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23 볼로냐 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
2023 화이트 레이븐스 The White Ravens 선정
몽환적인 추억과 슬픈 현실이 공존하는 고요한 바다 속 도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를 생각해 보는 그림책!
깊고 푸른 바다 아래로 잠수부가 도시를 걷습니다. 버스는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도로엔 출퇴근 시간인 듯 차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고요해 보입니다. "아빠, 오셨어요?" 밝고 따뜻한 어딘가에서 반려견은 잠수부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나를 못 보는 것 같아요." 아빠와 개는 예전에 다니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의아해합니다. 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이렇게 많았었나? 도로에 차가 그렇게 많았나? 친구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노란색과 파란색의 장면들이 교차되며 잠수부와 개, 현실과 과거, 몽환적이고 아이러니한 이중적 서사가 펼쳐집니다. 인간과 동물의 친밀한 유대, 기후 변화로 물 속에 잠겨버린 도시, 갈 곳 없는 깊은 외로움, 도대체 이 도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저자
위샤오루 (지은이), 신순항 (옮긴이)
출판사리뷰
차가운 물 속에서 되살아난 따뜻했던 기억
고요한 물 속, 잠수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도시를 걷습니다. 거실 구석에는 반려견의 밥그릇이 여전히 남아 있고, 도로에는 차들도 붐빕니다. 잠수부와 개는 자주 가던 식당을 지나고, 친구들과 놀던 담장을 지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화자인 반려견 ‘나’는 내면의 독백을 통해 노란색의 따스했던 기억을 되살려냅니다. 아빠인 잠수부는 차가운 파란색의 어두운 장면 속에서 냉담하게 현실을 따라 걷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아름다웠던 추억이 깊은 슬픔으로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색감과 시공간의 전환으로 표현한 이중적 서사
따뜻한 노랑색으로 표현한 과거, 차가운 파랑색으로 구현해낸 냉혹한 현실. 그림과 텍스트는 서로를 해석하고 과거와 현재의 관점을 페이지 교차의 형식으로 변형시킵니다. 이런 구성은 독자가 인간과 동물의 상호 의존의 깊은 감성을 더욱 애절하게 느끼도록 합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의 대비를 모호하게 강조하여 기후 변화로 인해 고통에 직면한 인간과 동물의 친밀감과 소외의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화자인 개의 마음 페이지는 ‘비어 있음’을, 아빠인 잠수부가 거니는 페이지는 ‘가득 찬’ 느낌으로 표현함으로써 페이지 간의 충돌을 극대화시킵니다.
마지막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녹색의 밝은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 미스터리한 공간에는 평화와 슬픔,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뒤섞여 전체적인 기억의 실체를 밝혀냅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무거운 울림, 집으로…
작가와 화자인 ‘개’는 다름이 아닙니다. 화자가 하는 모든 말과 몸짓은 곧 작가의 생각입니다. 그림책에서 잠수부가 지나간 곳은 한때 인간에게 좋은 곳이었지만, 기후 변화로 물 속에 잠긴 후에는 더 이상 좋은 곳이 아닙니다. 하지만 물속에 사는 생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 되었지요. 인간이나 동물이나 나의 안식처이자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 바로 집입니다. 집으로 가는 이 슬픈 여정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기후 위기를 생각하게 하는 무거운 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