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행복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주는 자유인 조르바!
순수한 자유를 찾아 광산으로 떠난 두 남자의 유쾌한 모험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 이 작품은 터키의 지배에서 벗어난 20세기 초반의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순수한 자유를 찾아 광산으로 떠난 두 남자의 모험담을 그려냈다. 문예춘추사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특유의 참신하고 유머러스한 비유를 잘 살려 우리말로 옮겼고, 보다 깊은 이해를 돕기 위해 풍부한 각주를 달았다. 책의 마지막에는 작가 연보를 수록했다.
이성적인 그리스 지식인인 ‘나’는 우연히 만난 조르바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를 갈탄 광산 감독으로 고용해 함께 크레타 섬으로 향한다. 금욕적인 삶을 살던 ‘나’는 자유분방한 조르바와 지내면서 순간의 행복에 눈을 뜨고, 참다운 구원은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닌 마음껏 발산하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처럼 신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구원한 조르바의 모습은 당대 유럽인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고, 조르바는 현대 자유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목차
제1장_7
제2장_26
제3장_49
제4장_67
제5장_85
제6장_97
제7장_118
제8장_131
제9장_153
제10장_165
제11장_178
제12장_194
제13장_208
제14장_224
제15장_239
제16장_252
제17장_268
제18장_285
제19장_304
제20장_318
제21장_333
제22장_347
제23장_364
제24장_382
제25장_401
제26장_423
옮긴이의 글_442
니코스 카잔차키스 연보_444
저자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은이), 박상은 (옮긴이)
출판사리뷰
젊은 그리스 지식인의 우여곡절 광산 운영기
이성적인 그리스 지식인인 ‘나’는 동포를 구하러 떠나는 친우에게서 책벌레라는 핀잔을 듣고 난 후, 크레타 섬으로 건너가 갈탄 광산을 운영하면서 노동자들과 부대끼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던 중, 우연히 알렉시스 조르바를 만나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나’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크레타에서 함께 갈탄 광산을 운영하기로 한다. 금욕적인 삶을 살던 ‘나’는 자유분방한 조르바와 지내면서 비로소 순간의 행복이라는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뜬다. 또한, 화려했던 과거에 사로잡힌 늙은 카바레 가수 오르탕스 부인, 맹수처럼 매력적인 과부 소멜리나, 고귀하나 영혼이 없는 그리스정교회 수도사 등과 얽히는 과정에서 참다운 구원은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마음껏 발산하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점점 충만해지는 영혼과는 반대로 갈탄 광산 운영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조르바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철탑을 세우고 케이블을 연결해서 목재를 운반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하고, 명목상의 사장인 ‘나’는 그것을 허락한다. 대망의 4월 30일, 크레타 섬의 주민들 앞에서 갈탄 광산의 운명을 결정짓는 케이블 개통식이 펼쳐진다.
울고 싶을 때 우는 것이 곧 행복이다!
책에만 빠져 살던 지식인과 열정적인 옛 코미타지(오스만 제국에 맞서 그리스의 독립을 위해 싸운 게릴라 전사)가 함께 운영하는 갈탄 광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순간의 행복을 유머러스하고 실감 나게 묘사한다.
카잔차키스는 오스만 제국(오늘날의 터키)의 지배를 받던 크레타 섬에서 태어났으므로 어렸을 때부터 ‘자유’, ‘투쟁’, ‘조국’ 등의 단어에 몹시 민감했다. 1913년, 크레타가 독립하여 그리스로 편입되자 카잔차키스의 투쟁은 정신적인 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예전에는 그의 투쟁 대상이 실재하는 ‘오스만 제국’이었다면, 크레타 독립 이후부터는 형이상학적인 추상과 우상으로 확대되었다. 대학생 때부터 이미 금욕주의 너머에 있는 영혼과 육체의 조화에 눈을 뜬 카잔차키스는 여행과 사색을 통해 마침내 영원과 찰나가 같고 순간을 즐길 때 진정한 자유가 찾아온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러한 작가의 사상은 ‘알렉시스 조르바’라는 인물을 통해 확연하게 드러난다. 조르바의 삶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은 조국 마케도니아의 독립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투쟁한 코미타지로서의 삶이고, 후반은 애국심의 무상함을 깨닫고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으로서의 삶이다. 조르바는 청년 시절에 ‘조국’이라는 광기에 휩쓸려 온갖 잔인한 짓을 저지르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이념에 질려 코미타지의 삶을 포기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는 과거도 미래도 잊고 현재만을 직시한다.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으며, 그래도 감정을 다 분출할 수 없으면 춤을 춘다. 자유며 인생을 논하는 것은 자칫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조르바의 이야기에는 설득력 있는 깊은 울림이 있다. 왜냐하면 그는 인생을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진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진짜 행복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는 조르바의 가르침
역설적이지만, 자유를 노래한 이 작품은 그리스가 독일 나치군의 지배를 받던 1943년에 완성되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에 아테네에서 출간되었다. 유럽인들은 오랫동안 종교, 이념 혹은 경제적 이익에 따라 편을 갈라 전쟁을 벌인 탓에 육체적ㆍ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해진 상태였다. 이때 조르바의 이야기가 발표되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유럽은 물론이고 베트남, 중국, 이스라엘 등지에까지 번역되었고 카잔차키스는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도덕이나 금욕주의에 사로잡혀 진짜 행복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조르바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이 책의 주인공이 ‘붓다’를 넘어서는 순간 ‘붓다’를 버린 것처럼, 우리도 조르바 이상으로 행복해지는 순간에야 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