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교육현장은 교학상장의 세계
평생 교육에 헌신해 왔던 김창수 선생이 『선생님,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에 이어서 내놓는 두 번째 ‘자전적 교육 에세이’. 40여 년 이상 교육현장을 지키면서 늘 스스로에게 물었던 ‘선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오랜 연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김창수 선생은 서른세 살 때 급성간염으로 쓰러진 이후 쉰여섯 살 때 간이식수술, 쉰일곱 살 때 심장판만수술과 뇌수술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던 중 금년(2023년) 1월 18일에 다시 골수형성이상증후군(혈액암)이라는 낯설고 위험한 병력을 하나 더 추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현장을 지켰고, 자신의 철학을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냈으니, 자못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천생 교육자’ 김창수 선생의 교육 철학은 ‘들어가는 말’에 잘 나타나 있다.
“2021년에 출간된 『선생님,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가 학생으로 살면서 내가 만난 선생에 대한 이야기와 현장 선생으로 살면서 경험한 내 교육적 서사였다. 반면에 이 책은 여러 교육 현장을 거치면서 정리된 내 선생관이다." 김창수 선생이 생각하는 ‘선생’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곧 가르치면서 배우는 삶을 말한다. 한마디로 이 책의 주제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다.
* 본 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지원으로 제작되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0
Ⅰ부. 선생이 된다는 것은
1장. 열정적인 선생이 범하기 쉬운 오류 18
1 선생은 전지전능한 존재인가? 20
2 교육은 ‘인간 행동의 계획적 변화’인가? 22
3 윤리·도덕에 갇힌 선생 24
4 선생은 만물의 척도인가? 25
5 힘을 기르라니요? 28
6 존중인가 숭배인가? 31
7 다정도 병인 양하여 33
8 실패를 가르치라니요? 35
9 칭찬보다 격려를 37
2장. 선생의 지도력 42
1. 교학상장의 세계 43
2. 협력적 지도력 46
3. 인격적 지도력 48
4. 지도력의 유형 50
5. 지도자의 유형 67
Ⅱ부. 선생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1장. 상처 입은 치유자 80
1.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의 선생 82
2. 치유자로서의 선생의 자세 90
3. 열린 세계를 향하여! 95
2장. 인문정신을 사는 자 103
1. 불임의 인문학 105
2. 자기의식의 각성 107
3. 도덕적 딜레마 111
4. 인문정신 113
5. 지혜학교, 인문정신과 영성훈련의 학습장 132
3장. 영성적 존재 138
1. 인문정신과 영성 140
2. 종교에서 영성으로 145
3. 탐진치(貪瞋癡) 삼독에 갇힌 인간 149
4. 영성의 길 153
5. 영성적인 삶 164
6. 통합영성의 요청 170
4장. 생태적 인간 174
1. 생태교육 175
2. 생태적 감성과 영성 183
3. 환경·생태위기 시대 185
4. 생태학 189
5. 환경·생태 사상과 윤리 191
나오는 말: ‘온살이’ 교육론 203
부록. 문명의 전환과 새로운 교학의 필요성
들어가는 말 213
1. 문명의 전환과 새로운 교학1)의 필요성 216
2. 새 문명 새 시대의 교학 224
3. 마을교학 226
4. 마을대학의 운영: 모두가 학생, 모두가 선생! 230
나오는 말 237
저자
김창수 (지은이)
출판사리뷰
“선생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 중심의 학습으로”
‘학교 폭력’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선생은 학생을 두려워하고 학생은 선생을 경원시한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입시학원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학교는 이미 ‘교육의 장’으로서의 의미를 잃었다. 김창수 선생은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논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선생이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태는 ‘교육의 현장이 꼭 학교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공부할 의지만 있다면 전 세계가 모두 교육의 현장이다. 선생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 선생만이 선생이 아니다. 이 시대의 어른 모두가 선생이다. 이제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육(敎育)’의 시대를 넘어 ‘학습(學習)’의 시대로 이행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 걱정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꼭 한번 귀담아들어야 할 참교육자의 목소리가 바로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이 책이다.
작가의 말
이 책을 쓰면서 내가 내게 던진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은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자살 등 (학부모나 학생들에 의한) 수많은 교사 인권유린 참사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과연 내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내가 선생 노릇을 했던 현장 거의 대부분은 광의의 대안교육 분야 쪽이어서 선생의 권위가 비교적 잘 보장된 곳들이었다. 덕분에 내 가치관에 따른 선생 노릇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거기에 부합하는 내 선생관을 쓰는 것에 하등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 교육 경력이 말해주듯이 이 책은 꼭 제도권 학교 선생들만 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선생 노릇을 할 위치나 상황에 처한 사람 모두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기 때문에 제도권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비극적 상황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원칙적으로 교육현장은 선생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 정상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한 신념에 따라 내 작은 소망은 진보적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 교사, 아이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학교 안팎의 선생, 대안학교 선생, 그중에서도 특히 비인가 대안학교 선생, 교육 발전을 희망하는 학부모, 사회 진화를 위해 헌신하는 활동가들에게 작은 의미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