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재복 한양대 교수의 저서 「김지하가 생명이다」가 도서출판 b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김지하와의 인연과 그의 죽음이 남긴 의미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하고 있다. 저자는 그것을 ‘몸 공부길에서 만난 인연’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지하를 통해 저자는 ‘동학’은 물론 「천부경」, 「삼일신고」, 「정역」, ‘풍류도’ 같은 우리 고대 사상과 「시경」, 「주역」, 「노자」, 「장자」, 「회남자」, 「황제내경」 등의 동아시아 경전 그리고 장일순, 윤노빈, 프리초프 카프라, 제임스 러브록, 에리히 얀치, 테야르 드 샤르뎅 같은 동서의 사상가, 철학자, 과학자 등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저자는 김지하의 생명 사상이 우리 문명사의 전회(轉回)를 가능하게 할 마지막 사상임을 자각하게 되었고, 그가 「생명과 자치」(1996)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생명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예술 등으로의 적용과 실천은 그 전회의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몸 사상도 김지하가 추구한 생명 사상과 그 지향점이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몸은 생명을 구현하는 실질적인 통로이자 매개이며, 생명은 추상적인 개념이고 그것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구체적인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는 지금 생명의 위기를 몸의 존재 형태를 통해 느끼고 인지하고 있지만 우리 인간은 인간의 몸을 그것도 눈에 보이는 것만 볼 뿐 전체로서의 몸인 지구 혹은 우주의 몸을 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지구는 고통받고 있지만 우리 인간은 그 지구의 몸이 죽으면 우리의 몸도 죽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저자는 「김지하가 생명이다」를 통해 밝히고 있다.
목차
ㅣ머리말ㅣ 22
제Ⅰ부 김지하의 생명 사상과 미학 사상
1. 생명 사상의 계보와 문명사적 전회17
-생명 사상의 세계 사상사적 위상과 의미
자생 담론의 출현과 생명 사상의 내발성17
생명 사상의 발생론적 토대와 사상의 계보22
생명 사상의 이론적 가능성과 보편성의 탐색30
생명 사상의 세계 사상사적 위상과 전망40
2. ‘흰그늘’의 미학과 예감의 우주45
-김지하의 시와 미학 사상을 중심으로
미학과 시45
김지하 미학의 토대와 정립 50
흰그늘의 미학과 시의 실제58
흰그늘 혹은 한국시의 미적 범주와 전망73
3. 회음부의 사상, 줄탁의 윤리79
-김지하론
감옥 속의 몸, 몸 속의 감옥79
신생의 즐거움, 중심의 괴로움83
몸과 우주의 동기감응91
생명 사상에서 생명 운동으로100
4. 산알 소식에 접하여 몸을 말하다103
-김지하의 『흰그늘의 산알 소식과 산알의 흰그늘 소식』
5. 풍자냐 자살이냐-비트냐 펑크냐119
-90년대 혹은 김지하와 백민석의 거리
김지하와 백민석, 그리고 90년대119
풍자냐 자살이냐, 비트냐 펑크냐121
우주 생명 공동체와 인공화된 가상 공동체130
대립을 넘어 길항으로 144
6. 저항 그리고 정서의 응축과 시적 긴장147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제Ⅱ부 생명 사상의 창발적 진화
1. 생명 문화 정립을 위한 시론적 모색155
패러다임의 전환과 생명 문화155
몸, 생명, 우주의 카오스모스161
산알의 문화와 문화의 산알171
반성과 전망178
2. ‘그늘’의 발생론적 기원과 동아시아적 사유의 탄생181
‘지속 가능한 발전’에서 ‘생명 지속적 발전’으로181
동아시아, 새로운 주체성의 회복을 위하여186
생명학의 뿌리를 찾아서190
생명이 세상을 바꾼다.197
에코토피아와 디지털토피아204
그늘에 대하여211
3. ‘그늘’ 그 어떤 경지215
-사유 혹은 상상의 토포필리아
4. 에코토피아와 디지털토피아223
-생태시학의 모색과 전망
‘지금, 여기’에서 ‘존재’를 문제 삼는 이유?223
에코토피아와 디지털토피아225
몸의 소리, 몸의 정치230
신생의 즐거움, 중심의 괴로움234
5. 놀이, 신명, 몸237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찾아서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으로서의 놀이237
신명풀이와 한국적 놀이 양식의 탄생241
탈, 춤, 마당 그리고 몸247
현대판 길놀이·탈놀이·뒷놀이254
세계 문화의 지평으로서의 한국 문화261
6. 욕, 카타르시스를 넘어 신명으로267
제Ⅲ부 생명 사상과 몸 사상의 만남
그늘이 우주를 바꾼다283
-김지하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과의 대담
ㅣ인명 찾아보기ㅣ313
ㅣ용어 찾아보기ㅣ317
ㅣ김지하 약력ㅣ325
저자
이재복 (지은이)
출판사리뷰
“김지하의 생명 사상과
이재복의 몸 사상의 공명”
