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독자가 미디어의 주체가 되는 시대”
저널리즘의 위기 속에서 진화하며 성장하는
한국의 디지털 뉴스 유료화 분투기
신문 산업은 정말 위기일까? 그렇다. 이젠 그 말조차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 위기를 돌파할 방법으로 디지털 뉴스 유료화라는 카드를 이야기하는 책이 출간됐다. 『공짜 뉴스는 없다』는 한겨레신문 출판국장인 권태호 저자가 국내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현황과 과제를 분석한 책으로, 국내보다 앞서 유료화를 실시한 해외의 사례 분석과 국내에서 유료화를 시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총 14곳 언론사의 담당자 및 전문가 인터뷰를 담았다. 저널리즘의 미래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론사들의 ‘뉴스 파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목차
머리말
디지털 뉴스 유료화, 누구를 위하여?
제1장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배경
1. 신문의 위기 - 광고 모델은 끝났다?
2. 포털 사이트의 공짜 뉴스가 출발점이었다
제2장 해외 언론사를 통해 배우다
1. 그들은 어떻게 뉴스 유료화를 정착 시켰나
입장료라는 강력한 개념, ‘하드 페이월’
『월스트리트 저널』 / 『메디아파르트』
종량제 방식의 등장, ‘미터드 페이월’
『뉴욕타임스』 / 『워싱턴 포스트』 / 『파이낸셜 타임스』
무료와 유료의 철저한 분리, ‘프리미엄 모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 『폴리티코』
페이월을 넘어 자발적 유료화, 후원제
『가디언』 / 『프로퍼블리카』 / 그 밖의 후원제 언론사들
2. 한 눈으로 보는 해외 언론사의 뉴스 유료화
제3장 국내 언론사는 어디까지 왔나
1. 국내 상황에 특화된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유형
언론사 지지 성격의 기부, ‘후원제’
『뉴스타파』 / 『오마이뉴스』 / 『프레시안』 / 『시사IN』 / 『미디어오늘』 / 『민중의소리』 / 『한겨레신문』 / 『한겨레21』 / 『국민TV』 / 표로 읽는 후원제 비교
광고 모델 변형 탈피 못한 , ‘디지털 구독’
『내일신문』 / 『매경e신문』, 『모바일한경』 / 『아웃스탠딩』 / 『조선비즈k』 / 『미디어오늘』의 ‘미오 친구’ / 표로 읽는 유료 구독 비교
고객 분석과 고객 니즈 중심, ‘회원제’
『중앙일보』의 ‘중앙 멤버십’ / 『퍼블리』 / 『닷페이스』 / 『뉴닉』 / 표로 읽는 회원제 비교
2. 국내 언론사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핵심 정리
디지털 뉴스 유료화 모델의 분류
디지털 뉴스 유료화 유형별 특징과 한계
제4장 국내 디지털 뉴스 유료화에 남겨진 과제
1. 공공 저널리즘 성격 강화
2. 개별 언론사의 책임과 나아가야 할 방향
3. 뉴스 유료화와 저널리즘 원칙
참고문헌
저자
권태호 (지은이)
출판사리뷰
“독자가 미디어의 주체가 되는 시대”
저널리즘의 위기 속에서 진화하며 성장하는
한국의 디지털 뉴스 유료화 분투기
창업 3년 만에 유료회원 수 3,500명 돌파, 그 다음 해 유료회원 수 6,200명,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 약 60억 원.
