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주디스 버틀러, 정희진, 이라영 추천
『감정의 문화정치』(2014) 사라 아메드가 쓴 첫 번째 대중서
‘차별’에 도전하면, 도전에 대한 반응으로 차별이 돌아온다
“페미니스트 킬조이는 그런 당신을 도울 수 있다!”
페미니스트 철학자, 실천적 활동가 사라 아메드의 첫 번째 대중서가 『페미니스트 킬조이』라는 강렬한 제목으로 아르테 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 9번 도서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감정의 문화정치』 『정동이론』 『행복의 약속』등 학술서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연구자이다.
아메드는 왜 연구서 작업에서 나아가 대중서를 쓰기로 마음먹었을까? 그는 2004년부터 골드스미스 런던대학교 인종·문화 교수로 지냈으나, 2016년 학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학교 당국의 처리에 항의하며 교수직을 사임한 후, 2017년부터 ‘킬조이’라는 키워드로 페미니즘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불공정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에 킬조이 ‘기술’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책은 2023년 10월 영국에서 ‘The Feminist Killjoy Handbook’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고, 그 ‘기술’들을 “킬조이 진실, 킬조이 격언, 킬조이 다짐, 킬조이 등식”으로 모았다. 해외는 물론 국내의 많은 연구자와 페미니스트를 비롯해 수많은 여성이 원서의 출간 이전부터 이 작업과 프로젝트(킬조이 선언, 킬조이 프로젝트)에 뜨거운 공감과 지지를 보냈다.
그의 블로그(www.feministkilljoys.com)의 머리글은 “즐거움 죽이기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다”로 시작한다. 아르테 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는, 즐거움 죽이는 킬조이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실천적 지침’을 담은 유용한 전략서인 그의 첫 대중서를 발빠르게 국내에 소개한다.
추천자인 정희진 연구자의 표현에 의하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지적으로 탄탄하면서도 이처럼 잘 읽히는 책이 있을까. 통쾌해서 웃다가 감격으로 울다가를 반복했다”라고 평하며, “특권을 가진 자들이 철학을 논하지 않도록 그들을 낙후시켜야” 하며 “이 책을 들고 공부를 하자”라고 권한다.
이라영 연구자는 한 사회의 지성과 정의로움을 드러내는 지표로 ‘유머’와 ‘애도’를 언급하며, 사라 아메드가 제시한 킬조이의 격언 “우습지 않을 때는 웃지 마라!”를 언급하며, “다른 이들에게 해를 입히는 유대는 부러뜨리는 것이 맞다”로 응수했다. 권력의 즐거움을 과감히 망치면서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연결된 존재로 살아가길 원한다면 “킬조이가 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하며 이 프로젝트에 지지를 표했다.
목차
1 페미니스트 킬조이란?
2 페미니스트 킬조이로 살아남기
3 페미니스트 킬조이 문화비평가
4 페미니스트 킬조이 철학자
5 페미니스트 킬조이 시인
6 페미니스트 킬조이 활동가
킬조이 진실, 킬조이 격언, 킬조이 다짐, 킬조이 등식
페미니스트 킬조이를 위한 읽을거리
페미니스트 킬조이 독서 모임―논의해 볼 질문들
주
감사의 말
저자
사라 아메드 (지은이), 김다봄 (옮긴이)
출판사리뷰
“이 기발한 페미니스트 사상가의 겸손함이 내내, 빛을 발한다!
이 책은 트랜스젠더/페미니스트의 부도덕한 분열을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선물이다.
반인종주의와 장애권 투쟁이, 페미니스트·퀴어적 사고와 정치의 중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 주디스 버틀러
“2017년에야 나는 ‘킬조이’를 중심으로 페미니즘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생활세계와 제도문화에서 권력이 어떻게 확보되는가?
언제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가?” ― 사라 아메드
페미니스트 철학자, 실천적 활동가 사라 아메드가
“기꺼이 성가신 존재”가 되기로 결심한
페미니스트들에게 건네는 연대의 메시지
사라 아메드는 페미니스트이자 킬조이로 살아남는 것, ‘생존’에 대해 말한다. 오드리 로드의 말에 기대어 “애초에 살아남을 운명이 아니었던” 이들에게는 생존이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임을 보여 준다. 저자는 이 책에 ‘지침’만이 아니라 “과거의 투쟁을 다시 불러내는 방식, 몸, 삶, 생존 키트”를 넣었다고 말한다.
킬조이의 ‘다짐’을 통해 그 지침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어 달리 활용함[선언적 다짐으로 구현함]으로써 날카롭게 벼렸다고도 말한다. 다짐의 한 예를 들면, “나는 기꺼이 성가신 존재가 되겠다”라는 것이다. 성가신 ‘존재’가 되겠다는 것, 이는 즉 킬조이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생존의 문제는 이 책에 드러나는 ‘행동주의’의 언어로 구체적으로 치환된다.
