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대통령 비서실장 정해창이 기록한 노태우 정부의 청와대
‘보통사람들의 시대’를 치열하게 써내려간 한 공직자의 충실한 수기
노태우 정부 시절의 청와대를 기록한 정해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회고록『대통령 비서실장 791일: 정해창의 청와대 일지』가 출간되었다. 1990년 12월부터 1993년 2월까지 비서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하며 남긴 8권의 업무일지를 바탕으로 약 7년간 집필에 매달려 완성한 방대한 기록이다. 대통령과 주변 보좌진의 국정활동이 담긴 이 책에는 6·29민주화선언과 북방정책을 비롯해 한국 정치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역사적 사건의 면면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제6공화국의 포문을 열고 특유의 유연한 리더십으로 전환기의 격변하는 정국을 헤쳐 나가고자 했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숨 가쁘게 돌아가는 청와대의 매일 또한 빼곡히 실렸다. 현대판 ‘승정원일기’를 남기겠다는 사명감을 띠고 성실히 집필에 임한 저자의 집념 덕분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의 공뿐만 아니라 과까지 정직하게 담은 담백한 서술로 공적 사료의 행간을 채우는 충실한 수기로서 남을 책이다.
목차
화보 5
책머리에 21
제1장 서장 33
청와대에 들어가기까지 35
비서실장이라는 자리 37
세 가지 다짐 40
시대적 상황과 노태우 대통령 42
노태우 대통령은 어떤 분이었는가? 47
제2장 1990년 12월 27일~1991년 3월 31일 55
취임하던 날 57
연말.연시에도 쉴 날 없는 청와대 60
새해맞이와 연두 기자회견 등 65
연두 업무계획 보고와 지방순시 72
한일 정상회담, 러시아 특사 방한, 그리고 한미 행정협정 개정 76
페르시아만 사태: 걸프전쟁에 대한 대처 80
수서사건, 국회 상공위사건 그리고 예능계 입시부정사건 등 85
지방자치의 첫걸음: 기초의회 구성 97
휴일 물가 대책회의,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회의,
SOC기획단 발족 107
노사정 회의 111
페놀사태와 관계장관회의 그리고 환경처 장관 경질 114
새질서.새생활운동과 국가기강 확립 119
독일 대통령 방한, 유엔가입.통상외교 대책, 도입 전투기 기종 변경 122
야당 총재와의 조찬 회동 124
쌀 사주기 운동과 각종 자문회의 등 125
제3장 1991년 4월 1일~6월 30일 129
고난의 나날을 앞두고 131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총회와 고르비 방한 등 132
과학기술 진흥에의 집념 145
강경대 군 치사사건 156
개혁입법의 강행 166
국무총리 경질과 개각 170
유엔가입 실현 184
광역의원 선거 공고와 총리 피습 그리고 여당의 압승 190
경제 챙기기,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회의 그리고 신도시 부실건설 문제 201
그 밖의 국정수행: 외빈 접견, 국방.통일 관련 보고,
청소년 대책회의, 경복궁 복원사업 착공 등 205
제4장 1991년 7월 1일~9월 30일 213
미국 및 캐나다 국빈방문 그리고 밴쿠버선언 발표 215
수행 소감 및 준비과정 등 227
정중동의 정국: 임시국회.김대중 총재와의 회동. 최영철 특보 제주 발언 파동과 후계구도 문제 229
힘들기만 했던 전두환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 237
경찰청의 발족과 독립 242
소련 쿠데타 사태 발생과 대처 245
청와대 본관 신축 준공 254
신축 청와대에서의 첫 본관수석회의 261
21세기위원회 보고와 연구기획단 발족 265
농어촌대책과 홍수 그리고 태풍 269
경제정책 다잡기 273
정기국회 준비 및 기타 국정수행 사항 281
유엔 연설, 멕시코 방문 그리고 핵 관련 선언 286
제5장 1991년 10월 1일~12월 31일 301
임기 4년 차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303
연달아 개최되는 본관수석회의 305
현장방문의 강화 307
새질서.새생활운동 1주년 평가보고회의 등 310
몽골 대통령 방한, APEC 3차 각료회의 개최,
중국 외교부장 접견 그리고 한미연례안보회의 313
민중당 대표 면담과 진보세력의 제도권 포용 323
