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수학 트라우마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로잡아라
‘수포자’, 즉 ‘수학 포기자’라는 말은 이제 너무 흔해 크게 특별한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 왜 수학을 포기하는 것이 우리에게 이리도 익숙한 일이 되었을까? 스탠퍼드 대학교 수학교육학과 교수이자 BBC가 발표한 ‘교육계의 판도를 바꾼 8인’에 선정된 교육자인 조 볼러는 이를 사회 전반에 강력하게 퍼져 있는 수학에 대한 잘못된 신념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학은 하나의 재능이며, 그 재능은 타고나야 한다는 것. 한마디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수학 잘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이 잘못된 메시지가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되면서, 자연히 많은 학생이 ‘나는 수학을 잘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금세 믿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와 선생님이 수학을 잘하지 못해도 상심하지 말라며 학생들을 위로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분위기에 “나는 수학이 적성에 맞지 않아.”라고 하며 수학을 어려워하고 멀리하게 된다.
결국 이런 미신이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며 트라우마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조 볼러가 《수학이 좋아지는 스탠퍼드 마인드셋》을 출간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볼러 교수는 책을 통해 우리가 지금껏 해온 일반적인 수학 공부가 아닌, 수학 내부의 마인드셋에 대해 공부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학 공부에 대한 근본적 접근 방식부터 바로잡는다.
“정말 똑똑하구나!” vs “정말 열심히 풀었구나!”
수학 학습의 경로를 바꾸는 부모와 교사의 말
볼러 교수는 이 책에서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고정 마인드셋은 인간의 기본 능력을 고정된 성질이라고 보는 마음가짐으로,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지식을 배울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지능 수준은 바꿀 수 없다고 믿는다. 반면 성장 마인드셋은 모든 능력을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성질이라고 보는 마음가짐으로,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면 지능이 향상된다고 믿는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신경과학계의 연구 결과와 사례를 통해 학습에 타고난 두뇌는 없음을 증명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똑같은 두뇌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은 아니다. 타고난 두뇌의 차이가 아이들이 평생 경험하는 두뇌 성장의 차이에 비하면 미미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고정 마인드셋이 지속되는 경우, 성적이 좋든 나쁘든 간에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준다. 특히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더욱 좋지 않다. 만일 실수를 하게 되면 사람들이 자신을 똑똑하게 여기지 않을까 봐 어려운 과제를 시도하길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은 실수를 동기부여 삼아 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며 발전하게 된다.
학생이 어떤 마인드셋을 키우게 될지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는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하는 칭찬의 형태에 있다. 관련한 연구에서 “정말 똑똑하구나!”라고 칭찬받은 학생들은 그다음 시험에서 쉬운 문제를 골랐고, “정말 열심히 풀었구나!”라고 칭찬받은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를 골랐다.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는 고정된 특성을 칭찬하는 대신 노력을 칭찬해야 하는 것이다. 실수를 불안해하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할 때, 두뇌는 성장한다. 이것이 수학 성적을 올리는 성장 마인드셋이다. 다시 말해서 교육자와 양육자의 작은 변화가 학생들의 수학 학습 경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수학이 즐거워지는
‘진짜 수학 공부’를 위해
이 책의 미덕은 실제 교실과 가정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교육법, 학습법, 수학 과제들이 면밀히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와 연구진이 직접 초중고 교실에서 실행하고 학생들의 변화를 통해 확인한 성장 마인드셋 전략들로, 책 전체 3분의 2가량이 이러한 실천 방법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저자는 ‘바닥은 낮고 천장은 높은 과제’라는 표현으로 성장 마인드셋 학습의 핵심을 설명한다. 바닥이 낮다는 것은 누구나 그 아이디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고, 천장이 높다는 것은 아이디어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다양한 학생이 접근할 수 있고, 사고를 높은 수준까지 확장할 수 있는 수학 과제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에는 바로 그러한 과제들이 제시되어 있다. 이런 실용적인 과제를 통해 수학에 자신 없던 학생은 흥미를 가지게 되고, 흥미를 넘어서서 점차 높은 성적까지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타고난 수학 천재’ 같은 건 없다. 이 책의 안내를 따라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다면 누구나 수학을 잘할 수 있고, 높은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수학은 단순히 계산하는 학문이 아니다.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문제를 빨리 푸는 것보다 깊이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제, ‘진짜 수학 공부’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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