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브라질의 대문호, 마샤두 지 아시스의 대표 단편 4편과 중편 1편을 모은 선집이다. 표제작인 「정신과 의사」를 비롯해, 단편 「점쟁이」, 「회초리」, 「자정 미사」, 「유명인」을 “아이러니”라는 주제로 한데 엮었다.
아이러니의 사전적 뜻은 이렇다.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 『정신과 의사』에서 펼쳐지는 각 이야기의 배경과 인물의 면면은 지극히 평범하다. 이를 서술하는 작가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독자는 그간의 건조함이 폭풍전야였음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의 결론에 이르면―그걸 결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우리는 뜻밖의 결말에 당혹스러워하며 순간 말을 잃게 된다.
절친한 친구의 아내와 불륜에 빠진 남자, 신학교를 도망쳐 나와 과부의 집으로 숨어들어간 신학생, 자정 미사에 가기 위해 졸음을 참는 소년, 폴카 곡을 작곡해 유명세를 얻었지만 영감을 얻기 위해 죽기 전까지 고뇌하는 작곡가, 그리고 한 마을에 최초로 정신병원을 세우고 “이성과 광기의 경계를 명확하게 짓는 것”을 자신의 소명을 삼는 정신과 의사까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이국적인 신비의 세계로 빠져보기를 권한다.
목차
점쟁이
회초리
자정 미사
유명인
정신과 의사
역자 후기
저자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은이), 이광윤 (옮긴이)
출판사리뷰
뼈 있는 농담, 허를 찌르는 전개, 심오한 통찰.
브라질 문학의 거장, 마샤두 지 아시스의 중·단편 소설집
국내 초역으로 만나는 아이러니의 정수
마샤두 지 아시스라는 이름은 국내에 아직 생소하다. 주로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그는 가히 브라질 역사상 최고의 단편 작가라 불리며 『악마의 시』를 쓴 작가 살만 루슈디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감독 우디 앨런이 좋아한다고 고백한 바 있는 인물이다. 『타인의 고통』의 저자 수전 손택은 “남미가 배출한 최고의 작가”라고 극찬하였다. 인간의 폭발적이고 처절한 심리를 통찰해 정곡을 찌르는 것으로 유명한 마샤두 지 아시스, 이번에는 중·단편 선집 초역을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 다시 인사를 건넨다.
선집은 총 5편의 중·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제작이자 중편인 「정신과 의사」를 비롯해 단편 「점쟁이」, 「회초리」, 「자정 미사」, 「유명인」이 순서대로 실렸다. 빛소굴은 마샤두 지 아시스의 수많은 중·단편을 검토하여 그의 소설가적 면모가 잘 드러난 것은 물론 동서양을 막론하여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 만한 작품들을 엄선했고, 그중에서도 “아이러니”라는 주제에 알맞은 작품들만 모아 이번 선집에 싣게 되었다.
아이러니의 사전적 뜻은 이렇다.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 『정신과 의사』에서 펼쳐지는 각 이야기의 배경과 인물의 면면은 지극히 평범하다. 이를 서술하는 작가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독자는 그간의 건조함이 폭풍전야였음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의 결론에 이르면―그걸 결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우리는 뜻밖의 결말에 당혹스러워하며 순간 말을 잃게 된다.
마샤두 지 아시스가 선사하는 이러한 놀라운 소설적 체험을, 국내 브라질 문학 전문가인 이광윤 교수가 한국어로 옮겼다. 비교적 낯선 문화권의 관습이나 단어 쓰임새, 작가가 여러 원전에서 가져온 폭넓은 인용에 최대한 각주를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인간은 입체적이다. 다시 말해 한 가지 면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점괘는 모두 허황된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던 사람도 위급한 상황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점쟁이에게 의존하게 되고, 한순간 불타올랐던 욕정으로 안절부절못하던 사람이 하룻밤 만에 차갑게 식어버리기도 한다. 학문에의 선구자적 정신과 숭고한 대의명분을 지닌 정신과 의사는 평화롭던 한 마을에 정신병원을 세우면서 어떤 독재자보다 무시무시한 공포감을 조성하며 마을 위에 군림한다.
마샤두 지 아시스는 인간의 태생적 본능과 욕망의 시작점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그것이 임계점을 넘었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지 서술하는 데 탁월한 작가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이국적인 신비의 세계로 빠져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