청와대 민원전화 개통11.8 비핵화선언, 12.18 핵무기부재선언, 그리고 12.31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 타결 328
4.5차 남북고위급회담,〈남북기본합의서〉채택그리고 대통령의 대 솔라즈 의원 설명 338
정기국회의 마무리 I: 예산안 통과까지 351
정기국회의 마무리 II: 추곡수매가 동의안,정치관계법 및 쟁점법안 처리 355
7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경제장관회의 정례화 문제,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회의, 과학기술진흥회의, 정책평가회의 365
새만금 간척 종합사업 및 대구 지하철 기공식 372
개각과 새해 정치일정 375
연말 기자회견 그리고 마지막 본관수석회의 383
제6장 1992년 1월 1일~3월 31일 389
새해를 맞으며 391
시무식 및 연두 기자회견, 정치일정 발표, 단체장 선거 연기 등 392
새해 첫 본관수석회의 403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야자와 일본 수상의 방한 406
경제 다잡기로 시작된 연두 업무계획보고 그리고 지방순시 417
민자당 국회의원 후보 공천 424
노사관계 사회적 합의 형성을 위하여 438
6차 남북고위급회담과 남북관계 진전 442
취임 4주년에 즈음하여 448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457
14대 국회의원 선거와 공명선거관리 460
과반수 미달과 사후 수습: 외신의 긍정적 평가와 당직 개편 466
개각 그리고 총선 마무리 본관수석회의 474
제7장 1992년 4월 1일~6월 30일 481
새로운 마음으로 481
5차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회의와 2차 과학기술자문회의 482
경제홍보 강화와 제2경제수석 신설 문제 그리고 경제자문회의 486
경제인과의 만남 그리고 전국 중소기업자대회 연설 492
경제부처 순시, 경제 현장 격려 등 496
7차 남북고위급회담과 남북관계의 진전 498
LA 폭동 사태와 청와대 507
체코슬로바키아.베냉.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방한 509
민주자유당 전당대회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 I: 대회 준비와 후보 단일화 513
민주자유당 전당대회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 II:
양자대결로 시작되어 일방 중도포기로 얼룩진 후보 결정 526
경선 뒤처리 I: 전당대회 축하연, 청와대 국무회의,당직 개편 및 국회의장 내정 550
경선 뒤처리 II: 이종찬 출당 보류 및 당 체제 정비와 개각,무소속 영입과 14대 국회 개원, 단체장 선거 연기 555
그 밖의 일들: 환경문제, 정주영 국민당 총재 면담
그리고 6.29선언 5주년 기념행사 565
경부고속철도 기공식 그리고 6월을 보내면서 570
제8장 1992년 7월 1일~9월 30일 573
임기 8개월을 남기고 575
본관수석회의 그리고 홍보대책 강화 576
6차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회의와 5차 과학기술진흥회의 582
경제장관회의와 현장 점검 등 585
경제자문회의 그리고 경제인과의 만남 589
바르셀로나올림픽 및 우리별 1호 발사 593
대통령의 회갑연 599
여야 대결과 제157~158회 임시국회 공전 600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연기 위헌소원 전말 609
전반기 결산, 정기국회 준비: 예산안 편성과 정치관계입법 절충 612
당총재직 이양과 공직기강 잡기 등 619
8.15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소, 북한 부총리 김달현서울 방문 및 8차 남북총리회담 623
연기군수 부정선거 폭로와 진상규명 그리고 9.18 정치적 결단 628
중국 수교와 중국 국빈방문, 그리고 유엔연설 645
제9장 1992년 10월 1일~12월 31일 661
역사적인 중국방문을 마치고 663
민자당 탈당과 당사 고별 방문 665
현승종 중립 선거관리 내각 발족 668
민자당의 동요와 일부 의원 등 탈당 679
국회 정상화: 단축 운영한 정기국회, 정치관계법.추곡수매동의안 및 예산안 통과 686
공명선거 다짐 3당 대표 초청 회동과 김복동 의원 탈당 695한일 및 한.러 정상회담 기타 외교 활동 699
북방정책 평가 보고회의 705
경제정책 챙기기: 7.8차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회의 그리고 경제장관회의 707
포철 광양제철소.용산가족공원.대덕연구단지.
