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9호가 출간되었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이로써 2년을 살아남은 셈이다. (……) 이제 조심스럽게 청년, 장년, 심지어 노년을 꿈꾸게 된다. (……) 이번 호 특집은 공교롭게 ‘나이듦과 노년에 대하여’이다. 특집에서 다루어지는 다섯 권의 책(『노화와 언어는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노화의 종말』, 『나이듦에 관하여』, 『아주 편안한 죽음』, 『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은 노화가 없어질 가능성(『노화의 종말』)에서부터 노년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현 의료 시스템의 지속가능성(『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에 이르기까지 이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석재, 「편집실에서」 중에서
2020년 12월,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하다”는 요청에서 출발한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창간 2주년을 맞았다. 창간예비호부터 9호까지, 2년간 10권의 『서울리뷰오브북스』는 98명의 필자가 참여하여, 163권의 책을 리뷰했다. ‘함께 읽기’와 ‘신간 책꽂이’에 소개된 책을 더하면 지금까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소개한 책은 690권에 이른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서평을 통해 독자와 책을 잇고, 그럼으로써 한국 사회의 지식 공론장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해 왔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계속해서 깊이 있고 다채로운 서평들로 독자들에게 보답하며, 더 나은 지식 공론장의 형성을 위해 정진할 것이다. 더불어, 창간 2주년을 맞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더 핸디한 판형, 가독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여백을 없앤 판면의 디자인으로 리뉴얼된 『서울리뷰오브북스』를 선보인다.
목차
편집실에서 ∥ 이석재
특집 리뷰: 나이듦과 노년에 대하여
언어와 함께 잘 늙기 ∥ 박진호
‘노화의 종말’은 아직 없다 ∥ 홍성욱
나는 고발한다, 현대 의학이 노년에게 주는 고통을 ∥ 김은형
추방했던 죽음의 귀환, 그리고 깨달음 ∥ 최윤영
‘가성비 의료’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 ∥ 김경배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미래의 악마적 힘: 구로자와 아키라와 벨라 타르의 종말론 ∥ 김홍중
디자인 리뷰
‘P’의 여성주의 그래피즘 ∥ 전가경
북&메이커: 출판의 낭만과 일상
독자-작가-출판사를 연결하는 실험, 계속해 보겠습니다 ∥ 이현진
리뷰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설 수 있기를 ∥ 김두얼
소통 불가능한 세계에 던지는 질문 ∥ 조은
좀 더, 달콤한 혼란과 쌉쌀한 자유를 ∥ 권보드래
질서가 만든 혼돈 속을 헤엄치다 ∥ 이석재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그리고 철도 ∥ 박훈
반도체 서진론과 반도체 기술의 역사 ∥ 유상운
우리는 일제 식민지 건축을 통해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 이경아
문학
먹물 누아르: 삼천포(三遷浦) 가는 길 ∥ 김영민
낙성대(落星臺) ∥ 임성순
모국어가 그리울 때 꺼내어 읽기를 ∥ 어딘(김현아)
신간 책꽂이
서울리뷰오브북스 0-8호 총 목차
저자
박진호, 홍성욱, 김은형, 최윤영, 김경배, 김홍중, 전가경, 이현진, 김두얼, 조은, 권보드래, 이석재, 박훈, 유상운, 이경아, 김영민, 임성순, 어딘(김현아) (지은이),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은이)
출판사리뷰
특집 리뷰:
나이듦과 노년에 대하여
《서울리뷰오브북스》(이하 《서리북》) 9호의 특집 주제는 ‘나이듦과 노년에 대하여’이다.
창간 2주년을 맞으며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청년, 장년, 심지어 노년을 꿈꿔 본다. 《서울리뷰오브북스》의 노년에서 출발한 생각은 나아가 우리 삶의 노년을 향했다. 그리하여 이번 호 ‘특집 리뷰’의 주제, ‘나이듦과 노년에 대하여’가 등장했다. 다섯 명의 필자는 ‘나이듦’과 ‘노년’이라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주제를 다각도로 심도 있게 다루었다. 노화와 언어의 관계를 다루는 언어학자 박진호, ‘노화는 끝났다’는 주장을 검토하는 과학학자 홍성욱, 노인을 무시하는 현대 의료를 비판하며 노인의학과 ‘좋은 의사’란 어떤 것인지 살펴보는 《한겨레》 기자 김은형,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기록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곱씹는 독문학자 최윤영,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의 의료 시스템을 진단하는 경제학자 김경배까지. 이번 호 특집 리뷰에서는 나이듦과 노년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와 문제들을 두루 살핀다.
