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개들은 왜?
코에서 꼬리 끝까지
당신의 반려견을 위한 과학
“개처럼 살라.” 루니와 같이 산 덕에 그 말뜻을 깨닫게 된 것 같다. 한마디로 현재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루니는 매 순간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한다. 루니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웠고 나도 루니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 본문에서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선다고 하는 이 시대에, 단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반려견일 것이다. 애견인은 물론이고 개에 관심이 없거나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지는 개와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한 광고와 지침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을 간추려서 즐길 수 있는 안내서 『개의 작동 원리: 반려견을 위한 과학 그리고 그 이상(How Dongs Work: A Nose-to-Tail Guide for Your Canine)』이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왔다. 과학 저술가이자 영화 배우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대니얼 타타스키(Daniel Tatarsky, 본명 대니얼 태스커(Daniel Tasker))가 반려견 루니를 위해, 루니의 입장에서 집필한 가볍고도 강렬한 책이다.
강아지의 코를 “간식 탐지 장치”라고 짐짓 진지하게 칭한 구절에서 드러나듯 타타스키는 영국인 특유의 유머를 잊지 않고 또 기회가 닿을 때마다 루니를 찬양한다. 그는 경제학, 수학, 물리학, 생물 공학을 공부하고 아트 에듀케이셔널 스쿨스 런던 대학원에서 연기를 전공한 후 「스탈린이 죽었다」(2017년), 「로마」(2007년) 출연, 코미디 TV 시리즈 「넥스트」(2016년) 감독, 베이징 올림픽 축구 중계 등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누구나 알아야 할 모든 것』, 『창의력 팡팡! 신기한 과학 실험실』 등 1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14권의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개의 작동 원리』는 영국 출판 명가 돌링 킨더슬리(Dorling Kindersley, DK)에서 나온 DK 대백과사전 시리즈 『해양』, 『동물』, 『식물』, 인포그래픽 세상의 원리 시리즈 『인체 원리』, 『심리 원리』 등에 이어 강아지의 생리와 문화까지 재미있게 소개하는 새로운 일러스트레이션 시리즈로서, 더 케널 클럽(TKC), 웨스트민스터 케널 클럽을 비롯해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일본, 한국 등 각국의 개 관련 협회로부터 자문과 자료 협조를 받았다. 《더 가디언》,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과 작업해 온 일러스트레이터 데이비드 험프리스(Davie Humphries)가 그린 따뜻한 색감의 인포그래픽과 어우러진 이 책은 볼거리,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목차
6 들어가는 글
8 둘로부터 수많이
12 개의 해부 구조 기초편
14 몸으로 말해요
16 꼬리 이야기
18 귀를 쫑긋
20 혈통견
22 총사냥개
26 유명한 개
30 잠자기
32 시각과 후각
36 개들을 위한 미식
40 별별 모습, 별별 크기
44 말이 안 통할 때
46 먹으면 안 돼!
50 톱 도그
52 목양견
56 알았지!
60 누구의 책임일까?
64 속 뒤집어보기
66 문학 속의 개
70 독자적 품종
74 임신 기간
76 신생아기
78 강아지 시기
80 유년기
82 청소년기
84 성견기
86 노령기
88 무지개 다리
90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많다
92 직업이 있는 개
96 누가 누구를 산책시킬까?
98 아프면 쉬세요
104 테리어
108 코커 ‘푸들’ 두
112 머리 모양
114 얼룩이를 찾아라
116 슈퍼 도그
118 사역견
122 영화 속의 개
128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132 기록을 깬 개들
134 법과 개
138 크러프츠
142 개 같은 일생
144 웨스트민스터 케널 클럽 도그 쇼
148 거대한 그리고 자그마한
150 월드 도그 쇼
154 개 선택하기
156 용어 해설
159 찾아보기
160 감사의 글
저자
대니얼 타타스키 (지은이), 데이비드 험프리스 (그림), 김다히 (옮긴이)
출판사리뷰
개들이 꼬리를 움직이는 각도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줄을 매고 산책하는 개들, 누가 누구를 산책시키는 것일까?
50가지 꼭지로 이루어진 『개의 작동 원리』는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개들은 왜 그럴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간식과 산책 말고 뭐가 더 필요할까? 산책은 어떻게 준비하지? 16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는 “내가 고양이와 놀아 줄 때, 사실은 고양이가 나와 놀아 주는 건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까?”라는 유명한 생각을 했다.(96~97쪽)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개에게 줄을 매었지만 줄 반대편 끝에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누가 누구를 산책시키는 걸까?
