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왜 이미지인가?
이미지란 무엇인가?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를
철학적으로 밝혀내는 탐구
이미지의 시대다. 이미지가 우리를 울고 웃게 하고, 이미지가 우리의 집중력을 앗아간다. 이미지의 막대한 영향력을 두려워하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진짜 현실을 보라는 잔소리가 팽배하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에서 동영상 플랫폼까지 이미지야말로 우리의 현실 아닌가?
세계는 우리에게 이미지로 주어진다. 서강대 철학과에서 이미지 이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서산 신진철학연구자상을 수상한 이솔은 이미지를 둘러싼 철학적 문제를 정교하게 파고든다. 이미지의 시대를 살고 있는 바로 우리의 힘과 가능성을 찾는 길이다.
저자
이솔 (지은이)
출판사리뷰
이미지는 가짜인가?
세 편의 ‘동굴의 우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동굴 속에 사람들이 묶여 있다. 사지가 구속된 죄수들은 동굴 벽만을 바라볼 수 있다. 빈 벽에는 사물의 그림자만이 비치지만, 죄수들은 이것이 실재라고 믿으며 일평생을 살아간다……. 서양철학의 가장 기묘한 이야기, 동굴의 우화다. 플라톤은 동굴의 우화를 통해 ‘내가 보고 있는 게 진짜일까?’라는 불안을 드러낸다.
한편 이런 이야기도 있다. “각각의 동굴 뒤에는 열려 있는 그리고 보다 깊은 다른 동굴이, 각각의 표면 아래에는 보다 넓고 낯설고 풍부한 지하 세계가, 그리고 모든 밑바닥, 모든 정초 아래에는 훨씬 깊은 지하 세계가 존재한다.” 들뢰즈는 동굴 뒤에 더 깊은 동굴이 있다고 말한다. ‘낯설고 풍부한 지하 세계’라는 이미지는 단 하나의 원본을 상정한 플라톤을 부드럽고 강력하게 반박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있다. 동굴 같은 방에서, 자야 할 때를 넘긴 늦은 밤에 나는 깨어 있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이 영상에서 저 영상으로 계속해서 넘어간다. 쏟아지는 이미지들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동시에 지긋지긋하다는 감각이 떠나지 않는다……. 이 책 『이미지란 무엇인가』가 그리는 지금의 상황이다. 이미 너무 많은 불면의 밤을 보낸 우리에게 이미지란 무엇인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창구이자 익숙한 쾌락에 우리를 가둬 놓는 이미지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미지는 자유이자, 실재다
가상과 실재의 이분법을 넘어서
현실을 넘는 이미지의 힘을 포착하다
이 책은 서양 형이상학이 견지해 온 이미지 관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 이래 데카르트와 흄의 철학은 세계에 대한 경험이 이미지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나’의 의식에 주어지는 표상 즉 이미지를 실재와 분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은 나에게 주어진 것 너머의 실재가 있다는 환상을 낳거나, 나의 세계로 모든 것을 환원하는 유아론을 예비한다.
현대 철학을 열어젖힌 사르트르와 들뢰즈는 이미지를 해방시킨다. 이미지를 만드는 능력인 상상력을 중시한 사르트르에게 이미지는 불완전한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방식’이다. 한편 영화의 역량을 포착한 들뢰즈에게 이미지는 무언가의 모방이 아니라 ‘실재를 구성하는 블록’이다. 두 철학자에게는 실재를 자아의 밖에서 파악하려는 의지가 있다. 이미지란 낯설고 새로운 세계, 타인의 세계의 모습인 것이다.
“나는 이미지에 관한 5년간의 탐구를 마친 연구자이자 스마트폰 중독자로서 이 책을 썼다.” 2000여 년 전의 철학과 디지털 예술작품,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를 넘나드는 저자는 낡은 생각에 대해서는 단호해지고, 복잡한 현실 앞에서는 솔직해진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사고에 문제를 제기하며,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불면의 밤에서 탈출할 길을 찾는 ‘이미지 탐구’는 한 줄기 바람처럼 독자의 생각을 신선하게 한다. “그러니 만일 당신이 매일의 삶 속에서 해소할 길 모를 갑갑함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 한 줌의 바람인지도 모른다.”(「들어가며」 중에서)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세대의 시각
공부와 삶을 잇는
인문 시리즈 ‘탐구’
‘탐구’는 오늘날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성과를 한눈에 보는 시리즈다. 지금 주목해야 할 젊은 저자들이 자기 삶에서 나온 문제의식을 솔직하게 꺼내 놓고,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제안을 독자에게 건넨다. 낯선 학문이 이곳에서 다시 해석되고, 각자의 현실이 새로운 길로 연결된다. 기존 인문학의 한계로 지적된 서양 학문 의존에서 벗어나 동료 학자와 또래 저자를 참조하고, 어려운 이론은 가까운 사례를 통해 풀어서 설명한다. 학술서와 대중서로 양분된 독서 시장에 다리를 놓는 시도다. 2022년 『철학책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 2만 5000부 판매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탐구 시리즈는 7번 『이미지란 무엇인가』, 8번 『재난에 맞서는 과학』으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