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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사상과 종교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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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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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개벽을 일으키는 K사상 공부
동학에서 천도교, 원불교, 한국적 기독교까지
현 시대의 위기를 개벽사상으로 꿰뚫다


지금 인류사상 물질문명이 가장 화려하게 발전하고 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뿌리에는 서양의 정신문명이 있는데, 도덕적·윤리적 토대가 된 그것이 과연 오늘날에도 유효하며 자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를 얼마나 잘 감당해내고 있는가는 달리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렇다면 어떤 전환이 필요할까.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는 한국 근현대 사상의 출발점이 된 동학부터 이를 계승한 천도교와 원불교,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서양에서 들어와 한반도에서 창출된 K사상의 확장에 큰 영향을 미친 기독교 사상 등을 두루 섭렵한다. 백낙청, 김용옥 등 이 시대의 스승이자 종교 전문가 9인이 우리 지성사에서 보기 드문 고품격의 토론을 펼치며 오늘의 위기를 돌파할 적실한 방법으로 개벽사상의 연마를 제안한다.

이 책은 한반도에서 시작된 사건이자 고유한 사상적 자원으로서 개벽사상이 무엇인지 이론적·실천적 차원에서 조망한다. 나아가 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 사람의 마음을 일으키고 세상의 대변혁을 기도했던 개벽 사상가들의 사유가 녹아 있는 생생한 문헌자료와 풍부한 도판, 저자들의 토론을 토대로 개벽사상의 계보와 그 변혁운동의 역사를 탐색하고자 했다. K사상의 역량을 확인하고 세계화의 가능성도 새롭게 조명했다. 자본주의 체제의 말기국면을 살고 있으나 변혁의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에게, 서구 중심의 고답적 사유를 뛰어넘어 문명전환의 새 시대로 나아갈 참신한 영감을 불어넣을 책이다.

목차

서문 백낙청

1장 다시 동학을 찾아 오늘의 길을 묻다: K사상의 출발

백낙청·김용옥·박맹수
대화를 시작하며│『동경대전』과 동학│‘플레타르키아’와 민주주의│수운, 서양 문명과 치열하게 대결하다│천지는 아는데 귀신을 모르는 서양 철학│근대주의와 근대성│수운과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물질개벽과 정신개벽│동학과 촛불혁명

2장 동학의 확장, 개벽의 운동

백낙청·김용휘·정지창
동학 초대석│동학 공부의 계기│수운, 동학을 열다│동학, 한국 근현대 사상을 열다│해월의 민중성, 동학의 확장성│의암과 천도교는 동학을 어떻게 계승했는가│『개벽』과 천도교의 문화운동│용어 문제: 하님이냐 한울님이냐│수운이 만난 신은 어떤 존재인가│‘불연기연’의 참뜻│개벽, 자본주의 극복의 길 찾는 마음공부

3장 원불교, 자본주의 시대의 절실하고 원만한 공부법

백낙청·방길튼·허석
원불교 초대석│소태산 박중빈은 누구인가│정신개벽 운동의 시작│정신과 물질의 개념│최초의 설법에 담긴 뜻│소태산과 개벽사상가들│왜 불법을 주체로 삼았는가│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절실한 원불교 공부법│세계적 사상 사은, 깨달은 자리에서 보고 실행해야│삼학·팔조란 무엇인가│고혈마가 되지 말자│평등사회를 위한 방안들│소태산에게는 있고 스피노자에게는 없는 것│오늘날 삼동윤리의 의미

4장 기독교, K사상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백낙청·이은선·이정배
기독교 초대석│왜 신학이 중요한가│현대 서구 신학의 거장들│기독교, K사상에 기여할 가능성│한국적 기독교 사상의 선구자들│이신과 역사 유비의 신학│유교에서 출발해 한글신학을 펼친 다석 유영모│다석에게 민중성이 있는가│함석헌 언어의 생생함│한반도의 개벽사상과 기독교│기독교의 개벽, 원불교의 개벽│정교동심, 삼동윤리 그리고 세계윤리│예수의 복음 선포는 ‘후천개벽’ 선언인가│개벽사상가 예수의 한계│개벽사상가 로런스와 기독교│K여성신학의 전개: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생태위기 앞의 신학과 K사상