『페미니스트 킬조이』에서 아메드는 킬조이 행동주의를 문화비평가, 철학자, 시인, 활동가 네 부류로 나누어 접근한다. 킬조이란 말 그대로 즐거움(joy)을 죽이는(kill) 이들, 즉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들이다. 많은 페미니스트가 성차별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지적한다는 이유로, 침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종종 킬조이라 비난받는다. 아메드는 마치 ‘퀴어’처럼, 페미니스트에게 달라붙는 모욕이자 고정관념인 ‘킬조이’라는 표현을 ‘탈환’한다. 집요하고도 날카롭게 그 역사를 파헤치고 개념을 전복시켜, 거기서 ‘생존’과 ‘연대’의 가능성을 찾아낸다.
킬조이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잠언으로 정리해 책 곳곳에 열거해 흩뿌려 놓고, 집약하는 방식의 글쓰기는 새롭다. “킬조이 진실, 킬조이 격언, 킬조이 다짐, 킬조이 등식”은 그 자체로 한국어판 부제에도 붙인 “서바이벌 가이드”다. 이를 통해 아메드는 현재와 미래의 페미니스트 킬조이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힘차게 내민다. 저자는 책 말미에 독자들 당신만의 또 다른 킬조이 결과물과 진실이 있다면, 자신에게 전자메일을 보내거나 자신을 트위터에서 태그해 달라 요청한다. 페미니즘을 위해 페미니스트가 ‘살아남아야’ 한다고 부르짖으면서.
“페미니스트 킬조이를 탈환하기 위해, 우리는 이런 평가를 프로젝트로 전환한다. 만약 페미니즘이 불행을 초래한다면, 그건 그럴 만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깎아내리는 데 쓰이는 단어는 많은 경우 페미니즘이 필요하다는 증거가 된다. 스스로 페미니스트 킬조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우리는 즐거움을 망치는 임무를 자신에게 부여할 뿐 아니라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탈환한다.” -16~17쪽
≫ 성차별주의의 작동 방식에 대한 예리한 분석
≫ LGBTQIA+를 위한 열렬한 선언
≫ 즐거운 저항을 위한 실천적 지침
이제 아메드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이야기는 가족 저녁 식사 테이블에서 시작한다. 아버지가 짐짓 성차별적 발언을 하고, 아메드는 참으려 애쓰다 결국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러자 아메드에게는 즐거운 저녁 식사를 망쳤다는 비난이 날아든다. 정말로 저녁 식사를 망친 사람은 누구일까?
페미니스트는 종종 이렇게 옳은 말을 했다는 이유로 ‘킬조이’라 비난받는다. 남의 즐거움을 망치는 사람, 분위기를 깨는 사람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다. 여성을 희화화하는 불쾌한 농담에 웃지 않겠다고 결심하면,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에 항의하겠다고 결심하면, 페미니스트 킬조이가 된다. 그래서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은 곧 킬조이가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마치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을 향한 비난에 쓰였던 ‘퀴어’라는 말을 탈환해 스스로 정체화하는 데에 사용했듯, ‘킬조이’라는 말을 탈환한다. 킬조이의 역사를 밝히고, 누가 왜 언제 킬조이라고 비난받는지 날카롭게 분석하여, 페미니스트 킬조이라는 형상을 재구성한다.
이 책의 백미와 흥밋거리는 ‘페미니스트 킬조이’적 순간을 발견할 수 있는 증거와 단서가, ‘페미니스트 킬조이’의 “형상”으로 구체화되는 데 있다. 이주 혼혈 유색인이자, 시스젠더 레즈비언으로서의 저자의 일상적 경험이 문학작품, 언론 보도, 언어학, 철학, 퀴어이론, 그리고 각지의 사람들이 저자에게 보낸 수많은 편지(연대의 메시지)까지를 넘나들며 지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 행동주의의 언어로 탈바꿈한다.
‘문화비평가’의 입장에서 행복을 재정의하고, ‘철학자’의 테이블에서 개별성과 정체성을 논하고, 부러진 자리에 솟는 언어로 ‘시’를 쓰고, 대화의 열기와 연대를 동력 삼아 ‘행동’한다. 문화비평가, 철학자, 시인, 활동가의 네 범주에서 킬조이를 탐구하여 역사를 재구성하는 저자는, 이 모든 활동들의 중심은 “행동주의”임을 역설한다. “우리 자신을 철학적으로 논하기 위한 여정은 우리가 정치화라고 부르는 여정과 동일하다”라고 말하며. 즉 세상을 바꾸려 노력함으로써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게[해석하게] 된다 해도, 방점은 전자인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메드식 글쓰기는 이 탐구 과정에서 포착한 핵심적 특징과 실천 지침을 간명한 문장으로 정리한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이 특징과 지침이 바로 “킬조이 진실, 킬조이 격언, 킬조이 다짐, 킬조이 등식”이다. 이는 모두 킬조이 행동주의로 가는 전략이다.