이재복 한양대 교수의 저서 『김지하가 생명이다』가 도서출판 b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김지하와의 인연과 그의 죽음이 남긴 의미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하고 있다. 저자는 그것을 ‘몸 공부길에서 만난 인연’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지하를 통해 저자는 ‘동학’은 물론 『천부경』, 『삼일신고』, 『정역』, ‘풍류도’ 같은 우리 고대 사상과 『시경』, 『주역』, 『노자』, 『장자』, 『회남자』, 『황제내경』 등의 동아시아 경전 그리고 장일순, 윤노빈, 프리초프 카프라, 제임스 러브록, 에리히 얀치, 테야르 드 샤르뎅 같은 동서의 사상가, 철학자, 과학자 등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저자는 김지하의 생명 사상이 우리 문명사의 전회(轉回)를 가능하게 할 마지막 사상임을 자각하게 되었고, 그가 『생명과 자치』(1996)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생명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예술 등으로의 적용과 실천은 그 전회의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몸 사상도 김지하가 추구한 생명 사상과 그 지향점이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몸은 생명을 구현하는 실질적인 통로이자 매개이며, 생명은 추상적인 개념이고 그것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구체적인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는 지금 생명의 위기를 몸의 존재 형태를 통해 느끼고 인지하고 있지만 우리 인간은 인간의 몸을 그것도 눈에 보이는 것만 볼 뿐 전체로서의 몸인 지구 혹은 우주의 몸을 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지구는 고통받고 있지만 우리 인간은 그 지구의 몸이 죽으면 우리의 몸도 죽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저자는 『김지하가 생명이다』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되어 있다. 1부는 ‘김지하의 생명 사상과 미학 사상’이 지니는 세계 문명사적 의미를 밝힌 글이고, 2부는 그러한 지하의 생명 사상과 미학 사상이 어떻게 저자의 몸 사상을 통해 창발적으로 해석되고 또 계승되는지를 밝힌 글이다. 그리고 3부는 2006년 지하가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으로 있을 때 일산 자택에서 생명론의 발생과 그것이 지니는 ‘지금, 여기’에서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저자와 나눈 대담이다.
이 각각의 글과 대담은 지하의 생명 사상과 미학 사상을 이해하는 데 일정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저자는 2부에 많은 관심과 애정이 있었음을 피력한다. 그것은 김지하 사상의 생명력과 깊이 관계되어 있기 때문인데, 저자에 의하면 김지하의 사상은 김지하에게서 멈추어서는 안 되며, 그것은 우주 생명이 변화를 통해 순환하듯 끊임없이 후대인들의 몸을 통해 새롭게 창발적으로 되살아나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김지하의 사상을 자신의 몸 사상의 관점에서 해석하면서 김지하가 미처 다루지 않은 bi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digital) 문명(「에코토피아와 디지털 토피아」), 생명학의 계보(「‘그늘’의 발생론적 기원과 동아시아적 사유의 탄생」), 신명(「놀이, 신명, 몸」, 「욕, 카타르시스를 넘어 신명으로」) 등을 해석의 기반으로 삼는다. 이러한 해석은 김지하의 생명론에 통시성과 공시성을 제공함으로써 김지하의 사상의 외연을 넓히고 심화하는 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bi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digital) 문명에 대한 성찰은 김지하의 생명 사상과 저자의 몸 사상이 수렴하고 포괄해야 할,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주제라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 인류는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리 와 있으며, 자연에 대한 망각의 정도가 깊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잃게 됨을 강조해서 들려준다. 그러면서 요즘 자신의 몸 공부는 우리 문명사의 전회(轉回)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일에 맞추어져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목표는 21세기의 새로운 윤리를 정립하는 것임을 밝힌다. 저자는 그것을 ‘몸의 에티카’라고 명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김지하가 추구한 생명의 윤리가 곧 자신의 몸의 윤리이고, 자신의 몸의 윤리가 곧 김지하의 생명의 윤리임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