부록 주요 인명 해설

저자

백낙청, 김용옥, 김용휘, 박맹수, 방길튼, 이은선, 이정배, 정지창, 허석 (지은이)

출판사리뷰

다시 동학(東學)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
K사상의 출발점을 찾아서


극한으로 치닫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기후재난과 생태위기 앞에서 이를 초래한 서구 사유의 한계를 성찰하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우리가 흡수해온 서구의 철학적 사유와는 완연히 구별되는 사상적 돌파가 절실한 시점이다. ‘1장 다시 동학을 찾아 오늘의 길을 묻다: K사상의 출발’에서는 동학의 현재적 의의는 물론이고 동서고금의 사상사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폭넓은 논의를 담았다. 수운 최제우가 서학과 대결하기 위해 제시한 동학의 골간에서 출발해 한국 사상사에 깃든 민본 개념과 민주주의의 관계, 근대의 위력과 폭력성을 꼼꼼하게 짚는다. 나아가 원불교 등 개벽사상의 계보에 놓여 있는 종교의 과거와 현재, 동학과 촛불혁명의 상관성 등을 지금·여기의 관점에서 실천적으로 탐구한다. 백낙청과 도올 김용옥, 원불교 박맹수 교무까지 세 원로 지성인이 서로의 사상적 불화와 의견의 차이를 존중하며 펼치는 대화에서 개벽종교를 향한 혼신의 탐구정신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붙은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K사상의 출발점에 동학을 놓을 수 있다는 백낙청의 주장은 특별한 주목을 요한다. 한반도가 세계에 내놓을 고유 사상의 기원을 훨씬 오래전으로 잡을 수 있겠다는 반론도 가능하겠으나, 유학 전통과 우리 토착 사상을 기반으로 유·불·도 회통의 노력을 병행한 결과가 바로 동학임을 강조한 것이다. 무엇보다 동학이 뒤에 이어질 거대한 사회운동의 씨앗이 되었다는 점은 고답적인 서구 사유의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역량이 거기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개벽을 추진한다는 것
거대한 변혁운동의 시작


‘2장 동학의 확장, 개벽의 운동’에서는 동학의 사상이 어떻게 규정되었고 실제로 추진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핀다. 여기서 말하는 ‘개벽’이란 태초의 천지개벽은 아니다. 민중이 자기 사유의 주체가 되는 정신의 근본적 변화와 더불어, 구체제가 종식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대전환으로서 개벽이다. 이를 ‘후천개벽’이라 이르고 전개한 것은 유독 한반도에서 시작된 현상이요 사건이었다. 이에 동학 연구자인 정지창, 김용휘가 한반도 후천개벽운동이 이룩해온 실천의 역사를 되짚는다. 후천개벽운동과 한국 근현대 사상의 출발점을 이룬 수운 최제우의 구상이 민중성을 중심에 둔 해월 최시형, 보국안민의 방법론을 고민하고 천도교를 연 의암 손병희, 동학혁명이 무위로 돌아간 후 도탄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자 해원상생(解寃相生)을 펼쳤던 증산 강일순 등에게 어떻게 조금씩 다르게 계승되었는지 살핌으로써, 한반도에 고유한 사상운동이자 독특한 변혁운동으로서 개벽사상의 위상을 확인한다. 특히 1920년대에 전개된 천도교의 문화운동에 대한 각별한 관점이 돋보인다.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여성인권운동을 펼치는 등 잡지 『개벽』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활기를 불어넣었던 천도교의 문화운동을 학계에서는 문명개화운동이나 실력양성운동 정도로 간주하는 시각이 우세한데, 사실은 여성, 노인, 어린이 운동 등 모든 분야에서 전개된 문명전환 운동으로서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 ‘개벽운동’이었다는 새로운 평가도 제시한다.

