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숫자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
우리는 숫자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 소득 수준, 성장률, 여론 조사, 코로나 19 확진자 수 등 여러 정보가 수치화되어 도표에 나타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숫자를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숫자들을 정말 객관적인 정보라 할 수 있을까? 어떠한 왜곡도 전혀 없을까?
숫자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 바로 『숫자를 사용한 조작의 역사』다. 이 책은 공정하다고 여겨졌던 숫자가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지, 수학 이면의 어두운 역사를 살펴본다. 숫자, 방정식, 정리에 불과한 수학이 어떻게 부당한 세금의 필요성을 정당화하고, 무고한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도록 했을까? 또 어떻게 조작된 통계를 기반으로 약을 홍보할 수 있었을까?
수천 년에 걸쳐 숫자는 도덕성에서 해방되었다. 숫자의 힘을 이용해 도시를 전쟁으로 이끈 피타고라스에서부터 숫자로 대중을 현혹하는 현대 정치인들까지, 수학의 어두운 역사 속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본다.
목차
들어가는 글
01 위험한 관계
02 마키아벨리의 계산
03 국가가 요구하는 숫자
04 평균인에서 제거 대상으로
05 (숫자가 되어) 사느냐 죽느냐
06 죄수의 방정식
07 지표 통치
08 계산 실수
09 너 자신을 알라(물론 다른 사람들도!)
10 길고 복잡한 계산서
결론
저자
앙투안 울루가르시아, 티에리 모제네 (지은이), 정수민 (옮긴이)
출판사리뷰
수학의 어두운 이면
가짜 뉴스는 우리 시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역사상으로도 권력층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진실을 숨긴 일은 셀 수 없이 많다. 권력자들은 대중을 속이기 위해 숫자를 조작하고, 이러한 조작을 위해 수학자로부터 도움을 구했다. 그리고 숫자는 여전히 조작되고 있다.
산술이라는 무기는 양날의 검이다. 거짓된 계산으로 시민을 속이면 시민은 비인간화되어 일련의 숫자와 그래프의 점으로 전락한다. 가령 19세기에는 아돌프 케틀레로부터 평균인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평균인은 완벽하게 예측 가능한 행동을 가진, 형식화된 존재였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표준이 정의되었고 표준에서 빗나간 사람들은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초, 저명한 통계학자 프랜시스 골턴과 칼 피어슨은 지능이나 정신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청산하자는 우생학을 지지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우생학은 미국으로 건너가 법마저 장악했다. 우생학을 기반으로 한 단종법이 1907년 인디애나 주에서 제정된 이후로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져나갔고, 많은 나라에서도 법률로 채택되었다.
20세기 말에도 거의 나아진 것이 없었다. 알고리즘은 대중의 생활 패턴을 추적하고 분류한 후, 삶을 지배하고 소득을 규제하며, 때로는 심지어 욕망을 드러내기도 전에 그 욕망을 포착할 준비를 했다. 숙련된 알고리즘은 이름이나 우편 번호를 기준으로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사람과 갚지 못할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비밀리에 분류했다. 하지만 정부나 거대 기업이 손에 쥐고 있는 이런 알고리즘은, 그 기준에 따라 불평등을 확대하고 차별을 허용한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전 월스트리트 분석가 캐시 오닐은 알고리즘을 대량 살상 무기와 유사하다고 여기기도 했다.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숫자들
우리는 이 책에서 통계와 숫자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다. 숫자는 실수로 혹은 의도적으로 조작되어 결과를 왜곡시킨다. 정치인들은 다양한 투표 방식을 악의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선거를 조작할 뿐 아니라, 백분율 계산이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을 이용해 백분율을 오용하고 이득을 취한다.
정치인들이 스스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숫자를 남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숫자를 막연히 두려워하고 통계와 확률 같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들에 쉽게 설득 당한다. 정치인들은 그들이 휘두르는 복잡한 계산 결과에 단지 소수의 사람만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오인하여 잘못된 해석을 내리고, 잘못된 데이터로부터 전염병의 진행 과정을 모델링했으며, 제약회사는 약을 판매하기 위해 상대 위험도와 절대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혼동한다. 또한 잘못된 확률 계산으로 무고한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거나 조잡한 계산 착오로 IMF가 주도했던 연구가 엉망이 된 것처럼 숫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작되고 오용되고 있다.
수학의 어두운 이면 속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지금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