졌고 자본주의는 공고해졌으며, 우리는 노동착취, 실업, 해고, 부의 양극화, 빈곤 등의 사회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실정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더욱더 자본주의적 삶에 몰입하는 청년 세대들의 절망과 희망은 점점 더 양극단으로 내몰리는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왜 다시 마르크스를 만나야 하는가’ 의문이 든다면 더더욱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작가는 한 사람의 삶이 다른 무수한 사람들, 사물들, 동물들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먹는 것, 쓰는 것, 입는 것, 즐기는 것 모두 우리가 한 번도 가본 적 없으며 가볼 일 없을 곳에서 평생 마주칠 일이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산업사회에서 우리는 직접 옷을 생산하고 직접 농사를 지으며 직접 집을 지어 살지 않는다. 그러니 노동은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곳에 존재하는 ‘나와 상관없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우리는 매순간 노동의 연결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 있다.
마르크스?엥겔스가 바라본 진정한 행복의 가치는 착취가 없는 세계 속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의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영원히 사장되어버린 것일까? 『만화로 읽는 자본론』은 진화하는 자본주의적 삶에도 여전히 중요한 ‘노동’, ‘연결’, ‘연대’의 가치를 다시 길어 올린다. 마르크스?엥겔스의 관점은 오래되고 낡은 사상으로 치부될 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롭게 읽히고 재평가되고 재생산되어 미래를 살아갈 다음 세대에게 꾸준한 영감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은 간결하고 독특한 그림과 핵심을 찌르는 대사들로 이 땅의 현실을 들춰내어, 미래 세대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유쾌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개정판을 펴내며
01. 생쥐 혁명
02. 자본의 비밀을 찾아서
에필로그
참고문헌
저자
민지영 (지은이), 장춘익 (감수)
출판사리뷰
누구도 착취당하지 않는 세계
노동의 연결 속에서 더 자유로워지는 세상
『만화로 읽는 자본론』은 귀엽고 친근한 생쥐 캐릭터 안에 냉혹하고 혹독한 자본주의적 삶을 적나라하게 녹여내, 현실 속 우리네 삶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의 1부에서는 『공산당 선언』을 다룬다. 기계의 부품과도 같은 임금노동자로 그려지는 가난한 생쥐 그레이는 고용주인 여우의 착취를 감내하며 월급날을 기다린다. 그러나 기다리던 월급을 받으면 월세, 공과금, 생필품 등의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그레이는 다시 공허한 통장을 부여잡고 기계처럼 일한다. 동료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지만 그레이의 동료 테오는 『공산당 선언』을 읽는다. 그레이는 테오와 함께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절망적인 삶의 끝자락에서 테오와 함께 생쥐들의 단결을 도모한다.
2부에서는 『자본론』의 내용을 추리물 형식으로 풀어낸다. 탐정생쥐 칼 반장님과 아르노가 자본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상품이 무엇인지, 노동이 무엇인지, 화폐가 무엇인지 탐구해나가고, 그 여정을 통해 상품, 사용가치, 교환가치, 노동생산성, 화폐, 가격 등 다양한 개념을 익히고 이해해나간다.
이 책은 지난 2019년 『생쥐 혁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허를 찌르는 유머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마르크스 이론의 정수를 담아냈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가는 독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후속작으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다시 한번 만화로 풀어냈고, 이를 계기로 『생쥐 혁명』을 다듬고 보완하여 『만화로 읽는 자본론』과 『만화로 읽는 자유론』 세트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