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에겐 미래 세대가 살아갈 땅을 훼손할 권리가 없다!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나선 세계 시민 투쟁기
최근 온실가스, 미세 먼지 등 대기와 기후, 이른바 ‘하늘’의 문제가 지구적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제는 ‘하늘’에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의 ‘땅’과 ‘먹거리’에도 화학물질과 유전자조작에 의한 생태환경 파괴,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여러 위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10년 전 이러한 현실을 통렬하게 고발했던 베스트셀러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의 저자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리-모니크 로뱅의 새 책으로, 지난 10년 동안 더욱 심화된 위기를 여러 과학적 근거를 들어 폭로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에서 그녀는, 이러한 상황을 야기한 미국?유럽의 ‘전통적인 자본주의 강대국’ 정부와 몬산토 등 초대형 다국적기업 그리고 이들과 결탁한 과학자, 언론인의 ‘기득권 동맹’에 맞서 싸우는 전 세계 농민, 노동자, 독립 과학자, 의사, 법률가, 활동가 등의 ‘시민 연대’와 투쟁을 기록하였다.
이 책은 지구에서 매해 80만t 뿌려지는 제초제를 구성하는 화학물질 ‘글리포세이트’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세계 최대 제초제 회사 몬산토가 ‘라운드업’이라는 이름으로 특허권을 소유한 이 물질은, 땅?물?공기?일상 용품, 무엇보다도 수많은 음식물에 퍼져 동식물과 인간에게 피해를 야기했다. 시판 후 40년 만인 2015년 WHO 국제암연구센터에서 ‘발암 물질’로 가까스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여러 과학적인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기득권 동맹’에 의해 묵살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더 이상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상황은 우리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협하는 “에코사이드”, 즉 생태학살로 발전했으며, 이를 저지하려는 세계 시민들의 행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과정을 촘촘히 기록함으로써 “생태학살이라는 평화에 반하는 범죄”(프란치스코 교황)를 중단시키기 위한 우리 모두의 변화와 실천을 촉구한다. 한국어판에는 프랑스어판에 포함되지 않았던 저자가 직접 촬영한 14장의 사진, 원서 출간 이후 이야기에 대한 후기가 추가 수록되어 있다.
목차
서문. 생태학살의 무기, 라운드업을 끝장내기 위하여
1장. 프랑스: 그라탈루가의 투쟁
2장. 아르헨티나: “조용한 인종 학살”
3장. 암: 몬산토가 벌인 공작
4장. 스리랑카, 논에 가득 찬 죽음
5장. 땅과 식물에 뿌려진 독
6장. 목축업의 위험 신호
7장. 어디에나 존재하며 적은 양만으로도 위험한 제품
8장. 몬산토와 규제 기관, 공모의 증거들
결론. 몬산토 국제법정의 희망적인 행보
한국어판에 부쳐. 이후의 이야기들
옮긴이의 글. 우리에겐 미래 세대가 살아갈 땅을 훼손할 권리가 없다
저자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은이), 목수정 (옮긴이)
출판사리뷰
저널리스트 마리-모니크 로뱅, 다시 한 번 치명적인 진실을 폭로하다
2016년 10월 15일과 16일, 〈몬산토 국제법정〉이 개최되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위치한 헤이그에 모인 사람들(증인 24명, 재판관 5명, 청중 400여 명)은 세계 최대 규모의 농화학 기업 몬산토와 글리포세이트를 화두로 “생태학살”을 국제법상의 형사처벌 대상으로 요구하고자 세 가지 주제를 내건(인체 건강- 1~4장, 땅과 식물- 5장, 동물- 6~7장) 시민 법정을 진행했다. 저자 마리-모니크 로뱅은 이 세계 시민 법정의 “대모”로 기획에서부터 참여했으며, 행사의 준비와 조직뿐만 아니라 거대한 자본주의적 생태학살에 맞서 싸우는 수많은 이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그녀가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를 누비며 만난 이들의 삶과 투쟁, 활동을 바탕으로 쓴 르포르타주가 바로 이 책 《에코사이드LE ROUNDUP FACE A SES JUGES》다.
