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든 작은 고양이에게는 친구가 필요해요.
그리고 그 친구에게 하나뿐인
사랑스러운 작은 고양이가 되고 싶어 해요.
아무리 씩씩하고 멋진 고양이라도
정말 정말 필요한 것이 하나 있어요
여기,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이 고양이에게는 필요한 것이 아주 많아요. 자그마한 두 눈과 앙증맞은 두 귀, 작고 날카로운 이빨은 물론이고 길고 커다란 수염과 멋진 얼룩무늬가 수놓아진 몸통이 필요합니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는 따뜻한 우유 한 잔과 작은 생쥐 한 마리가 필요하고, 생쥐를 잡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달려갈 틈이 필요하지요. 작은 고양이는 혼자서도 씩씩합니다.
가끔은 작은 고양이에게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필요합니다. 고양이로서 썩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살다 보면 몸이 푹 젖는 날도 있거든요. 찬 바람이 쌩 불면 몸을 숨길 수 있는 벽도, 스산한 어둠이 내린 저녁도 필요합니다. 밖에서 오들오들 떠는 것은 딱 질색이지만, 작은 고양이도 마음껏 무서워하고 슬퍼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하지만 작은 고양이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따뜻한 손길과 다정한 마음을 가진 친구이지요.
저자
나탈리야 샬로시빌리 (지은이), 김선영 (옮긴이)
출판사리뷰
텍스트 바깥까지 이야기를 확장하는
생생한 질감과 섬세한 디테일의 조화
나탈리야 샬로시빌리는 수채화 색연필과 아크릴 물감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를 구축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거친 듯하면서도 섬세한 질감 표현입니다. 붓의 결 자국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채색 방식은 캐릭터들에게 생동감을 불어넣고, 독자의 흥미와 몰입감을 더해 줍니다.
또, 작가는 작품의 성격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하는 데에 아주 능숙합니다. 전작 《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마을버스》에서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과 사물에 집중하여 배경의 장식적인 요소를 덜어 냈다면, 이번 《작은 고양이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에서는 배경 곳곳에 글로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숨겨 놓았습니다. 시적인 운율이 살아 있는 잔잔하고 따뜻한 글의 빈틈을 그림의 섬세한 디테일로 채우는 것이지요. 그 덕분에 독자는 텍스트 바깥까지 이야기를 확장하며 한 권의 책을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닌 마음을 나눌 친구
작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쓰임새 많은 꼬리가 있다면 작은 고양이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쥐를 입에 물고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셔도 작은 고양이는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합니다. 창밖에는 새들이 지지배배 지저귀고 방바닥에 닿는 햇살은 복슬복슬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 주지만, 캄캄한 저녁이 될 때까지 작은 고양이는 누군가 문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립니다.
아무리 길고 멋진 수염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리 사냥에 능숙해도 작은 고양이는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비바람을 피할 벽과 지붕이 있어도, 주린 배를 채울 음식과 지루하지 않게 해 줄 재밌는 것들이 가득해도 작은 고양이는 누군가를 그리워합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삶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친구 한 명이 아닐까 하는 질문과 함께 긴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