한 언론사를 설명하는 수치들. 마치 해외 유명 스타트업의 성공기 같지만 아니다. 최근 한국 미디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한 곳인 『퍼블리』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퍼블리』는 디지털 출판 성격이 짙은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서비스 초기 설계부터 수익 모델을 고민하며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일체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강한 한국이지만, 한편에서는 이렇듯 디지털 뉴스 콘텐츠가 유료화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 이미 언론계는 2012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뉴스타파』의 후원 회원이 2주 만에 2만 명으로 늘어난 일을 목도한 적도 있다.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방식의 디지털 뉴스 유료화 모델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 모델들은 각자 변모하며 성장통을 앓는 중이다. 물론, 아직까진 대다수의 시도들이 실패로 귀결되거나 기존 광고 모델의 변칙적 양태로 어중간하게 정착됐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불모지 같았던 한국이 걸음마 수준까지라도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에서 광고매출과 종이신문 구독자가 동시에 하락하면서 언론사들이 디지털 뉴스 유료화를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차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국내 일간지 중 종이신문 판매수입은 2014년 14.1%에서 2017년 12.9%로 줄었고, 전체 광고액은 장기적으로 하향 추세다. 하지만 신문사 매출구조에서 광고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5.9%에서 60.7%로 오히려 4.8%포인트 늘었다(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신문산업 실태조사).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서는 수익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더러 언론이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디지털 뉴스 유료화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물꼬를 트지 않으면 뉴스 산업에는 말 그대로 ‘미래가 없을 지도’ 모른다. 다행히 미국 등의 서구에서는 신문 산업의 위기를 극복한 수많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뉴욕타임스』의 현재 유료 회원수는 330만 명, 전 세계에서 종이신문 구독 없이 디지털로만 신문을 보는 유료 구독자 수가 1만 명을 넘는 신문사도 44곳이나 된다(2018년 기준). 한때 우리와 비슷한 위기에 처했던 서구 언론들의 현 상황이 이러하다면, 우리에게도 변화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이 책에는 한국의 신문 산업에도 긍정적인 미래가 있을 수 있다는 저자의 믿음이 저변에 깔려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신문 산업의 회복은 건강한 저널리즘의 회복과도 이어진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안정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독자와 언론의 상호 신뢰가 회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는 더 이상 뉴스의 소비자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도리어 변화하는 미디어의 주체이자 중심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이 아닌, 건강한 저널리즘을 바라는 모든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시사IN』부터 『퍼블리』 『뉴닉』까지…
그들에게 직접 듣는 ‘가격 있는 뉴스를 판다는 것’
『한겨레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현재 출판국장을 맡고 있는 권태호 저자는 디지털 뉴스의 유료화라는 전 세계의 흐름 속에서 오랫동안 섬처럼 동떨어져 있다가 최근에 다시 힘을 내고 있는 국내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분투기를 정리했다.
우선 디지털 뉴스 유료화 등장 배경을 살피고, 이후 디지털 뉴스 유료화를 먼저 실시한 해외 언론사 사례, 그리고 국내 언론사의 뉴스 유료화 현황과 과제 등을 짚었다. 해외 언론사 사례는 국내 언론사의 유료화 이해를 돕기 위한 기본 배경 제시 차원에서 수록했을 뿐, 이 책의 포커스는 국내 언론사에 맞춰져 있다. 특히 각 언론사의 책임자들과 미디어 전문가로부터 듣는 솔직한 인터뷰 내용이 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가 분류한 국내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방안은 크게 3가지다. 언론사 지지 성격의 기부인 ‘후원제’, 광고 모델 변형에서 탈피 못한 ‘디지털 구독’, 마지막으로 고객 분석과 고객 니즈 중심의 ‘회원제’. 저자는 각 방안을 적용하고 있는 언론사에 찾아가 그들이 뉴스를 파는 방식, 현재 처한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유료화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어떤 방식이 좋은 것인지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뉴스타파』의 후원자 수와 후원금액이 여타 언론사보다 현격하게 높은 이유에 대해 『뉴스타파』의 無광고 정책이 연관되어 있음을 이야기하고, 김병기 『오마이뉴스』 선임기자는 후원을 늘리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이야기를 꺼낸다. 태블릿 단말기를 지급하는 독창적인 유료화 방식을 고안한 『조선비즈』의 우병현 상무 인터뷰는 ‘콘텐츠가 좋으면 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낼 것’이라는 믿음이 깨진 현재, 언론사들이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방향으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함을 시사한다.
반면, 후원제는 비즈니스가 아니라고 말하는 정소령 『퍼블리』 대표로부턴 젊은 독자층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콘텐츠들의 특징을, 구독자 10만 명 모집 이후부터 유료화를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뉴닉』의 김소연 대표로부턴 한물갔다고 평가받아온 뉴스레터 방식으로 독자들을 매혹시킬 수 있었던 원인을 들어본다. 그밖에도 『프레시안』 『시사IN』 『미디어오늘』 『한겨레신문』 『국민TV』 『프리미엄조선』 『닷페이스』 등 총 20곳이 넘는 언론사의 사례를 다뤘으며, 그중 14곳과 인터뷰함으로써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 뉴스 유료화에 대해 가장 풍부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것은 유료화 방식의 우위를 논하기 위함이 아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저널리즘의 공익성, 개별 언론사의 책임 등 국내 디지털 뉴스 유료화에 남겨진 과제들을 논한다. 해법은 달라도 언론사들이 공통점으로 지향해야 하는 점이 있다. 유료화는 저널리즘의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국내 디지털 뉴스 유료화의 분투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독자들에겐 뉴스는 공짜가 아니라는 인식을 고양시키고, 언론사에겐 유료화의 궁극적 목적과 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