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구 증가와 식량 위기,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는 음식의 미래를 발명하고 있다. 당장은 ‘친환경’, ‘동물 복지’, ‘식물 기반’, ‘비건’과 같은 표식을 달고 우리 식탁에 찾아온 대체식품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곰팡이로 만드는 단백질이나 식물성 고기, 세포 배양육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 음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실 음식’을 마음 편히 신뢰해도 될까? 현실화되고 있는 실험실 음식들은 모두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실험실 음식’이 생산·유통·소비·폐기되는 전 과정에서 지구환경은 어떻게 나아지고 있을까?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조금도 없는 것일까? 새로운 식품을 만들어 내놓는 이들을 우리는 얼마나 믿어야 할까?
제1형 당뇨병 환자로서 어릴 적부터 모든 음식을 성분 단위로 분석해 섭취하고, 음식-기술 전문 기자로서 첨단식품기술 분야를 폭넓게 취재해온 저자 라리사 짐버로프는 자신의 병력과 이력을 바탕으로 유망한 ‘실험실 식품’들이 개발·생산·가공·저장·유통·소비되는 과정을 꼼꼼하고 투명하게 밝힌다. 식탁에 찾아드는 다양한 ‘실험실 음식’을 맞이하면서도 이러한 기술 집약적 식품의 생산 과정을 이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지금, 나와 지구의 건강을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들을 살펴본다.
목차
머리말
1. 조류
언제나 미래 식품이었던 미래 식품
2. 균류
스테이크 대체품과 … 조미료?
3. 완두콩 단백질
거대한 대두 시장을 마침내 무너뜨릴 후보
4. 우유와 달걀
동물과 무관하기만 하면 완전 채식주의일까?
5. 음식물 업사이클링
아직 먹을 수 있는 재료를 모아서… 더 많은 음식을 만든다?
6. 채식 버거
식물이 적색육을 대체할 수 있을까?
7. 수직농업
로봇이 수확하는 고급 잎채소가 세계의 식량이 될 수 있을까?
8. 세포 배양육
모조 동물성 식품, 틈새시장을 넘어 더 확장될 수 있을까?
9. 소비자는 팔면 그냥 사는 사람인가?
10. 20년 뒤, 우리는 무엇을 먹게 될까?
집필 참고 자료와 정보의 출처에 관하여
감사의 말
저자
라리사 짐버로프 (지은이), 제효영 (옮긴이)
출판사리뷰
탄소 제로, 유해 성분 제로, 식량 평등과 동물 해방을 약속하는 ‘대체식품 기술’은
기후, 식량, 건강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낼 수 있을까?
전 세계 경작지의 80퍼센트 이상이 가축을 기르는 데 쓰이는 ‘사료 작물’의 농지이며 지구상에 사는 동물의 90퍼센트 이상이 인간이 먹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라는 사실,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모든 도로교통 수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합한 것보다 많다는 사실 등으로부터 기존 식품 산업의 한계를 점점 더 뚜렷이 인식하게 되면서, 고기를 비롯한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지구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위기 전망까지 더해져, 실리콘밸리를 위시한 전 세계 첨단기술업계는 식품기술을 다가올 위기의 해법으로 제시하며 다양한 대체식품을 끝없이 선보이고 있다. 당장은 ‘친환경’, ‘동물 복지’, ‘식물 기반’, ‘비건’과 같은 표식을 달고 우리 식탁에 찾아온 식품들, ‘제로 슈거’를 위시한 ‘건강에 더 좋은’ 식품들을 손쉽게 볼 수 있고, 나아가서는 곰팡이로 만드는 단백질이나 식물성 고기, 세포 배양육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 음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실 음식’을 마음 편히 신뢰해도 될까? 현실화되고 있는 실험실 음식들은 모두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실험실 음식’이 생산·유통·소비·폐기되는 전 과정에서 지구환경은 어떻게 나아지고 있을까?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조금도 없는 것일까?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이들을 우리는 얼마나 믿어야 할까?
제1형 당뇨병 환자로서 어릴 적부터 모든 음식을 성분 단위로 분석해 섭취하고, 음식-기술 전문 기자로서 첨단식품기술 분야를 폭넓게 취재해온 저자 라리사 짐버로프는 자신의 병력과 이력을 바탕으로 유망한 ‘실험실 식품’들이 개발·생산·가공·저장·유통·소비되는 과정을 꼼꼼하고 투명하게 밝혔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점점 더 알 수 없어지는 채로 식품회사들의 마케팅에 의지해 식탁을 꾸려야 하는 지금, 나와 지구의 건강을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들을 낱낱이 살펴본다.
