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음’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실존 앞의 연대감,
가장 성실하고 진정한 인간은 반항인이다!
1940년대, 알제리의 도시 오랑 시에 페스트가 창궐한다. 오랑 시는 외부와 격리되어 폐쇄되며 시민들은 고립된다. 의사 리외는 지식인 타루와 함께 시민들의 페스트 치료에 힘쓰고 신부 파늘루, 기자 랑베르 등도 구호활동에 참가하며 죽음 앞의 실존에 힘쓰는 다양한 개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저자
알베르 카뮈 (지은이), 진형준 (옮긴이)
출판사리뷰
페스트라는 운명이
감히 어쩌지 못하는 반항인,
인간의 다양한 실존을 고찰하다!
사람은 누구나 제 안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
페스트는 이 세상 그 누구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에 페스트는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운명체로 묶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묘한 역설이 있다. 페스트라는 재앙에 의해 형성된 ‘공통감정’은 ‘개인적인 감정’의 말살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공통감정은 사람들을 맺어주는 긍정적 감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주된 고통’이 된다. 개인적인 운명의 말살 위에 세워진 감정이기 때문이다. 페스트에 갇혀 지내면서 페스트는 일상이 되어버린다. 시민들은 자기들이 페스트의 지배하에 살고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페스트 환자의 시체를 소각하면서 연기가 발생하자 시민들은 페스트균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며 소각장 이전을 요구한다. 그들은 연기만 보이지 않으면 페스트가 없는 것처럼 생활한다. 페스트는 구체적인 현실감을 상실한 추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 상황은 말하자면 나와 상관없는 추상적인 논리와 합리성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방인』의 상황과 같다. 『이방인』의 뫼르소는 그런 추상적 이념이나 논리의 세상을 거부했다. 그 세상은 뫼르소라는 개인의 실존과는 상관없는 ‘환상적’인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일 뫼르소라는 인물을 페스트가 창궐하는 오랑 시에 등장시킨다면 그가 감연히 ‘반항인’이 되었으리라고 확언할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방인의 마지막 대목은 죽음에 가까이 이르자 비로소 세상을 향해 자신을 여는 뫼르소의 모습이다. 그는 그토록 나와 무관했던 세상이 자신과 너무 닮았다고 느끼고 너무 형제처럼 여겨졌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행복했었다고,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 행복은 세상의 무관심에서 다정함을 느끼면서 얻은 행복이다. 그러나 그는 그 무관심이 ‘증오’의 함성으로 바뀌어 나를 맞아주기를 바란다. 증오를 통해서라도 타인과 맺어지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소망하는 타인과의 연대감은 나를 지운 상태에서 생긴 것이 아니다. ‘죽음’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실존 앞에서 느낀 연대감이다. 개인적인 실존이 지워지면 연대감도 없다. 뫼르소는 앞으로 그 연대감, 그 행복이 너무 소중해서, 절대로 개인이라는 실존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뫼르소를 만일 오랑 시에 데려다 놓는다면 그가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으리라고 우리가 믿는 것은 그 때문이다. 왜? 페스트는 ‘나’를 또 다시 익명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의 행복과 사랑과 연대감은 ‘나’를 익명으로 만드는 모든 것에 대한 ‘저항’과 ‘반항’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페스트』의 주요 인물들을 뫼르소의 연장선상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들은 모두 반항인이다. 무엇에 대해? 페스트라는 악에 대해, 그것이 강요하는 익명성에 대해…….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소개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이방인』과 『페스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하며 수많은 세계고전 문학 중 100권을 엄선, 2023년 연말을 끝으로 모두 출간되었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