“그전에 인간이 늙어 갈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우선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박진호는 「언어와 함께 잘 늙기」라는 서평에서 노화와 언어의 관계를 좇는다. 노화에 따라 언어 능력은 어떻게 쇠퇴하는가, 또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변화하는 것은 언어 능력인가, 인지 능력인가? 그는 노화와 언어의 관계가 결코 간단치 않으며, 여러 요인과 조건이 결합함을 짚는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언어 능력의 감퇴를 늦추거나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건강한 과학은 마법이나 비법보다 상식에 더 가까운 법이다.” 홍성욱은 「‘노화의 종말’은 아직 없다」에서 ‘노화는 이제 끝났다’고 말하는 데이비드 A. 싱클레어와 매슈 D. 러플랜트의 『노화의 종말』을 살펴본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노화의 메커니즘을 되짚어 보고, 『노화의 종말』의 논의를 차분히 좇으며 그 주장과 근거를 검토하며 ‘노화의 종말’은 사실인지, 그 주장의 이면에는 어떤 맹점들이 도사리고 있는지 문제 제기 한다.
“왜 의사가 환자에게 삶의 우선순위를 묻고, 병원에 다니는 궁극적 목적을 묻는가.” 김은형은 「나는 고발한다, 현대 의학이 노년에게 주는 고통을」에서 루이즈 애런슨의 『나이듦에 관하여』에 대한 서평을 썼다. 그는 노인의학 전문의의 풍부한 경험과 첨예한 문제의식이 담긴 『나이듦에 관하여』를 통해, 현대 의학이 노인에게 행하는 무시와 폭력, 의료계에서 노인의학이 처한 현실, 노인 환자와 의사의 바람직한 관계 등에 대해 성찰하고, 질문한다.
“가까운 삶의 공간에서 죽음은 타자로서 멀리 추방되어 버렸다.” 최윤영은 「추방했던 죽음의 귀한, 그리고 깨달음」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곁에서 보고 기록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아주 편안한 죽음』을 다룬다. 그는 병과 죽음이 병원, 장례식장, 전문 인력의 영역으로 추방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은 타자화된 죽음을 우리 곁으로 다시 되가져오며, 죽음과 삶에 대한 깨우침을 이끈다고, 그는 적고 있다.
“지속가능한 의료를 위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은 무엇인지, 저자의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김경배는 「‘가성비 의료’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에서 박한슬의 『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를 통해, 한국의 의료 서비스를 진단한다.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의료계는 과연 고령화라는 정해진 미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박한슬의 논의를 좇으며 한국 의료 서비스 시장의 위태로운 모습들을 살피고, 지속가능한 의료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리뷰: 책으로 세상을 보다
〈리뷰〉에서는 《서리북》 편집위원을 포함해 각 분야의 전문가 필자들의 시의성 있고, 심도 있는 서평들이 이어진다. 지난 2022년 한 해와 2023년 초 출판·독서 시장에서 이목을 끌었고, 끌고 있는 화제작들에 대한 다채로운 서평들을 실었다.
김두얼은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설 수 있기를」에서 한국의 신진 학자들이 모여 대학원(생)의 현실을 비판한 『한국에서 박사하기』의 서평을 썼다. 그는 대학원(생)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활동하는 저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한편, 문제에 대한 저자들의 인식과 대안이 적절한지 검토한다. 그러면서 지도교수와 학계의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학생들 역시 ‘한국 대 외국’이라는 이분법,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보다 담대한 꿈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은은 「소통 불가능한 세계에 던지는 질문」에서 지난 해 12월 별세한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다시 읽는다. 그는 현장 연구자로서 철거민들과 교류했던 경험을 『난쏘공』과 겹쳐 읽으며 회고한다. 그리고 『난쏘공』의 현재성은 소통이 불가능한 세계를 재현하는 데 있다고 말하며, 계급 간에 또는 처지나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 간에 서로 말을 알아듣는 것이 가능한지 질문을 제기한다.