개벽종교 원불교,
자본주의 시대의 절실한 마음공부


‘3장 원불교, 자본주의 시대의 절실하고 원만한 공부법’에서는 현재 원불교의 교무로 봉직 중인 방길튼, 허석이 한국의 4대 종교이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에게는 낯선 원불교의 역사와 기본교리를 친절하고 상세하게 소개한다. 이를 되짚다보면 수운 최제우,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 ‘개벽사상가’들은 각자 뚜렷한 특징과 성향으로 대별되는 사상가들이지만 크게 보아 한반도의 후천개벽사상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이루었고, 그 전통이 원불교의 교조인 소태산에 이르러 한층 보편화된 K사상에 도달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바탕에는 후천개벽이라는 한반도 특유의 사상과 불교라는 세계종교의 강렬한 융합이 소태산에 의해 이룩됨으로써 세계사의 중대한 변혁을 가져올 새로운 노선이 마련됐다는 인식이 자리한다. 세계의 보편윤리로 승격될 가능성이 있는 원불교의 주요 교리, 특히 사은(四恩) 사상에 대한 백낙청의 상세하고 흥미로운 소개와 강조가 펼쳐지는 한편, 타인의 권리를 빼앗는 ‘고혈마(膏血魔)’가 되지 말자는 소태산의 설법 해설은 오늘날 약탈적 금융자본주의를 향한 의미심장한 경계로 들린다. 물질문명이 발달하는 시대에 마땅히 이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우리가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정의와 경우에 맞는 이치를 실행하는 정신개벽을 ‘힘닿는 대로’ 추구하자고 요청하는 원불교의 원만(圓滿)한 마음공부법은 무엇이든 완벽한 성취를 강요당하는 현대인들에게 위안이 되는 가르침을 전한다.

외래 종교인 기독교를
개벽종교라 말할 수 있는가


K사상과 기독교. 둘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도 없을 듯하다. 하지만 페미니스트 신학자인 이은선과 한국적 생명신학을 연구해온 이정배가 유·불·선의 동양사상은 물론, 개벽사상과 기독교 신학의 만남을 희구했던 우리 토착 신학자들의 노력과 한계를 말한다. 익히 알려진 다석 유영모, 씨ㅇㆍㄹ 함석헌뿐 아니라 서구신학과 변별되는 개벽사상으로서 ‘원(圓)-기독교’의 가능성을 제시한 변선환, 유교의 효(孝) 사상을 신학과 접목한 윤성범, 초현실주의와 동학에 관한 관심에서 출발해 독특한 자기 신학을 전개한 이신 등 기독교 신학의 토착화에 큰 족적을 남긴 우리 신학자들의 흥미로운 사유가 펼쳐진다. 이들의 사유에 대한 검토는 서방에서 도래한 기독교 또한 개벽종교라 말할 수 있는지, 예수 또한 개벽사상가라 말할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하는 흥미롭고 치열한 토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백낙청은 서양 작가로서 드물게 현대문명을 발본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D. H. 로런스를 개벽사상가로 끌어들인다. 한편 페미니스트 신학자 이은선은 한국 기독교와 종교계에 내재된 가부장성과 경직성을 해체하고 임윤지당, 강정일당 등 조선시대 ‘여성선비’들의 사유에서 다시금 새로운 신학을 길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개벽세상을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K사상의 자랑은 그것이 남다른 실천의 역사와 함께해왔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 소개된 개벽사상·개벽운동·개벽종교의 면면을 따라가다보면 갑오년(1894) 동학농민혁명에서 3·1운동이라는 대사건, 그리고 2016~17년의 대항쟁이었던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일으키고 새 세상의 변혁을 추동한 것은 결국 우리 정신사의 면면에 흐르고 있는 후천개벽의 사상임을 깨닫게 된다.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말기라는 높은 벽을 또다시 마주하게 된 지금, 이 한계 국면을 새롭게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금껏 주체적으로 만들어왔고 사람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왔던 ‘개벽사상’의 연마가 절실하다. 민중의 ‘고혈마’나 다름없는 세력의 득세를 목도해야 하는 오늘날, K사상을 수반하는 역사적 실천과 변혁운동이 지난날의 촛불혁명으로 멈출 리 없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저자/출판사
백낙청, 김용옥, 김용휘, 박맹수, 방길튼, 이은선, 이정배, 정지창, 허석 (지은이),창비
크기/전자책용량
152*224*30mm
쪽수
416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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