지성주의와 행동주의의 ‘가이드’
세상살이의 전략서로서의 ‘생명 줄’
최신판 ‘페미니즘 백과사전‘
페미니스트가 문제를 제기하면, 더 문제시되는 것은 그것을 제기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종종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제거함으로써 손쉽게 문제를 덮으려 한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는 종종 이런 킬조이 진실에 마주친다. “문제를 폭로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는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킬조이 진실’ 중에서도 핵심 진실이다. 이 ‘킬조이 진실’에서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킬조이 다짐’이 이어진다. “나는 기꺼이 불행을 초래하겠다.”
저자는 페미니스트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설령 그로 인해 사람들이 불행해질지라도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관해 이야기할 ‘의지’가 있는 것이다. ‘의도’와 ‘의지’의 사이, 그 예리한 틈을 파고들어 정확히 구분해 냄으로써 저자는 페미니스트 킬조이를 구체화한다.
한편 킬조이 등식은 날카로워서 유머러스하고, 유머러스해서 고통스럽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킬조이 등식이 있다. “홉뜬 눈=페미니스트 교수법”
누군가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히기만 해도, 사람들은 눈을 홉뜬다. 이내 짜증스러워한다. 그 시선만으로도 페미니스트는 자신이 성가신 존재로 취급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런 취급을 당하지 않기 위해 페미니스트는 어떤 순간에도 그저 웃어넘겨야 할까? “우습지 않을 때는 웃지 마라!”
‘킬조이 다짐’은 일종의 실천 지침이다. 저자는 너무나 많은 언어폭력이 ‘웃기려는’ 의도에서 비롯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더 이상 불쾌한 농담을 웃어넘기지 말자고 제안한다.
아메드가 내미는 연대의 손길은 특히 이른바 백인 페미니즘에서 비껴 난 이들, 흑인, 소수인종, 갈색 피부의 사람들,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들을 향한다. 저자는 이들을 교묘히, 혹은 드러내 놓고 배제하는 백인 페미니스트들, 종이 위에서만 급진적인 ‘종이 페미니스트’를 비난하며, 이들이 킬조이 또한 전유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그리고 오드리 로드, 벨 훅스 등 저자에게 영감을 준 많은 흑인/소수인종 페미니스트를 인용하며, 그 계보를 이어 간다.
책 말미에는 페미니스트 킬조이들이 함께 읽을 만한 도서 목록을 따로 모아 두었다. 또한 독서 모임에서 논의해 볼 질문들도 있다. 저자는 결코 핸디하지 않은 이 책을 ‘핸드북’이라 명명하는데, 페미니스트 킬조이로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지침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주디스 버틀러가 이 책을 추천하며 말했듯 이 지침들은 “분노 속에서도 즐거운 저항의 가능성을 결코 놓지 않으며, 생각하고, 글 쓰고, 또 방금 쓴 것을 뒤집으면서, ‘고집스러움’이 생존 욕망의 한 형태임을 보여 준다”.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것, 전제되는 것이 아닌 성취해야 할 대상으로서 ‘연대’의 길을 가는 것 또한 이 지침들에 속한다.
이 열렬한 선언문에서, 아메드는 종종 불투명한 연구 분야를 인상적일 정도로 명확히 펼쳐 낸다.
― 《퍼블리셔스위클리》
페미니스트와 사회운동가라면 이 책이 용기를 북돋는다는 것을 확신할 것이다. 활동가들의 일은 종종 도전적이지만,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 《커커스리뷰》
이 책은 고통과 소진, 연민의 피로감, [주위에 미세하게 산재된] 공격들 때문에 상실되어 버린, 활력과 즐거움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페미니즘, 일상, 지성주의(intellectualism), 시, 그리고 행동주의(activism) 사이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들은, 단언컨대 이 책을 좋아할 것이다!
― 《라이브러리저널》
사회적 변화가 시급한 이 시기에, 이 책은 소외감을 느끼거나, 하찮다고 여기거나,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독자를 위해 매우 예리하고 쓸 만한 도구를 제공한다. 중요한 이론가의 풍부하고도 편견 없는 이 제안을 읽어 보기를 적극 권한다!
― 《아이리시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