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시절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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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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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맥켄드릭의 『그 시절』은 그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유럽인들의 역사적 경험에만 그치지 않고 인류 공동체의 집단적 경험과도 깊이 연루되어 있다. 시인은 여기에 크고 작은 재난과 불행의 이미지들을 모아놓았다. 책 표지에 그려 넣은 벌건 용암이 흘러내리는 화산, 늙은 왜가리의 텅 빈 세상, 막막한 황무 공간, 약탈자와 약탈당한 자, 사자-나무를 죽인 사나운 바람과 실존적 피로, 화산 폭발과 지진, 여진에 갈라진 둥근 천장, 세상을 휩쓸고 있는 팬데믹 병원균, 전쟁으로 불타버린 도시, 미로, 벌레의 내습, 음울한 감옥, 무인도의 크루소, 친구의 무덤?기억의 여정에서 만난 이들 재난과 불행의 이미지를 한데 모아 흩어진 삶을 다시 잇고 도시를 다시 세우는 작업, 이것이 맥켄드릭이 예술가로서 자임한 책무이다. 재난의 시대에 맥켄드릭이 쓴 이 시집은 그의 자조 섞인 예술 옹호론이고, 그의 자아비판이자 문명 옹호론이며, 그의 지옥, 연옥, 천국으로 이루어진 작은 『신곡』이다.

목차

서언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귀뚜라미-약탈꾼
사자-나무
사자 궁전
머지강의 무적(霧笛)
검은 강
여진(餘震)
고가다리
미로
무당벌레의 내습
출석부
그가 내가 되리
트윈 픽스
L’AMOR CHE MOVE IL SOLE E L’ALTRE STELLE(해와 또 다른 별들을 움직이는 그 사랑으로)

시인 노트

역자 주해
역자 해설 | 재난 시대에 쓴 작은 『신곡』―제이미 맥켄드릭의 기억과 반향, 애도와 사랑의 시편
번역에 대하여
시인 연보

저자

제이미 맥켄드릭 (지은이), 이종숙 (옮긴이)

출판사리뷰

제이미 맥켄드릭은 현재 영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중 한 명이다. 『그 시절』은 2020년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인한 강제 은둔 기간 중에 쓰였다. 이 시집에 덧붙여진 서언을 보면 코비드19 팬데믹과 그에 대한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가 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그 시절”뿐 아니라 서양 문명의 “그 시절”까지 다시 되돌아보게 만든 직접적인 계기였던 게 분명하다. 그렇게 과거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시인은 우리 모두가 당면한 오늘의 시대적 막막함을 견딜 수 있는 힘뿐 아니라, 불투명한 어둠에 잠겨 아직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내일까지도 ‘기억’할 수 있는 용기를 얻으려 한 것이 아닐까? 이 시집에 담긴 것은 바로 그런 기억의 여정이다.

이 시집은 한 쌍의 그림과 시로 이루어진 “그림+글” 시 총 열다섯 편과 작가의 ‘서언’과 ‘노트’로 이루어진 작은 책이다. 제이미 맥켄드릭은 영국적인 감수성과 지성을 누구보다도 잘 보여준다고 알려진 시인이다. 그는 또한 화가로서도 대단한 성가를 누리고 있다. 달리 말해 맥켄드릭은 시와 그림이라는 두 개의 언어체계에 능통할 뿐 아니라, 그 둘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온 시인/화가이다. 이 시집은 맥켄드릭이 시와 그림 중 어느 한쪽만의 언어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빈칸처럼 남겨놓았다가 다른 쪽의 언어를 동원하여 채우고 완성한 시, ‘그림+글’ 시 한 묶음을 보여준다. 맥켄드릭의 시인/화가로서 면모는 시와 산문 구별 없이 그가 쓴 모든 글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그의 시는 어떤 특정한 사물 영상에서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맥켄드릭은 “대리석 파리,” “벼루,” “악어와 오벨리스크,” “화산”과 같은 사물을 집어 들어 그것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얘기를 응축적으로 체현하는 글 영상(verbal image)으로 조형한다. 달리 말하면, 시인은 그 자체로서 문화적 의미와 역사적 연상을 소유한 사물의 이름을 시 속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하는 영상으로 만든다. 사물의 이름이 갖는 회화적 표현력을 전유하여 자기 시의 표현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런 점에서 맥켄드릭의 글은 매우 회화적이다.

한편 맥켄드릭의 그림에서 사물은 사실적으로 묘사되기보다는 정형화되고 추상화되어 있다. 그는 자신의 문화 어휘 저장고에서 꺼내 온 그림 영상(pictorial image)들을 마치 속기 부호처럼 또는 아이콘(icon)처럼 이용하여 자기가 하고자 하는 얘기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그린다. 그의 그림 영상들은 이따금 엷은 황톳빛과 붉은빛 수채물감이 묻어나기도 하는 수묵화로서 동판화같이 예리하고 정밀한 느낌을 주는데, 장식적인 선, 점, 얼룩과 함께 어우러져 짙은 서정성을 띠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마음의 풍경화를 읽기 위해서는 거기에 동원된 영상의 문화적 의미, 영상의 배치 방법, 색상의 채도와 명암, 선과 점의 굵기와 크기, 얼룩과 지운 자국 등 화가의 의미 생산 전략의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신경 써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맥켄드릭의 그림은 매우 문예적이다.

맥켄드릭의 『그 시절』은 그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유럽인들의 역사적 경험에만 그치지 않고 인류 공동체의 집단적 경험과도 깊이 연루되어 있다. 시인은 여기에 크고 작은 재난과 불행의 이미지들을 모아놓았다. 책 표지에 그려 넣은 벌건 용암이 흘러내리는 화산, 늙은 왜가리의 텅 빈 세상, 막막한 황무 공간, 약탈자와 약탈당한 자, 사자-나무를 죽인 사나운 바람과 실존적 피로, 화산 폭발과 지진, 여진에 갈라진 둥근 천장, 세상을 휩쓸고 있는 팬데믹 병원균, 전쟁으로 불타버린 도시, 미로, 벌레의 내습, 음울한 감옥, 무인도의 크루소, 친구의 무덤―기억의 여정에서 만난 이들 재난과 불행의 이미지를 한데 모아 흩어진 삶을 다시 잇고 도시를 다시 세우는 작업, 이것이 맥켄드릭이 예술가로서 자임한 책무이다. 재난의 시대에 맥켄드릭이 쓴 이 시집은 그의 자조 섞인 예술 옹호론이고, 그의 자아비판이자 문명 옹호론이며, 그의 지옥, 연옥, 천국으로 이루어진 작은 『신곡』이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그 시절
저자/출판사
제이미 맥켄드릭 (지은이), 이종숙 (옮긴이),강
크기/전자책용량
135*210*10mm
쪽수
152쪽
제품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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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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