개들은 주어진 순간을 즐긴다. 미리 계획하지도 위험을 예측하지도 못하므로 사람이 대신해 주어야 한다. 줄에서 풀었을 때 줄을 매지 않고 산책을 하면 훌륭한 훈련의 결과로 얻은 통제가 물리적 연결을 대체한다. 잘 훈련된 개에게 필요한 유일한 통제 수단은 주인의 목소리이지만 산책길에서 리드줄과 목줄은 필수적이다.(60~61쪽) 목줄을 맨 개를 데리고 다른 개들에게 가까이 갈 때는 주의해야 한다. 목줄 때문에 개가 의도치 않은 각도로 서게 되어 실제 기분과 사뭇 다른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개를 뒤로 당기면 다른 개가 보기에 친절한 자세에서 공격적인 자세로 바뀌어 버린다.(14~15쪽)
꼬리를 흔드는 각도, 귀를 쫑긋하는 방향, 고개를 돌리는 모습까지도 의사 소통의 한 방식일 것이다. 고개를 갸웃하는 동작에 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다. 어떤 전문가들은 개가 사람의 얼굴 전체를 보려고 고개를 갸웃거린다고 설명하지만 그 경우 개의 주둥이가 시야를 가린다. 귀의 상대적 위치를 이동시켜서 소리가 나는 방향을 정확히 알기 위해 고개를 갸웃거린다고 믿는 전문가들도 있다. 물론 고개를 갸우뚱하는 자신이 엄청나게 귀엽다는 사실을 개가 잘 알고 있다는 이론도 있다.(16~19쪽)
강아지와 함께 살아가는 법
인류의 동반자 개에게 꼭 필요한 과학은 무엇일까? 늑대는 개와 갈라지기 전부터 인간과 공존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협력도 했다.(8~9쪽) 개 훈련에 대한 초기 이론은 늑대 무리처럼 반려견이 지시를 따르게 하려면 사람이 톱 도그가 되어야 한다는 축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인식으로는 개와 사람 가족이 관계 맺는 방식이란 주고 받기에 가깝다. 개와 함께 살려면 인간과 개의 관계에 대한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개를 삶 속에 들이면서 우리는 가족을 확장하고 또 변화에 적응한다.(50~51쪽)
『개의 작동 원리』 속 인포그래픽은 개의 일생을 차근차근 추적한다.(74~89쪽) 개의 평균 기대 수명인 4200일(목성이 태양을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체중이 20킬로그램인 개 한 마리의 심장은 약 5억 4432만 번 뛴다.(142~143쪽) 고대 이집트 인들은 동물에게 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어 반려동물 미라를 주인의 무덤에 함께 넣어 주기도 했다.(88~89쪽) 1980년대부터 일종의 현상이 된 무지개 다리 개념은 많은 사람에게 위안이 되어 왔고 아이들에게 죽음을 이해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오디세우스의 충견, 돌아온 래시
개들의 문화사 대탐험
이 책은 역사의 순간들과 대중 문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개들의 에피소드도 펼쳐보인다.(26~27쪽) 모스크바 출신의 떠돌이 개 라이카는 1957년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졌다. 1만 7000년 동안 프랑스 라스코 동굴이 간직한 선사 시대 그림은 산책 중에 구멍에 빠진 로봇 덕분에 세상에 드러났다. 에디슨 실린더형 축음기의 나팔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니퍼는 1899년 영국의 화가인 프랜시스 배로(Francis Barraud)가 그린 「주인의 목소리」라는 그림으로 유명해졌고 전 세계의 음반 회사들이 사용하는 로고가 되었다. 『개의 작동 원리』는 픽션 속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개들도 살핀다.(66~69쪽) 「바스커빌 가의 개」는 셜록 홈즈와 왓슨과 더불어 유명해졌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긴 여정을 담은 「오뒷세이아」 22권 중 17번째 책에만 등장하는 아르고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2012년에 한국어로, 2016년에 영어로 처음 출간된 『푸른 개 장발』은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돌아온 래시』는 1940년에 처음 출판된 이후 10편 이상의 영화, 장기 방영 TV 시리즈, 여러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졌다.(122~125쪽) 미국 작가 잭 런던(Jack London)은 『야성의 부름』과 『하얀 엄니』에서 각각 야생으로 돌아가는 애견, 문명의 길에 접어드는 늑대개의 여정을 그려냈다.
역사와 문화 속에서 사랑받아온 개들은 한때의 유행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혼종으로 탄생하기도 해 왔다. 백악관에 입성했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자택으로 돌아간 두 마리 셰퍼드 메이저와 챔프 바이든은 사실 제1차 세계 대전 동안 영국에서 저먼 셰퍼드라는 품종 대신 엘세이션으로 불린 종이기도 하다. 아프간 하운드는 1970년대 인형 바비의 반려견으로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모은 적도 있다. 인간과 개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어떤 성격을 갖고 있든, 조금 더 건강하고 꾸준한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개의 작동 원리』는 개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