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근대화 담론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성찰
자생적 근대화론, 식민지 근대화론을 넘어 자주적 근대화론으로
수십 년 동안 학술기자로서 활동했던 저자 이선민이 한국 근대화 담론의 전개과정을 면밀히 추적한 『한국의 자주적 근대화에 관한 성찰』이 출간됐다. 근대화의 과정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국근현대사를 일관성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본 저자는 그동안 이론별, 시대별로 근대화 담론을 다룬 기존 도서들과 달리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논의과정을 총망라했다. ‘자생적 근대화론’, ‘식민지 근대화론’을 비롯한 각 이론의 성과와 한계를 명확하게 분석하면서 김용섭, 안병직 등 국내연구자뿐만 아니라 가지무라 히데키, 월트 로스토우, 카터 에커트 등 해외연구자들의 견해까지 폭넓게 다뤘다. 무엇보다도 각각의 이론이 나온 시대적 배경과 의미를 성찰하고 역사적 맥락에 따라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오늘의 관점에서 이를 계승 발전하고자 한 이 책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7
1장 한국의 근대화 논의 개막: 1960년대
1. 4ㆍ19와 5ㆍ16 뒤 봇물 터진 근대화론13
2. 미국발 근대화론의 충격23
3. 식민사관 극복과 ‘자생적 근대화론’의 대두76
2장 근대화 논의의 확산과 심화: 1970년대
1. ‘자생적 근대화론’의 확산125
2. ‘자주적 근대화론’의 태동152
3장 도전에 직면한 ‘자생적 근대화론’: 1980~1990년대
1. 왼쪽에서의 도전: 민중사학의 비판164
2. 오른쪽에서의 도전: ‘식민지 근대화론’의 부상182
3. 식민지 근대화론을 둘러싼 논쟁203
4장 근대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모색: 2000년대 이후
1. 식민지 근대화론의 심화와 이를 둘러싼 논쟁227
2. 탈근대적 ‘식민지 근대성론’의 제기247
3. 김용섭의 문명전환으로의 관점 확대264
4. 종합화의 시도277
나가며 315
후기 321
참고문헌 327
찾아보기 335
저자
이선민 (지은이)
출판사리뷰
한국근현대사를 이해하는 열쇠, 근대화 담론
2019년 가을〈주간조선〉지면상에서 이른바 ‘반일 종족주의 논쟁’이 벌어졌다. 그해 7월 발간돼 많은 화제와 논란을 일으켰던《반일 종족주의》의 내용을 둘러싸고 독도 영유권, 식민지 근대화론, 일본군위안부, 강제징용 등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오고갔다.
당시 조선일보 선임기자로서 직접 이 논쟁에 참여했던 저자 이선민은 바로 이 논쟁이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당시에 주로 다뤄진 쟁점은 독도와 일본군위안부였지만 저자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한국근현대사를 이해하는 핵심 주제로서 다른 주제들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근대화의 과정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국근현대사를 일관성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생적 근대화론’, ‘식민지 근대화론’, ‘자주적 근대화론’ 등 한국 근대화 담론의 전개과정을 추적하면 더 진전된 논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깨달음을 얻고 이 책을 썼다.
근대화 논의의 역사적 맥락을 밝히다
이 책은 그동안 이론별, 시대별로 근대화 담론을 분석한 기존 도서들과 달리 한국에서 근대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년부터 현재까지의 논의과정을 이와 관련된 주요 논설과 논문, 저서, 인터뷰 등을 총망라하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무엇보다도 각각의 주장이 제기된 시대적 배경과 의미를 짚는 데 중점을 두면서, 오늘의 관점에서 그것을 계승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했다.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논의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작업이 갖는 의미를 역사적 맥락에 따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저자에 따르면 ‘근대화’가 정치 담론으로 등장한 이후,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1960~1970년대에는 한국의 발전에 주체성과 내재적 발전이 결여되었다는 식민사관 극복이 시대적 과제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용섭을 중심으로 한국에도 자체적인 근대화의 싹이 돋고 있었다고 주장한 ‘자생적 근대화론’이 대두했다. 1980년대에는 안병직과 그 제자들이 ‘자생적 근대화론’에 반기를 들며 한국의 근대화는 식민지기에 이식되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제기했다. 그 안에는 한국이 경제성장에 성공하고 일제 식민지배의 피해의식으로부터 벗어났다는 시대적 배경과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는 설명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자생적 근대화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은 괄목한 성과를 냈지만 각각의 시대적 과제에 집중한 나머지 한계를 드러냈다. 저자가 보기에 두 거대 담론은 마치 거울상(mirror image) 같았다. 강한 현실적 목적의식, 자기 가설에 유리한 사례만을 부각시키는 부조적 방법론, 단일한 설명틀이 비슷하다 보니 양자 모두 그 결과로 편향성을 드러냈다. 자생적 근대화론은 내부 요인, 식민지 근대화론은 외부 요인에 절대적 비중을 두기 때문에 그 방향이 다를 뿐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이헌창 등 후학들이 2000년대 들어 두 이론의 종합을 시도했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둘러싼 논쟁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가운데, 현실적 목적의식의 강도를 낮추고, 부조적 방법론을 극복하고자 하는 한편 다양하고 복합적인 설명틀을 도입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한국근현대사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근대화론을 기대하며
저자 이선민은 학창시절부터 기자로 활동했던 기간까지 약 40년간 다양한 연구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얻은 지식과 감상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가지무라 히데키, 월트 로스토우, 카터 에커트 등 해외연구자들의 견해까지 아우르면서 논의를 풍성하게 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연구자들의 한국 근대화 논의를 접한 독자는 한국근현대사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끝으로 저자는 이제 한민족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만큼 달라진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근대화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근대화 과정을 설명하려 했던 선학들의 지적 고뇌는 한민족이 정신적 근대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봉우리를 하나씩 정복하는 과정이었다.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근대화론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담론을 주도한 경제사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정치사·사회사·사상사로 시야를 넓혀 한국근현대사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적 관점에 서야 하며, 특히 민족운동의 지도세력을 육성하는 기반이었던 애국계몽운동 등 한민족의 주체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이 책은 기자생활을 마무리하고 학인으로 돌아온 저자가 필생의 과업으로 구상 중인 근대 민족주의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추적하는 저술작업의 서곡이기도 하다. 선학들의 지적 분투를 총망라하며 한국의 근대화에 대한 논의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문명학〉 총서 일곱 번째 시리즈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은 과학기술과 인문적 상상력의 변화무쌍한 결합과 분리를 촉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그 불확실성의 공간에 탐조등을 비추고 4차 산업혁명이 문명의 진보에 기여할 길을 개척하고자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문명학〉총서에서 융합문명연구원은 인간, 사회, 기계, 자연 간 융합,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간의 융합적 탐색을 통해 학술과 실천의 지평을 넓히고 학제 간 융합의 이론과 방법론, 의제 등을 발굴하고자 한다. 또한 융합문명과 미래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선도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