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도 혀를 차며 고개를 돌린 400년 분열의 시간,
그러나 오래 숙성된 오랑캐의 피는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었다!
오호십육국 시대는 전조가 일어난 304년에서 북위가 화북을 통일한 439년까지 다섯 오랑캐와 한족이 화북지역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다투어 나라를 일으켰다 쓰러져간 대혼란기다. 다섯 오랑캐는 중원인 화북지역을 100년 넘게 지배한 흉노, 선비, 갈, 저, 강족을 일컫는다. 십육 국이라 하지만 그나마 나라 꼴을 갖춘 나라만 쳐서 십육 국이고, 실제 이 시기에 간판을 내건 나라는 그보다 훨씬 많다. 여기에는 다섯 오랑캐만이 아니라 한족이 세운 나라까지 포함되어 있다. 중원의 이 대혼란을 정리하고 그나마 나라 꼴을 갖추고 남북으로 두 나라가 대립하는 남북조 시대를 연 나라는 선비족이 세운 북위(北魏)다. 그러니 오호십육국 시대는 다섯 오랑캐 중 흉노족이 열고, 선비족이 마무리한 셈이다.
오호십육국의 평균 수명이 30년 남짓이다. 2대까지도 이어지기 어려운 권력이었다. 서진의 막장극을 오호십육국은 하나같이 고스란히 업그레이드하여 카피하였다.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막장극을 매번 새롭게 창작하고 연출하고 시연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시대가 막장이 되었다. 중국 역사도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오래 숙성된 오랑캐의 피는 마침내 400년의 분열을 끝낸 수(隋)와 그 수를 무너뜨리고 중원 천하를 차지한 당(唐)의 내면에 꿈틀거리고 있었다. 천인커는 “변방의 야만적이고 날쌔며 용맹한 피를 취하여 중원의 퇴폐적인 몸에 주입하니 옛 더러움은 제거되고 새로운 기회가 다시 열려 확장하게 되니 마침내 예기치 못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고 표현하였다. 그래서 눈 밝은 이는 일찌감치 그 맹아들을 눈여겨본다. 지금도 아무도 모르게, 어쩌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미래를 준비하는 ‘변방의 오랑캐’가 어디선가 꿈틀거리고 있을지 모른다.
측천무후에 대한 변론
오랑캐의 피는 한족에 흡수당한 것이 아니라, 공존하며 제도나 문화가 갈등과 순화를 통해 융합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갔다. 전조로 시작하여 북위를 거쳐 수(隋)와 당(唐)까지 이어진 숙성과 변화를 이끈 관롱집단(關隴集團). 무천진 선비족들은 관중사족에게 문(文)을 빌리고, 관중사족은 무천진 선비족으로부터 무(武)를 취한다. 지배층에서 선비족과 한족, 호한(胡漢)이 혼인을 통해 피가 섞이며 문과 무가 합쳐지니 새로운 인류가 역사에 등장한다.
실제로 수와 당이 건국할 때 수문제와 당고조를 창업자로 밀어 올린 세력이 바로 관롱집단이고, 당 초기 권력의 중심을 이룬 세력이 또 팔주국, 12대장군 가문과 관중사족의 후예들이었다. 그들 관롱집단이 권력의 주류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게 날뛰었던 관롱집단을 누르고 당 현종이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중국 최초의 여제 측천무후(强)의 역할에 주목한다. 조선의 태종이 왕권 회복을 위한 피의 숙청이 있었기 때문이듯 측천무후가 그걸 해냈다는 주장이다. 역사가 매도한 측천무후에 대한 변론이다.
‘인문학이 질문하고 독자는 지혜를 얻는 책’
당신은 주류인가 변방인가?
한 사회의 주류는 반동되어 변방이 되고,
변방의 비주류가 변화를 주도하면서
새로운 중심이 된다.
허나 명심할 것은 변방의 비주류라고 해도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다면 결국 일탈로 끝난다는 사실이다.
중심에서 벗어나 모서리에 선다고 해서
모두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유튜브만큼 재밌고 챗GPT로는 얻을 수 없는 색다른 시선!
역사의 순간이 포착되어 싱싱하게 되살아난다.
우리의 관심은 사람이다. 역사의 지식과 정보는 배경이 될 뿐
역사 속에서 그가 행한 ‘순간’의 선택이 가져다 준 결과로서
그 사람 내면의 그릇을 재보고, 세상의 변화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어느 시대나 사람은 똑같다. 역사 속 현재를 치열하게 살다 간 그 사람을 통해 ‘지금’ 내 삶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는 게 목적이다. 이렇게 ‘질문한 인문학’은 더 나은 내 삶과 세상을 꿈꾸며 기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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