권보드래는 「좀 더, 달콤한 혼란과 쌉쌀한 자유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품인 이민진의 『파친코』를 비평한다. 그는 『파친코』를 관통하는 환대, 가족, 민족 등의 주제를 두루 살핀다. 그러한 가운데 그는 적응과 탈주, 동화와 적응, 자기부정과 자기긍정, 한국인이자 일본인으로서의 이중적 정체성 사이의 분열을 작가가 더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표명한다.
이석재는 「질서가 만든 혼돈 속을 헤엄치다」에서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다룬다. 그는 이 책과 서평에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변, 나아가 분류·정리·질서가 편견·제한·억압을 이끈다는 생각에 주목한다. 그는 철학적으로 ‘앎’은 곧 분류이며, 모든 구별과 앎이 폭력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다양성의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서는 구별하는 앎을 불가피하게 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박훈은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그리고 철도」에서 김훈의 『하얼빈』을 다룬다. 그는 일제와 이토 히로부미 등을 바라보는 김훈의 의연한 시선이 안중근의 시선에 가까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철도와 총으로 대표되는 근대와 그것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룬 메이지·이토를 단지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근대를 알고 이용함으로써 그들에 대항했던 것이 안중근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편, 안중근의 유묵에서 (일본인에게) ‘삼가 드림’이라는 의미의 ‘근배(謹拜)’를 지워 버린 현실을 비판하며, 안중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 질문한다.
유상운은 「반도체 서진론과 반도체 기술의 역사」에서 『반도체 삼국지』의 서평을 썼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반도체 기술이 서진한다는 ‘반도체 서진론’과 저자가 한국·중국·일본의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소개하며 도출하는 교훈·제안을 검토한다. 그리고 한국반도체라는 기업과 부천 공장의 사례를 통해 반도체 서진론 이면에 반도체 기술의 역사에 대한 풍부한 역사가 존재함을 짚으며, 그러한 역사에 대한 이해 위에 오늘날 글로벌 반도체 산업 재편이라는 변화의 성격과 그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이경아는 「우리는 일제 식민지 건축을 통해 무엇을 보아야 할까」에서 『식민지 건축: 조선·대만·만주에 세워진 건축이 말해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저자가 40여 년간의 꾸준한 연구에 기초하여,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까지 일본이 지배한 지역(한반도 안에 국한되지 않고)에 세워진 건축물의 복잡한 면모와 배경을 자세하고 폭넓게 다룬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자가 말한 일제 지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는 점, 조선·대만·만주가 균등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한다.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종말은 다가올 사태가 아니라 이미 도래한 사태다.
미래의 악마적 힘은 현재 속으로 풀려 나와 운동하고 있다.”
이마고 문디에서는 사회학자 김홍중이 구로사와 아키라와 벨라 타르의 영화 속에 나타난 종말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생존의 기록〉에서 원자폭탄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는 나카지마 노인(이 영화는 히로시마 원폭 참상으로부터 10년 뒤 촬영되었다)을 가리켜, “시네마가 창조한 최초의 ‘인류세적 인간’”이라고 말한다. 김홍중의 시선은 〈생존의 기록〉을 지나, 벨라 타르의 마지막 작품 〈토리노의 말〉로 옮겨 간다. 그가 〈토리노의 말〉에 대해 “21세기 시네마가 창조한 가장 암울하고, 철저하고, 희망 없는 묵시록”이라 표현한 이 영화는 이미 도래한 사태이자 과정으로서의 종말을 마주한 어느 부녀의 모습을 그린다. 김홍중은 나카지마 노인이 최초의 인류세적 인간이라면, 〈토리노의 말〉 속 부녀는 최후의 인류세적 인간이라고 말한다. 20세기 중반 인류세의 시작을 자각한 나카지마 노인이 파국과 문명적 위선을 견딜 수 없어 광인이 되어 버렸다면, 인류세의 끝을 마주한 인간들은 부녀처럼 소진된 채 말없이 사라져갈 뿐이라는 것이다.
