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열림원 세계문학 다섯 번째 권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프랑스 출신의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환상 소설로, 악마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팔아넘긴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자를 판 대가로 그는 무한한 재물을 갖게 되어 세상의 온갖 부와 호사를 누리지만, 태양 아래 당당히 다니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삶을 살게 된다. 그림자 상실로 겪는 고통과 회한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고투하는 인물의 여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한 편의 동화처럼 기이하고 환상적인 내용 속에 인간의 깊은 고뇌를 담아낸 이 작품은 오늘날 세계적인 고전의 반열에 올랐으며, 인간의 욕망과 자유의지, 삶의 궁극적 가치에 대한 물음을 담은 걸작으로 평가된다.
목차
서문
1
2
3
4
5
6
7
8
9
10
11
해제
보론
저자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지은이), 최문규 (옮긴이)
출판사리뷰
아주 그로테스크한 포장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진지하고
현대적이고 열정적인 특성을 지닌 작품. - 토마스 만
마법 같은 이야기에 인간의 치밀한 고뇌를 담은
19세기 독일 문학의 수작
열림원 세계문학 다섯 번째 권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프랑스 출신의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환상 소설로, 악마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팔아넘긴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자를 판 대가로 그는 무한한 재물을 갖게 되어 세상의 온갖 부와 호사를 누리지만, 태양 아래 당당히 다니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삶을 살게 된다. 그림자 상실로 겪는 고통과 회한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고투하는 인물의 여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독일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이 작품은 환상적이고 동화 같은 줄거리를 지니고 있지만, 그림자 상실로 고뇌하는 인물의 방황을 그려내는 과정에서 매우 치밀하고 사실적인 심리 묘사를 보여준다. 샤미소의 애독자였던 토마스 만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동화의 범주에 넣으려 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아주 그로테스크한 포장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진지하고 현대적이고 열정적인 특성을 지닌” 이 작품의 탁월한 ‘소설적 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편의 동화처럼 기이한 내용 속에 인간의 깊은 고뇌를 담아낸 이 작품은 오늘날 세계적인 고전의 반열에 올랐으며, 인간의 욕망과 자유의지, 삶의 궁극적 가치에 대한 물음과 성찰을 담은 걸작으로 평가된다.
“좋습니다! 거래하십시다.
내 그림자를 가져가시고 그 주머니를 주세요.”
악마에게 그림자를 팔아넘긴 한 남자의 이야기
삶의 궁극적 가치를 묻는 기이한 환상 소설
주인공 슐레밀은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사교 모임에서 정체불명의 ‘회색 옷 입은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슐레밀에게 그의 그림자를 자신에게 팔 것을 제안하며, 그 대가로 금화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마술 주머니를 주겠노라고 말한다. 거래가 성사되어 부자가 된 슐레밀은 세상의 온갖 호사를 누린다. 하지만 이내 그림자가 없이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가지 못하며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처음에 사람들은 그를 지체 높은 백작으로 알고 추앙하지만, 정작 그는 그림자 때문에 하인의 도움 없이는 방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몸이 된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온전히 다가가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아야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된다. 결국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그는 마술 주머니로 쌓아 올린 자신의 왕국에서 쫓겨난다. 그리고 다시 그의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는, 이번엔 그의 영혼을 자신에게 판다면 그림자를 되돌려주겠노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슐레밀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홀로 방랑길에 오른다.
이처럼 이 작품의 줄거리는 한 편의 잔혹 동화처럼 기이하고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작품을 감싸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긴장감 있는 전개가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고뇌와 성찰의 무게는 결코 동화처럼 가볍지 않다. 독자들은 본인의 선택의 결과로 사회에서 추방된 슐레밀의 고뇌를 따라가며 이방인처럼 삶의 ‘경계’에 서게 된다. 삶의 경계에서, 인생의 중요한 지점에서 반복되는 ‘거래’와 ‘가치 교환’의 물음, 이를 통해 슐레밀이 마주하는 ‘선택’들은 삶의 궁극적 가치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 작품의 해석에서 무엇보다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림자’의 의미이다. 이 ‘그림자’의 의미를 두고 수많은 연구자들 사이에 다양한 논의가 분분하게 이어져왔지만, 확실한 것은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무형의 가치인 그림자를 재화로 팔아버림으로써 슐레밀의 비극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 작품이 출간된 19세기 초엽은 정치사회적으로 이미 자본주의 사회가 태동한 시기이며, 부를 맹목적으로 절대시하는 황금만능주의 심리가 싹트던 시기였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에는 ‘자본으로서의 돈’, ‘돈에 의한 교환’이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사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알레고리와 비판이 담겨 있다. 이는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비슷한 공감대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이다.
텍스트의 의미를 풍성하게 확장하는
최문규 교수의 충실한 해제와 보론
열림원 세계문학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최문규 교수의 번역으로 만나며, 충실한 해제와 보론을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열림원 이삭줍기 시리즈로 2002년 처음 출간했던 이 작품을 감각적인 디자인의 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로 다시 선보인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발표 이후 수많은 흥미로운 해석을 낳은 작품이다. 토마스 만을 비롯한 많은 후대 작가들이 이 작품의 의미를 거론해왔으며, 수많은 저명한 연구자들이 해석에 참여하여 일견 단순해 보이는 줄거리의 소설에 더욱 복잡하고 풍성한 의미를 부여해왔다. 작품 뒤에 수록한 긴 해제에서 최문규 교수는 다각도에서 이 작품의 문학사적 의미를 되짚는 한편, 특히 ‘그림자’의 의미를 두고 형이상학적, 사회적, 정치적, 젠더적 관점에서 다양한 논쟁을 벌여온 연구자들의 해석을 소개하며 이 작품을 깊이 조명한다.
또한 이 작품은 작중의 주요 장면들을 그린 19, 20세기 삽화가들의 강렬한 삽화로도 유명하다. 해설 뒤에 실은 보론에서는 슐레밀이 그림자를 파는 인상적인 장면을 묘사한 여러 삽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하며, 텍스트를 이미지로 해석해내는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비교하며 되비추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이 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읽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