잠수함 진수.서인천화력발전소.부산 동서고가도로 준공과 영종도국제공항 기공 712
민생현장 시찰: 합덕 벼 베기 현장.분당신도시.한일합섬여고.양재농산물시장 720
남북관계의 침체.냉각 722
평시작전지휘권 환수와 중장기 국방계획 마련 724
21세기위원회, 교육정책자문회의, 그리고 과학기술자문회의 727
14대 대통령 선거 공고와 중립내각의 다짐 731
대통령 입후보 등록 그리고 선거운동 734
투표와 당선자 결정 그리고 선거 과정 평가 743
대통령 선거 마무리: 선거사범 처리와 사면.새 정부 인수위 발족.퇴임 준비 749
새질서.새생활운동 평가회의.마지막 본관수석회의.정보산업 발전전략.1993경제운용계획 보고.마지막 국무회의.훈장 수여와 종무식 756
제10장 1993년 1월 1일~2월 24일 761
마지막 새해맞이 763
한결 수월해진, 그러나 조용할 수만 없는 청와대 비서실: 청주 우암아파트 붕괴.경부고속전철 차종 선정 연기.업무인계.야당 동향 등 766
두 차례의 본관수석회의 771
국정평가 종합보고회의: 6공화국의 성적표 778
국정 현장의 마지막 점검 784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그리고 경제장관회의 790
임시국회 개회와 체육부 폐지 문제 등 793
각계 인사 접견과 격려 798
당선자 및 후임 비서실장과의 만남 802
마지막 본관수석회의.국무회의와 퇴임 기자회견 그리고 퇴임 804
청와대 떠나던 날 812
뿌듯한 퇴임 814
맺으며: 6공화국의 성공을 바란다 825
연 보 834
저자
정해창 (지은이)
출판사리뷰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공직자의 현대사 스케치
1990년 12월부터 1993년 2월까지 2년 2개월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정해창의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당시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대변혁기를 지나는 중이었다. 국민 직접선거가 처음 실시되면서 권위주의 체제가 민주주의로 이행하던 중요한 분기점이었으며, 대외적으로는 북방정책을 필두로 외교적 기반을 넓히는 한편, 새질서·새생활운동이나 범죄와의 전쟁 등을 전국적으로 실시하여 흐트러진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시기였다.
이에 6·29민주화선언으로 민주화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장본인인 노태우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사회 전반을 재정비하느라 국내외를 종횡무진했다. 저자 역시 덩달아 바쁠 수밖에 없었다.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비서실 총책임자이자 현대사의 사관으로 스스로를 정의내린 저자는 대통령 곁에서 보고 들은 바를 촘촘하게 기록한다. 특히 한국 제조업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제조업 경쟁력 강화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재임 기간 내내 온힘을 다해 경제 발전의 청사진을 마련했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추적한 기록은 다른 현대사 사료에서 쉬이 보기 힘든 대목이다. 3당 합당이나 대통령의 당적탈퇴 결단 등 한국 정치사에 남은 굵직한 사건들 역시 현장감을 살려 생생하게 그렸다. 현대판 ‘승정원일기’를 남기고자 했다는 저자 자신의 바람대로, 공적 사료의 행간을 채울 충실한 수기로 남을 책이다.
가장 가까이서 바라본 청와대
저자가 회고하는 비서실장의 하루 업무는 분 단위로 기록될 정도로 엄격하고도 촘촘하다. 대통령 비서실은 청와대에서도 제일 바쁜 곳이기를 자처하는 핵심기관인 탓이다. 매일 오전 7시에 열리는 아침수석회의로 시작되는 하루는 빠듯하게 짜인 계획을 따라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마저도 때때로 발생하는 돌발 상황을 수습하느라 본래의 일정이 엉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사불란한 조직력을 자랑하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유연함을 발휘해야 하는 청와대라는 조직의 속성이 책 곳곳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을 보필한 이로서 정치인 노태우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노력했다는 점 또한 이 책을 유심히 살펴야 할 이유다. 6·25전쟁 당시부터 30년간 군에 복무한 경력을 지닌 노 전 대통령을 두고, 저자는 문인의 지력(智力)과 무인의 지휘력을 두루 갖추었으면서도 이를 부드러운 방식으로 발현하는 정치지도자였다고 회고한다. 특히 ‘물태우’란 세간의 조롱에 “작금의 상황에 대한 처방으로는 불의 화끈함보다 물의 미지근함이 정답”이라고 자평했다는 에피소드는 노 전 대통령이 지향했던 전환기의 유연한 리더십이 어떤 것이었는지 잘 보여 준다.
흔들리지 않는 충직함이 전하는 가치
이 책은 노태우 정부하의 청와대를 회고하는 수기인 동시에 저자가 26세에 검사로 발령받은 뒤 공직자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을 갈무리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비서실장으로 임명받던 날 “(인간) 정해창은 사라진다” 결심하고, 이후 대통령의 그림자처럼 행동하며 리더의 심중을 파악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대구지검 검사에서 시작해 법무부 검찰국장에 오르기까지, 법조인로서 평생을 복무한 저자가 다져온 반듯함과 꼼꼼함도 눈여겨볼 만하다. 법무부에서 10여 년간 근무하여 법조인으로서는 드물게 정부 및 국회의 행정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정무적 감각을 충분히 쌓았음에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를 항상 유념하고, “청와대에 갔더니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을 기하는 저자의 모습은 공직자로서의 바람직한 태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단순한 처세술을 넘어, 평생 한길을 고집하며 자신의 인생과 업(業)을 올바르게 닦아온 이만이 보여줄 수 있는 충직함은 깊은 울림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