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싯다르타』는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가 1922년 발표한 종교 소설이자 인도에 관한 문학이다. 마흔다섯의 헤세가 『데미안』 발표 이후 극심한 우울감으로 정신 상담을 받는 시기에 구상, 집필하고 발표한 소설로, 청년 ‘싯다르타’와 친구 ‘고빈다’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걸어가는 구도의 길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로 대표되는 『데미안』의 내면 탐구는 『싯다르타』에서도 이어지며, 결국 작품의 말미에서 헤세는 ‘해답’을 내놓는다. ‘바보 같은 세상’을 도저히 사랑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우리가 오늘날 이 책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다.
목차
1부
브라만의 아들
사문들과 함께
고타마
깨어남
2부
카말라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 곁에서
윤회
강가에서
사공
아들
옴
고빈다
옮긴이의 말
헤르만 헤세 연보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은이), 김길웅 (옮긴이)
출판사리뷰
어떻게 하면 바보 같은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가?
혼탁한 세상에서 피워낸 한 송이 연꽃 같은 위안
『싯다르타』는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가 1922년 발표한 종교 소설이자 인도에 관한 문학이다. 마흔다섯의 헤세가 『데미안』 발표 이후 극심한 우울감으로 정신 상담을 받는 시기에 구상, 집필하고 발표한 소설로, 청년 ‘싯다르타’와 친구 ‘고빈다’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걸어가는 구도의 길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로 대표되는 『데미안』의 내면 탐구는 『싯다르타』에서도 이어지며, 결국 작품의 말미에서 헤세는 ‘해답’을 내놓는다. ‘바보 같은 세상’을 도저히 사랑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우리가 오늘날 이 책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다. 열림원 헤르만 헤세 선집 2권으로 2014년도에 출간한 『싯다르타』를 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로 다시 출간하게 되었다.
인도 브라만 계급 두 청년이 걸어가는 구도의 여정,
깨달은 자와 구하는 자가 헤어지고 만나는 눈부신 순간을 그려내다
브라만으로 살며 날마다 몸과 마음을 정결케 하고 신들에게 제사를 올리던 ‘싯다르타’는 어느 날, 명상 중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존경받는 브라만인 아버지, 최고의 스승들, 그들은 과연 행복한가? 그들 또한 끊임없이 목말라하는 구도자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리하여 싯다르타는 끝없는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근원의 샘물, 즉 참나를 찾기로 결심하고 함께 브라만의 길을 걸어가던 친구 고빈다가 싯다르타를 따른다.
두 청년은 고행 수도승이 된다. 명상은 더욱 깊어져 자기 자신을 죽이고 공(空)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지만 단지 그뿐, 명상의 끄트머리에는 다시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좌절에 빠진 싯다르타의 귀에 ‘고타마’에 대한 소문이 들려온다. 세상의 번뇌를 극복하고 윤회의 수레바퀴를 멈추게 한 고타마, 두 청년은 그를 찾아 또다시 여정에 오른다.
고타마가 머무르는 제따와나 숲에 도착한 싯다르타와 고빈다. 하지만 거기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고빈다는 고타마의 제자가 되기로 마음 먹지만, 싯다르타는 깨달음의 순례를 계속하기 위해 숲을 떠난다.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 삶이 곧 죽음과 같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
끝없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운명의 수레바퀴
깨달음은 가르침을 통해 전해질 수 없다는 생각에 고타마와 고빈다를 뒤로한 싯다르타는,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 당당함으로 아름다운 창녀 카말라의 마음을 얻고, 대상(大商) 카마스바미의 신임을 얻어 장사를 배운다. 하지만 싯다르타가 얻은 성공과 부, 사랑은 우연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깨달음을 추구하며 배우고 익힌 것들을 통해서였다.
이루기로 마음먹은 것을 모두 이룬 싯다르타는 그러나 술과 도박에 빠지고, 마음속의 성스러운 것을 잃어갔다. 그리고 그 자신이 경멸해 마지않던 불쾌함이 그의 얼굴에서 엿보이기 시작했을 때, 싯다르타는 꿈을 꾼다. 꿈에서 그는 새장 속에서 죽은 새를 길 위에 내던지는데, 그 순간 큰 슬픔을 느낀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과 얻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는 모든 것을 두고 떠난다.
모든 것을 두고 목적지도 없이 길을 떠난 싯다르타의 마음속에는 사실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죽음. 깨달은 자 고타마 앞에서 당당하게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제 스스로 이루거나, 그렇지 않다면 죽고 싶을 뿐’이라고 선언했던 싯다르타는 결국 죽음이라는 길을 택한다.
죽음을 선택한 순간, 싯다르타는 벼락같이 완전한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하고 이내 깊은 잠에 빠진다.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 십 년은 지난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자신 앞에 앉은 채로 잠든 한 남자, 고빈다와 재회한다.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든, 나는 이 길을 가고 싶다.”
헤르만 헤세가 그린 ‘싯다르타’의 인생
헤르만 헤세는 “나는 나의 믿음에 대해 종종 고백해왔으며, 그 믿음을 책을 통해 밝히고자 했다. 그 책이 바로 『싯다르타』이다”라고 말했다. 헤세는 선교사의 아들이지만 저명한 인도학자의 외손자이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헤세의 작품에는 “기독교 신비주의 요소나 인도와 중국의 불교 철학 사상들이 뒤섞여” 있는데, 『싯다르타』는 그중에서도 불교 사상에 대한 헤세의 깊은 관심과 탐구를 보여준다. 하지만 헤세의 『데미안』이 그랬듯, 결국 『싯다르타』도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을 찾아 걸어가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 『싯다르타』는 불교를 문학적으로 해석해 아름다운 이야기로 전하는 한편 자신의 근원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 누군가에게는 해답, 혹은 또다른 질문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