디자인 리뷰
디자인 리뷰에서는 전가경이 「‘P’의 여성주의 그래피즘」이라는 제목의 디자인 비평을 썼다. 그는 1980년대 여성운동의 흐름 속에서 등장했던 몇 종의 인쇄물을 디자인 관점에서 조명한다. 그는 그간 이 시기 인쇄물에 나타난 그래픽적 특성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없기에, 하나의 완결된 디자인 산물로서 당대의 인쇄물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당대 여성운동 관련 인쇄물에서 여성운동이 시각화되었던 방식과 여성 재현 방식의 특이성을 짚어 봄으로써, 당대 여성주의 운동의 기치와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북&메이커: 출판의 낭만과 일상
북&메이커에서는 이현진 와우컬처랩 대표가 「독자-작가-출판사를 연결하는 실험, 계속해 보겠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다양한 경험을 풀어낸다. 먼저 그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변화하는 책의 생태계 변화에 발 맞추어 다양한 실험을 해왔고, 그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상상만발 책그림전’을 소개한다. 그는 상상만발 책그림전이 그림책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그들의 작품을 알릴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고, 작가들과 출판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출판·문화의 증진을 위한 다른 여러 실험들을 준비 중이며, 지속가능한 책의 생태계를 위해 독자-작가-출판사를 잇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문학: 풍성한 읽을거리
문학에는 먹물 누아르, 소설, 에세이 총 3편의 글이 실렸다.
편집위원 김영민은 먹물 누아르 「삼천포(三遷浦) 가는 길」에서 사람들이 사라지는 곳, 어떤 곳인지 아무도 몰랐지만 말끝마다 들먹이는 곳, 절을 지어 입구를 막은 곳 ‘삼천포(三遷浦)’를 향한 어떤 인물의 모습을 그린다. 인생의 허무 끝에 그는 제 발로 삼천포를 찾는다. 삼천포에서는 어떤 일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소설가 임성순은 「낙성대(落星臺)」에서 별이 떨어진 폭심지를 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다. 폭심지를 향하는 주인공은 계속해서 의문스러운 상황에 직면한다. 별이 떨어진 곳에 간 사람들은 한 사람도 돌아오지 않은 채 그곳에 모여 살며 방벽을 세우고 있다. 폭심지에 가까워질수록 나무도 눈도 희박해지고, 구름과 바람마저 비껴간다. 마침내 마주한 낙성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작가 어딘(김현아)은 「모국어가 그리울 때 꺼내어 읽기를」에서 “한 땀 한 땀 장인의 공력으로 직조한 한국어 문장의 정수”인 김서령 작가의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속 문장들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풀어낸다. 거기에는 음식을 차리던 엄마와 엄마의 음식에 대한 그리움, 친구 아띠와 함께 백석의 시를 읽던 기억 등이 담겨 있다.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합니다.”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2022년 3월, 창간 1주년을 맞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12인의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에, 이를 내부에서 돌려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를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2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좋은 책은 무엇인가에서, 좋은 서평은 무엇인가로!”
저자 및 편집위원 소개
편집위원 강예린 권보드래 김두얼 김영민 김홍중
송지우 심채경 박진호 박 훈 이석재 조문영 홍성욱
편집장 홍성욱
책임편집 이석재
필자 (게재순)
박진호
본지 편집위원. 언어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공저로 『한국어 통사론의 현상과 이론』, 『현대한국어 동사구문사전』, 『인문학을 위한 컴퓨터』 등이 있다.
홍성욱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과학기술학자.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장. 가습기 살균제나 세월호 참사 같은 과학기술과 재난 관련 주제들, 그리고 이와는 상당히 다르지만 1960-1980년대 산업화와 기술발전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김은형
한겨레신문사 문화부 선임기자. 경제부, 문화부, 주말판 팀 등에서 일해 왔다. ‘너도 늙는다’라는 제목의 나이듦에 관한 칼럼을 《한겨레》에 연재하고 있다. 50대 초반으로 ‘나이듦’에 관한 칼럼을 쓰기에는 너무 젊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나이 들면서 우리를 괴롭히는 건 노안과 요통, 골다공증이 아니라 어떤 두려움이라는 걸 절감하면서 하루하루 나이 든다.