죽음을 생산하는 정부와 기업
베트남전쟁의 악명 높은 고엽제 ‘에이전트오렌지’를 제조했던 몬산토는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불렸는데, 1970년대에 들어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를 시판한다. 그런데 주황색 통 속 ‘에이전트오렌지’의 여러 독성 요소들처럼, 초록색 통의 ‘라운드업’ 안에도 독성 물질로 의심되는 ‘글리포세이트’라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었다. 하지만 “소금보다 덜 위험하고” “단 한 번만 뿌려도 되는” 제초제라는 몬산토의 선전과, 규제 당국의 보증에 기반을 둔 권력과 결탁한 언론인과 과학자들이 대중의 합리적 의심을 억눌렀다. 이후 GMO 농작물 재배 및 소비가 미국, 남미, 유럽을 중심으로 대폭 확장되는 과정에서 유전자조작 농산물과 맞춤형으로 설계된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는 전 세계 농업 시장을 장악하기에 이른다.
기득권 동맹 VS 세계 시민 연대
하지만 강력한 독성의 제초제는 사용 후 곳곳에서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글리포세이트에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들의 등장과 이로 인한 더욱 강력한 제초제의 사용, 작업자들에게 발생하는 신장 질환·비호지킨림프종·자폐증·암 및 각종 희귀 질환, 제초제 섭취 동식물의 각종 영양 결핍과 기형이 바로 그것이다.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고발된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기득권 동맹’은 자신들의 주장을 이어나간다. 미국, 유럽 연합 등은 ‘공개되지 않은’ ‘기업 제공 평가 자료’에만 근거해 계속해서 글리포세이트의 사용 허가를 갱신해왔으며, 몬산토가 관리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은 ‘과학적인 방식’으로 자료를 조작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고, 이른바 ‘언론 종사자’들은 댓글로 여론을 조작하고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시민들은 이를 두고 보지만은 않았다.
임신 중에 글리포세이트에 중독되어 태어난 테오와 마르티나의 기형에 분노한 사빈 그라탈루와 마리아 리스 로블레도.
당국과 기업과 언론의 무차별적 중상모략에 굴하지 않고 정의를 추구하고 민중과의 연대를 추구한 안드레스 카라스코와 다미안 베르제냐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의 의사들.
최초의 몬산토 소송을 통해 이후 수천 여 건의 법정투쟁을 이끌어낸 농민 크리스틴 셰파드와 변호사 티머시 리젠버그.
미국 정보법을 이용해 몬산토의 비밀 서류들을 찾아낸 앤서니 삼셀.
국가 차원에서 최초로 글리포세이트를 금지시킨 스리랑카의 승려 아래서리 라타나 테로와 의학자 샤나 자야수마나.
아르헨티나 팜파스 한복판에서 몬산토에 저항하며 유기농을 실행하는 디에고 페르난데스.
미군에도 자문했던 경력을 지닌, 지배계급의 안락을 거부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식물병리학자 돈 휴버.
평생 수의사로 살아오면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의 복구를 희망하는 아트 던햄.
돈육 농가의 독보적인 연구 협력자 하워드 블리저와 이브 페데르센 그리고 이들과 연구 관계를 맺은 모니카 크루거.
레이첼 카슨의 후예로 불릴 만한 ‘물고기와야생동물서비스’의 재활 교육자 주디 호이.
몬산토와 똑같은 연구 방법으로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한 토마스 뵌.
글리포세이트 마피아의 프로파간다를 반대하여 미국의 엄마들을 모아낸 젠 허니컷.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를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과학자들의 규합을 통해 선언문을 발표한 마이클 안토니우.
프랑스에서 시민들의 글리포세이트 감염을 조사한 결과 ‘모든 사람’에게서 세균을 찾아낸 프랑수아 베이예레트.
규제 당국과 다국적기업의 공모를 과학적 사기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맞선 피터 클라우싱.