우리의 식탁을 차지하게 될 전도유망한 미래 음식들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으며 맛과 영양은 어떨까?
‘파는 대로 사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꼭 짚어야 할 질문들
‘미래 음식’이라고 하면 하루치 영양소가 모두 담긴 알약 하나, 밀웜이나 메뚜기가 들어간 단백질 쿠키, 〈설국열차〉 속 바퀴벌레 양갱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우리의 미래 음식은 그보다는 친숙한 대체음식들이다.
1장에서는 해조류의 잠재력에 주목한다. 조류는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자라므로 재배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저렴한 가격으로 무한히 공급할 수 있고,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유망한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막연한 거부감을 불식시킬 적합한 형태나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장에서는 10~20년 뒤 우리의 식탁 한구석을 차지할 가장 현실적인 조류 식품은 어떤 모습일지 알아보며 조류 농업기술의 전망을 분석한다.
2장에서는 곰팡이를 이용해 만드는 식품에 관해 다룬다. 균류는 동물성 단백질을 가장 훌륭히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 지속 가능성이 뛰어나고 활용 가능성이 무궁하다는 점에서 각광받지만 식품화하기 위해선 가공이 불가피하다는 맹점이 있는 재료다. 이 장에서는 ‘가공한 후에도 원재료의 좋은 기능이 남아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관련 내용을 탐구·조사한다.
3장에서는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인 콩 단백질을 다룬다. 두류는 육류를 대체할 대안으로 가장 오랫동안 연구되어온 만큼, 일반적인 고기의 식감과 형태를 가장 흡사하게 구현하고 있는 식품이다. 그러나 제품의 맛과 식감을 위해 콩을 이용한 대체식품 생산 과정에서도 ‘분리·가공’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는데, 이러한 가공식품은 우리가 ‘콩’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무해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은 쉽게 간과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이 장에서는 제조 공정을 꼼꼼히 취재하고 영양학 전문가들을 심층 인터뷰하는 과정이 가감 없이 담겼다.
4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조 개가 소비되는 달걀부터 그에 못지않게 사랑받는 우유까지 인류의 필수재가 된 식품의 미래를 엿본다. 닭 없는 달걀, 소 없는 우유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개발이 어디까지 다다랐으며, 이 기술들이 달걀과 우유,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식감과 맛을 얼마나 유사하게 재현하는지를 일일이 맛보고 분석하면서, 이 기술들의 안전성과 관리·감독 절차의 정당성을 함께 따져본다.
5장은 음식물 업사이클링 분야를 다룬다. 최초의 폐기물 재활용 식품인 마가린부터, 동양 문화권에서는 이미 친숙한 비지를 비롯해 맥주 양조 후 남은 곡물로 만드는 음식, 과일주스 착즙 뒤 남은 찌꺼기로 만드는 햄버거를 비롯한 다채로운 업사이클링 음식 세계를 조명한다. 음식물 업사이클링 아이디어는 식품 폐기물이 지구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구상인 반면, 폐기물을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이기에 각 원료의 출처를 일일이 알기가 어렵고 고도의 가공 절차를 거치게 된다는 점을 짚으며 이러한 식품의 영양 문제에 관해 심층 탐구한다.
채식 버거 시장을 다루는 6장에서는 비욘드 버거와 임파서블 버거를 위시한 다양한 비동물성 햄버거 생산업체들을 방문하며 맛과 영양 면에서 기존과 유사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고기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첨단기술들이 활용되고 있는지를 밝힌다. 이와 함께 독점 기술을 보유할수록 투자 유치가 유리해지는 식품 산업 구조를 짚으며 생산 공정의 투명성에 관한 업계 내부자들의 견해를 들어본다.
7장에서는 수직농업의 세계를 탐구한다. 생산지와 배송지 간의 거리를 좁혀 더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 토지 사용을 줄이고, 농약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재배 환경 조성에 따라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작물을 길러낼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을 두루 짚는 동시에 ‘흙’과 ‘미생물’ 없이 자란 채소 역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공급할 수 있을지, 토지 사용을 줄이고 인공조명(전기) 사용을 늘리는 것 중 무엇이 환경 비용을 줄이는 데 더욱 이로울지를 알아보고, 알고리즘으로 가동되는 기술 집약적 산업인 만큼 도심 위주로 농장이 조성되는 상황이 식량 불평등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도 따져본다.
