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춘원의 ‘빛’과 ‘어둠’ 망라한
‘춘원 이광수 전집’ 3차분 4권 출간
태학사는 춘원연구학회와 함께 이광수가 남긴 모든 글을 묶어 새로이 선보이는 ‘춘원 이광수 전집’을 기획하여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8권(『무정』, 『개척자』, 『허생전』, 『일설 춘향전』, 『마의태자』, 『단종애사』, 『유정』, 『사랑』)을 발간한 데 이어, 3차분으로 현대물 2종 『재생』과 『사랑의 다각형』과, 역사물 2종 『이순신』과 『원효대사』를 출간했다.
1962년 삼중당판 전집(전20권)과 1979년 우신사판 전집(전11권) 이래 40년 만에 선보이는 태학사 판 ‘춘원 이광수 전집’(전35권)은, 첫째 이광수가 남긴 ‘모든’ 글을 수록하고, 둘째 연구 조사를 통해 작가의 의도가 가장 잘 살아 있는 저본을 선택하며, 셋째 오늘의 감각에 맞는 현대어로 펴냄으로써 동시대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세 가지 편찬의도에 따라 출간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전집은 “이광수의 진면목과 전체상을 가감없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하여, 그의 업적과 과오를 사실대로 보여준다”는 데 그 출간의 의의가 있다. 춘원의 ‘명(明)’과 ‘암(暗)’을 가리기 위한, 그럼으로써 춘원 연구의 정당한 토대를 만들어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라는 것이 이 전집 출간의 의의이다.
전집의 후속권으로 『그 여자의 일생』, 『이차돈의 사』, 『세조대왕』 3권을 올 7월에 출간할 예정이다.
제10권 『이순신』
민족문화의 계승과 재창출을 둘러싼 빛과 그림자
『이순신』은 1931년 6월 26일부터 1932년 4월 3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장편소설로, 이 연재 전에 이광수는 같은 지면에 [충무공 유적 순례]를 총 14회에 걸쳐 실음으로써 『이순신』을 예고하는 신호탄을 쏘았다. 춘원의 『이순신』이전에 발간된 이순신 관련 책은 최남선의 『이충무공전서』(1918)와 같이 이순신이 남긴 역사기록물이거나, ‘이순신전’ 또는 ‘이순신 실기’ 등의 제목을 단 전기류뿐이었다. 이광수의 『이순신』이후 박종화의 『임진왜란』을 거쳐 최근 김훈의 『칼의 노래』까지 ‘이순신 장편소설’의 계보가 그려지는데, 이광수의 『이순신』이 이 계보의 효시인 셈이다. 이광수 이래 수많은 작가들이 이광수의 작품을 참고하여 지금까지의 문학적 발전을 이루었음을 볼 때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광수는 이 작품 연재에 즈음하여 “내가 진실로 일생에 이순신을 숭앙하는 것은 자기희생적, 초훼예적(超毁譽的), 그리고 끝없는 충의” 때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식민 권력의 증대되는 동화주의의 역사 전유와 해석에 맞서 조선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민족문화의 가치를 고양하고자 했던 긴박한 위기의식의 소산으로 탄생했던 이광수의 『이순신』은 조선 민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이를 통해 당대에 만연한 무기력과 타성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던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인간적인 세속성과 영웅적인 탈속성이 묘하게 착종된 소설적 형상화를 통해 당대 독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 작품을 감수한 공임순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춘원의 작품 속에서 “‘이순신’이라는 과거 역사의 인물은 과거와 현재의 부정성이 아닌 기대와 소망 충족의 민족 이상(理想)으로 화하며, 과잉 표상의 대상으로 결정화되었다”고 하면서, 결국 “『이순신』은 민족문화(학)의 계승과 재창출을 둘러싼 빛과 그림자를 여전히 드리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목차
발간사
이순신
거북선
경보(警報)
부산, 동래의 싸움
달아나는 이들
상주와 충주의 싸움
몽진(夢塵)
이십구일 회의
출발
옥포 승전
당포 승전
쫓기는 길
한산도 큰 싸움
안골포 싸움
부산 싸움
이 통제
칠천도 대패전
남원 함락
벽파정
죽기까지
작품 해설
『이순신』의 출판 환경과 민족 이상(理想)의 빛과 그늘_ 공임순
저자
이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