이들은 〈몬산토 국제법정〉에 참여하여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밝히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이미 입증된 잘못된 행위에는 그에 마땅한 처벌을,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화학물질에 대한 확실한 규제와 심층 조사를 촉구했다. 더불어 위험 예상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생태환경과 인간을 지키는 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세계 인권법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다섯 나라의 법률가들은 “에코사이드”가 국제형사재판소가 규정하는 로마 규정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권고 의견’을 발표했다.
권력과 언론이 과학의 이름으로 양산한 ‘거짓말’
몬산토와 ‘기득권 동맹’은 다양한 거짓말을 ‘과학’의 외피를 두른 채 계속해왔고, 이를 통해 문제 제기의 기회를 봉쇄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그들의 주장은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 기본적으로 자료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규제 기관이 인정”했다는 말을 반복하고, 어렵게 구한 자료를 통해 똑같은 방식으로 실험했을 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킬레이트’화와 그 누적(금속 물질을 녹여 고착시키는 행위가 누적되어 연쇄 전파되는 것. 이에 의해 일상 용품에까지 글리포세이트가 퍼진다)에 대해서는 40년 동안 공개적으로 연구한 바조차 없다. 따라서 글리포세이트의 누적 효과(토양 속 누적부터 섭취량 누적까지)와 실재량에 대한 자료가 현저히 부족하다. 글리포세이트 일일 한계 허용량과 같은 위험 기준 수치는 기관마다 다를뿐더러, 어떻게 그러한 방식으로 추산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는 것마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심지어 자신들 내부의 실험에서 문제시 된 결과에 대해서는, ‘또 다른 이유’를 찾아내 글리포세이트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외한다. 무엇보다도 수많은 사람과 동식물에게 발생한 질병과 죽음을 외면한다. 요컨대 질문과 반론에 대답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과 논리만을 반복하면서 ‘과학적’ 근거라며 들이민다. 우리가 반도체 제조 공정이나 가습기 살균제 등 화학물질 관련 사건 등에서 익히 보아온 문제들, 즉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상관관계가 결국은 인정될 수밖에 없었던 사실상의 범죄 사건들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에코사이드는 평화에 반하는 범죄”
그러나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이 책이 프랑스에서 출간된 후 2년 여가 지나는 사이 몬산토는 바이엘과 합병했는데, 몬산토의 ‘생태학살’ 행위에 대한 소송이 이어지면서 주가의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몬산토가 그동안 정치인, 공직자, 언론인, 업계 리더, 과학자 들에게 벌인 ‘긴밀한 로비’의 꼬리가 “몬산토 파일”이라는 이름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또한 저자가 시작한 “자발적 오줌싸개들”이라는 이름의 캠페인(자신 몸속의 글리포세이트를 측정하고 공개함으로써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화학물질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운동)은 프랑스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전히 규제 당국과 다국적기업은 버티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궁지에 몰리는 것은 그들이 될 것임을 최근의 상황이 보여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적한 것처럼 “생태학살ECOCIDE은 평화에 반하는 범죄”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포함한 지구 전체에 대한 훼손은 미래 세대가 살아갈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에코사이드》는 생태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의 범위를 더욱 확장하고 실천해나갈 것을 요구하는 책이기에, 지금 시기에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 책은 여전히 변형된 성장지상주의가 만연하고 여전히 농업과 목축업이 철저히 산업적인 논리로만 이해되는 속에서, 수십만 마리의 가축들을 살처분하는 속수무책의 전염병을 수차례 겪고,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를 사용을 여전히 규제 없이 허용하고 있으며, 유전자조작 식품을 대량 수입하는 한국에서 특히나 더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생산되지 않는 지식’과 ‘측정되지 않는 고통’의 현실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명백한 증거다.” _ 《국민일보》
“독성 물질에 반대하는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이 담겼다.” _ 《한겨레신문》
“몬산토의 변명과 그 뒤에 숨은 거짓말을 집요하게 따라갔다.” _ 《서울신문》
“‘독립적인 지식’을 통한 마리-모니크 로뱅의 뛰어난 업적을 통해 독자들은 판결을 내릴 수 있다.” _ 《르몽드》
“피고 글리포세이트는 기립하시오!” _ 《라크루아》
“글리포세이트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_ 《바이오컨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