8장에서는 동물세포로 만드는 배양육에 관해 탐구한다. 배양육 산업은 ‘진짜 고기’를 공급할 수 있으면서도 대규모 축산업이 환경에 유발하는 악영향을 막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나 생산 공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배양 세포의 증식을 자극하는 화학적 물질들은 무엇이며, 이에 적용되는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 모든 과정의 안전성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관해 업계가 뚜렷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베일에 싸인 정보에 다가가며 저자는 ‘정말 안전할지’, ‘배양육 대량생산에 필요한 자원들이 가져올 다른 피해는 없는지’,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중 어떤 대체고기가 인간과 환경에 더 이로울지’와 같은 의문에 답을 찾아나간다.
9장 ‘소비자는 팔면 그냥 사는 사람인가?’에서는 식품업계에 만연한 생산 공정의 불투명성과 규제 관리 제도의 빈틈, 대체식품과 일반식품업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들, ‘비육류·비유제품 가공식품’을 ‘식물성 식품’이라고 일컫는 업계 전반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다루며 소비자가 식품 체계에서 자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에 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다. ‘파는 대로 사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장이다.
10장은 저자와 그가 인터뷰한 다양한 식품 관련 전문가들의 바람을 담은 장이다. 수억 명의 사람들을 영양실조 상태에 놓이게 하고, (사람과 야생 동물들이 살고 있는) 거대한 숲을 파괴하며, 매년 700억 마리의 육상 동물들과 1조 마리의 해양 생물을 살생하고, 각종 동물원성 전염병의 위험성을 높이며, 수많은 만성 질환들과 항생제 내성 문제를 유발하는 현재 우리의 식품 체계를 돌아봄과 동시에 업계 전문가들의 허심탄회한 미래 전망을 들어본다.
기업가와 투자자가 아닌,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정의하는 “무해한 식탁”
“이 책은 우리 식품 체계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거나 산업화된 식품에 전면적으로 반대하려고 쓰여진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신생 식품업계가 거대 식품 기업이 걸어간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들이고, 심지어 오래된 기존 브랜드에 흡수되어버리는 상황(모든 기술 분야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쓰였다. 신생 스타트업들이 소비자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느끼게 만들면서도 실제로는 소비자를 대기업과 똑같이, 간편식과 값싼 저품질 고열량 스낵이 가득한 진열장 앞으로 안내한다는 것이 나의 불만이다.” (본문 158쪽)
이 책에 등장하는 한 전문가는 ‘음식은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원료라도 성분을 분리하고 가공하여 만들어진 식품은 결코 기존의 식품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가공 수준이 높은 음식일수록 우리 몸의 혈당 부하를 높이고, 전분이 순식간에 소화되도록 만들어지기에 이런 식품을 먹을수록 더 빨리 허기를 느끼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는 사실 또한 짚는다. 더불어 고도로 가공된 식품을 생산함으로써 야기되는 환경 비용과 식품 불평등 문제 또한 간과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밝힌다.
가공을 줄이면 문제가 해결될 테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기존 식품이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시장에서 대체식품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더 저렴하게,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하여 식품 공급망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높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즉, 식품 공급의 효율을 위한 ‘가공’과 ‘변형’, 이를 위한 ‘기술’의 적용이 불가피한 실정인 셈이다. 여기에 ‘독점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더해져 기업은 가공 공정의 불투명성·불합리성을 개선할 동기를 찾지 못하고, 이는 결국 ‘덜 가공한 음식’이나 ‘자연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지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음식을 섬세히 가려 먹어야 하는 당뇨 환자로서, 첨단식품기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해온 기자로서 저자는 개발·생산·가공·저장·유통·소비로 이어지는 식품 체계 전반에 소비자의 입장과 권리가 반영될 수 있어야 우리에게 진정으로 ‘무해한 식탁’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식품 산업이 더욱 기술 집약적 산업이 되어가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점점 더 알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를 의심 없이 받아들일수록 ‘특허’ 또는 ‘독점 기술’이라는 명목하에 성분과 기술을 비밀에 부치는 관행만 심화될 뿐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미래 음식’을 직접 맛보고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업계 내부자들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식품업계가 제시하는 ‘무해한 식탁’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기 전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 지속 가능한 식탁을 구상해보는 방법을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