최윤영
‘개인’이라는 주제에 꽂혀 독일 본(Bonn)대학에서 「사실주의 소설의 침묵하는 주인공들」이란 제목으로 박사논문을 썼으며 여전히 이 주제에 관심이 많다. 오래전부터 독어권의 이민 작가들에 대한 논문과 연구서를 주로 쓰고 있고 이들 작품의 번역과 소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이며 한독문학번역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경배
현재 세종대학교에서 산업조직론, 보건의료경제학 등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김홍중
본지 편집위원. 사회학자. 사회 이론과 문화사회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가르친다. 최근 관심은 물성(物性), 인성(人性), 생명, 영성(靈性)의 얽힘과 배치이다. 지은 책으로 『은둔기계』, 『마음의 사회학』과 『사회학적 파상력』이 있다.
전가경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쓰고 강의하며, 대구에서 ‘사월의눈’이라는 이름으로 사진책을 기획하고 만든다. 갈수록 짧아지는 그래픽 생애주기의 현장과 공백으로 놓여 있는 한국 그래픽 디자인 역사를 텍스트 생산을 통해 연결짓는 데 관심이 있다. 지은 책으로 『세계의 아트디렉터 10』 및 『세계의 북 디자이너 10』(공저)이 있으며, 여러 디자인 단행본과 잡지에 글쓴이로 참여했다.
이현진
와우컬처랩 대표. 섬세한 연결자가 되고자 노력하며 독서, 문학, 문화예술, 환경 등의 콘텐츠를 만든다.
김두얼
본지 편집위원. 현재 명지대학교에서 경제사, 제도경제학, 법경제학 등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지은 책으로 『경제성장과 사법정책』, 『한국경제사의 재해석』, 『사라지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가 있다.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 사회학자. 학문 간, 장르 간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문화기술지 『사당동 더하기 25』와 소설 『침묵으로 지은 집』, 현장 일지 같은 칼럼집 『일상은 얼마나 가볍고 또 무거운가』 등이 있다. 다큐멘터리 〈사당동 더하기 22〉와 〈사당동 더하기 33〉을 제작·감독했다.
권보드래
본지 편집위원. 한국 근현대문학 전공자. 현재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 『연애의 시대』, 『1960년을 묻다』(공저), 『3월 1일의 밤』 등이 있다.
이석재
본지 편집위원. 서울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이제까지 서양 근대철학 분야를 주로 연구해 왔다. 전각, 화초, 그리고 음식에 관심이 많고, 요즘에는 철학 일반을 소개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글이 잘 안 쓰일 때는 화초를 돌보다 낙관을 새기고 음식을 준비하는 전원에로의 탈출을 꿈꾼다.
박훈
본지 편집위원.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일본 근대사를 가르치고 있다. 메이지유신, 동아시아의 정치문화 등을 연구해 왔고 한일관계사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메이지유신과 사대부적 정치문화』,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메이지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가 있다.
유상운
한밭대학교 인문교양학부 조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과학학과에서 한국 반도체 기술 개발의 역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학기술 현장에 더 밀착된 연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최근의 연구로 「반도체 역공학의 기술사: TV 음향 집적회로의 개발, 1977-1978」등이 있다.
이경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의 근대 건축 및 도시 변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경성의 주택지: 인구 폭증 시대 경성의 주택지 개발』 등이 있다.
김영민
본지 편집위원. 작가이자 사상사 연구자. 현재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서로 『중국정치사상사』, 산문집으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공부란 무엇인가』,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인생의 허무를 보다』가 있다.
임성순
2010년 장편소설 『컨설턴트』로 세계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8년 젊은작가상, 2019년 SF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어딘(김현아)
작가, 어딘글방 운영자, 여행학교 로드스꼴라 대표교사. 『활활발발』,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 『그녀에게 전쟁』,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외 다수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