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재난은 이미 시작됐다.”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기후 재난의 경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생각해야 할 인간의 의무.
지난해 9월 세계기상기구(WMO) 발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9년 사이 전 세계에서 발생한 기후 재난은 1만 건이 넘는다.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3조 6400억 달러(4366조 원)에 달한다. 재난은 갈수록 더 빈번해지고,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난의 징후를 제때 알아채야 한다. 줄어드는 목초지, 남극 빙하가 녹는 소리, 생명력 잃은 땅과 범람하는 강, 멸종하는 수천 이상의 생물종 등은 그 자체로 재난인 동시에 또 다른 재난을 암시하는 징후이기도 하다. 지구가 경고하는 다음 재난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우리가 마땅히 다해야 할 지구에 대한 의무는 무엇일까.
목차
1 _ 하얀 석유의 저주
이동 수단의 전기화
제한적인 파괴의 대가
지속 가능한 희생
전기차는 깨끗하지 않다
광산에 반대한다. 삶에 찬성한다.
2 _ 빙하가 녹는 소리
파라다이스 하버 ; 고대의 거품 소리
킹조지섬 ; 녹는 정도 측정하기
트리니티섬 ; 세상 끝을 가득 메운 사람들
로섬 ; ‘이곳 생태계는 무언가 망가졌습니다’
해나 포인트와 디스커버리만 ; 대륙의 위대한 재기
킹조지섬 ; 희망과의 조우
3 _ 농업의 종말
다시 야생의 땅으로
딜레마에 빠진 생태 복원
농업에 들이닥칠 변화
생태 복원의 불편한 진실
농업 혁명의 치명적 아이러니
4 _ 차원이 다른 손실
여섯 번째 멸종
우리가 사는 곤충 세계
대멸종의 가능성
생태계의 보고 ‘안티오크 듄스’
분류학이라는 종의 위기
5 _ 60년에 걸친 경고
이미 알고 있었다
파멸의 예언자
오류 없는 암울한 예측
진화한 기후 변화 회의론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6 _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예고되지 않은 재난은 없다
저자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지은이)
출판사리뷰
1931년 미국의 한 보험 회사에서 일하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 A Scientific Approach)》이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업무상 7만 건 이상의 산업 재해를 분석했던 그는 재해 발생과 관련해 스스로 발견한 통계적 법칙을 책에서 설명했다. 큰 재난과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는 1:29:300의 비율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 혹은 ‘1:29:300의 법칙’이라 불리는 이 법칙은 300번의 경미한 사고를 방치하면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하고, 이마저 통제하지 않았을 때 한 번의 대형 재난을 초래하게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인리히에 따르면 재난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예고된다. 오늘날 이 법칙은 산업 현장에서의 재해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회적, 경제적 위기에도 널리 인용된다.
목전으로 다가온 기후 재앙도 이 법칙의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7도 상승하는 ‘재앙의 길’에 놓였다.”라고 말했다. 유례없는 폭염과 홍수, 해수면 상승과 대형 산불 그리고 3년 차에 접어든 코로나19 판데믹은 인류세 시대의 기후 대재앙을 경고하는 전조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의 기후 재난을 암시하는 위기의 현상은 무엇이었을까.
《지구에 대한 의무Ⅱ》는 산업화 이후 지구가 우리에게 끊임없이 보냈던 재난의 징후를 세밀히 다룬다. 줄어드는 목초지와 작물의 흉작, 남극이 매년 만들어 내는 빙하가 녹는 소리, 메마른 토지와 범람하는 강과 유실되는 토양, ‘여섯 번째 멸종’ 수준으로 빠르게 사라지는 수천 이상의 생물종 등이다.
북저널리즘이 앞서 펴낸 첫 번째 《지구에 대한 의무》에서는 플라스틱, 팜오일, 에어컨, 콘크리트 등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인류의 노력이 어떻게 우리 삶의 터전을 망가뜨렸는지 살폈다. 이번 책은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러한 현상으로 예상되는 재난은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게 한다.
재앙의 위기가 우리를 엄습할 때, 막연한 두려움 혹은 무력감 대신 지혜로운 행동으로 무장하자. 지금 우리가 충실히 다해야 할 두 번째 지구에 대한 의무는 이 행성이 끊임없이 발신하는 재난의 징후를 제대로 마주해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