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10년 1월 출간되어 무수한 독자들로부터 ‘내 인생의 책’으로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 『열일곱 살의 인생론』을 20쇄를 맞이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 교사이자 현재까지 약 30년 가까이 학교 안팎에서 청소년들을 만나온 저자는 이 책에서 십수 년 전이나 오늘날이나 서로 다른 듯 비슷한 10대의 실존적 고민에 대해 자기 삶의 경험과 유수한 철학자들의 성찰을 녹여 답한다. 짝사랑, 성적, 열등감, 가치관 등 열다섯 가지 키워드와 함께 ‘좋아하는 친구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인정받아야만 행복한 삶인가?’ ‘내 마음은 왜 분노로 가득 차 있을까?’와 같이 살면서 누구나 맞닥뜨렸을 질문들을 풀어나갈 지혜를 전한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지금의 열일곱 그리고 다시 다가올 다음 세대의 열일곱을 위해 낡은 문투, 옛 표현, 성 인지 감수성 등을 점검하며 글을 매만지고, ‘갈등’이라는 주제를 더하였으며, 따듯하면서도 친근한 감성을 전하는 디자인으로 옷을 갈아입혔다.
목차
개정증보판 서문
초판 서문
감사의 글
돈 ― 부자가 되면 더 행복한가?
짝사랑 ― 사랑은 인생의 구원인가?
열등감 ― 인정받아야만 행복한 삶인가?
의미 ― 내가 정말 바라는 건 뭘까?
가치관 ― 스펙을 쌓으면 빛나는 인생을 살게 될까?
성적 ― 성적은 과연 능력을 보여 주는가?
인생 진도표 ― 삶의 낙오자는 언제 결정될까?
말하기와 글쓰기 ― 설득력은 논리에서 오는가?
중독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미지 메이킹 ― 나는 무엇으로 돋보이는가?
용서 ― 내 마음은 왜 분노로 가득 차 있을까?
변화 ―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한다면?
관계 ― 진정한 친구는 왜 드물까?
갈등 ― 나는 왜 지기만 할까?
애도 ― 죽은 뒤에도 삶은 이어지는가?
저자
안광복 (지은이)
출판사리뷰
열일곱 살,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
내밀한 상처를 고백함으로써 아이들의 외로움과 불안을 어루만지다
“내가 했던 노력은 옛 상처에서 의미를 찾으며, 성장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열어 주는 일이었다. 철학의 지혜로 내 문제에 대해 스스로 탐색했던 작업이 10대들에게, 그리고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상처를 품고 살았을 성인들에게 울림이 크게 다가갔던 까닭은 여기에도 있을 듯싶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열일곱 살의 인생론』의 저자 안광복은 오랫동안, 철학의 다채로운 매력을 소개하며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우리 모두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며 배움과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아픔과 좌절은 살아 있는 한 결코 피해 갈 수 없으므로 이 실패와 고난 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까’를 사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을 무시하거나 밀쳐 내 꽁꽁 묻어 버린다면 트라우마와 콤플렉스로 굳어져 부지불식간에 덮쳐 오게 마련이라고.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그렇듯, 저자 역시 세련되게 고민을 감추는 법을 익혔다. 그러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하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10대 시절 해소되지 않은 상처를 거울처럼 마주하고는, 스스로를 보듬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어디에서도 자기 자신을 이해받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외로움, 공부를 못하면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듯한 두려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 가족, 교우 관계, 건강, 보람찬 여가 등등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일상생활에서 느낀 힘듦이 되살아났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심각한 악필과 말 더듬 증상, 짝사랑하던 아이와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을 만큼의 주눅 듦, 시험 도중 경쟁 관계의 친구가 빌려준 컴퓨터용 사인펜이 알고 보니 부적합했던 터라 0점을 맞았던 일,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를 고민하며 브랜드 있는 옷만 고집했던 속내 등등 어린 시절의 기억과 내밀한 상처를 거리낌 없이 고백한다. 그가 내보인 인정 욕구, 시기와 질투심, 열등감 등은 ‘이토록 솔직해도 되는 것일까’ 할 만큼 놀라움을 자아내지만, 저자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철학자들에게서 조언을 찾으며 자기 자신을 치유해 나간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독자의 마음을 무장 해제시키며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볼 계기를 제공한다. 곧 『열일곱 살의 인생론』은 자전적 성격을 띤 에세이면서 동시에 닮은 모양의 상처를 지닌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내는 책이기도 하다.
인생이라는 항로에서 배의 방향타를 잘 쥐는 법에 관하여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어 가려는 이들에게
저자는 부모가 살아왔던 방식 그대로의 ‘인생 진도표’를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한다. 지금 젊은이들이 마주할 시대는, 자신을 길들인 어른들의 세상과는 아주 다를 것이라고. 그럼에도 여전히 입시, 취업, 돈벌이를 이유로 나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작업을 끊임없이 유예한다면 40대, 50대가 되어 뒤늦게 ‘마음의 병’을 앓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리하여 그는 ‘어떻게 살아야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를 10대에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저자는 자기를 성찰하고 인생 목표를 설계하고 한 뼘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인생의 각 단계마다 사유해야 할 중요한 핵심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 나갈 방법을 몇천 년 전 철학자에서부터 지금 살아 있는 심리학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학자의 다양한 개념을 끌어와 소개한다.
얼핏 딱딱하거나 고루했을 법한 철학 개념들은 저자만의 친절하면서도 물 흐르듯 쉬운 풀이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예컨대,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는 ‘탁월함’의 정의를, 이반 일리치에게서는 학교의 ‘숨겨진 교육 과정’을, 아들러에게서는 ‘뛰어나기 위한 노력(우월성 추구)’ 개념을 끌어온다. 마르틴 부버에게서는 ‘나-너 / 나-그것’의 관계, 니체에게서는 ‘낙타형 인간’, 프로이트에게서는 ‘슬픔 노동’을 가져온다. 이 책은 누구나 소화할 수 있는 철학 입문서로서도 훌륭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저자를 포함하여 멀게만 느껴졌던 철학자, 대문호, 심리학자 등을 듬직한 인생 선배이자 선생으로 삼아 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다. 『열일곱 살의 인생론』에 쏟아진 독자 후기 중에는 ‘아이에게 주기 전에 읽어 보다 부모인 내가 감동받았다’는 이야기가 여럿이다. 미처 해결하지 못한 열일곱 살의 고민을 품고 살아왔던 성인에게도 함께 이 아픔을 넘어서자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자기 인생의 방향타를 꼭 쥐고 현명하게 삶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만의 인생론을 정립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