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멈춰라, 비워라, 침묵하라
진정 강한 인간은 익숙한 자신을 내버리는 자이다
철학은 지식이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깨달음의 길이다. 전작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2020 세종도서 교양 부문)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철학자 겸 창조융합학부 교수 양승권이, 철학 개론서로는 이례적으로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과 『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을 동시 출간했다. 이번 신간은 흐름을 담되 암기하지 않는다는 ‘하룻밤’ 시리즈의 모토 아래, 철학자와 철학의 일화를 넘나들며, 수천 년 철학사의 흐름을 재미있고 또 풍요롭게 담아냈다. 각 권에는 동서양 철학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연표를 수록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음은 물론, 각 문화권을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생애와 일화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접목시킬 수 있는 철학적 성찰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목차
┃서 양 철 학 차 례┃
1장 자연 철학과 인문주의의 탄생
만물의 근원을 묻다, 자연 철학자 ― 017
만물의 근원은 정신일까? 물질일까? ― 029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 놓다, 소피스트 ― 039
* 인류 문명사의 거대한 수레바퀴 ― 046
2장 서양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
우리는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051
철학을 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다 ― 058
철학은 죽음을 위한 준비다 ― 065
* 다이몬의 소리를 들어라 ― 074
3장 서양철학의 알파이자 오메가, 플라톤
플라톤과 서양 철학 ― 081
에로스, 플라톤 철학의 중심어 ― 087
진짜 세계는 이데아에 있다 ― 095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 ― 103
* 사랑이란 잃어버린 자기의 반쪽을 찾는 것 ― 110
4장 만학의 아버지, 아리스토텔레스
모든 학문의 개척자 ― 115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 123
자연은 결코 허튼짓을 하지 않는다 ― 131
좋은 피리는 피리를 잘 부는 사람에게 줘라 ― 139
* 설득의 고수가 되려면 세 가지만 기억하라 ― 148
5장 이성에 합당한 삶 vs 고요한 정신적 쾌락
우주의 섭리를 따르자, 스토아 학파 ― 153
로마 황제이자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161
개인의 쾌락에 몰두할 것, 에피쿠로스 ― 169
* 헬레니즘과 세계시민주의 ― 180
6장 중세와 르네상스 철학
기독교가 유럽의 절대 이념이 되다 ― 185
정치와 도덕은 별개다, 마키아벨리 ― 195
화형당한 철학자, 브루노 ― 205
* 모든 별은 인간과 같은 유기체다 ― 214
7장 ‘육체’와 ‘정신’은 별개 vs ‘육체’와 ‘정신’은 하나
코기토 에르고 숨, 데카르트 ― 219
신은 곧 자연이다, 스피노자 ― 229
‘영원한 상’을 깨달아 자유로부터 자유로워져라 ― 239
* 동양 철학과 유사한 스피노자의 철학 ― 246
8장 비판 철학과 절대정신, 칸트와 헤겔
이성을 재판에 회부하다 ― 251
별이 반짝이는 하늘과 내 마음속의 도덕률 ― 260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 ― 268
* 근대 철학의 두 가지 흐름 ― 276
9장 탈근대 철학의 지존, 니체
선과 악을 넘어서 ― 281
신은 죽었다! 위버멘쉬를 말하자! ― 291
모든 것은 가며,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 299
염세주의를 넘어서 능동적 니힐리스트가 되자! ― 308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316
10장 철학이 심리학으로 갈무리되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 ― 321
분석심리학의 탄생, 칼 융 ― 331
대중들은 늘 파시즘을 욕망했다, 빌헬름 라이히 ― 340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 348
11장 현상의 본질을 탐구하다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 ― 353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자, 하이데거 ― 360
죽음을 삶의 촉진제로 삼자 ―369
* 하이데거는 자발적으로 나치에 협력했을까? ― 376
12장 현대의 사회 철학, 그리고 니체의 계승자들
세상을 해석하지 말고 변혁하자, 마르크스 ― 381
계몽은 야만이다, 아도르노 ― 391
자발적 복종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마르쿠제 ― 401
자기 검열의 메커니즘, 미셸 푸코 ― 406
유목민처럼 살자, 질 들뢰즈 ― 415
* 디지털 사이언스 시대에서, 포스트 휴먼을 꿈꾸며 ― 424
§ 동서양철학사 연표 ― 425
§ 참고문헌
┃동 양 철 학 차 례┃
1장 개개인의 도덕의식을 사회 정의로 꽃피우자, 유가
동아시아 철학의 아버지, 공자 ― 015
공자 철학의 알파이자 오메가, 인 ― 024
상반된 가치의 소통 ― 032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맹자와 순자 ― 040
* 동아시아의 바이블, 『논어』 ― 052
2장 자연과 하나가 되기를 추구하다, 도가
지식과 도덕은 권력의 앞잡이다 ― 057
너는 자연 그대로 아름답다 ― 067
모름을 지키자, 모름지기 ― 075
꿈이냐! 현실이냐! ― 083
만물과 하나 되는 나 ― 091
* 장자의 ‘천인합일’ 사유와 자연 생태계 복원 ― 100
3장 평화주의의 극한, 묵가
노동자로 구성된 철학 공동체의 탄생 ― 105
서로서로 사랑하고, 서로서로 이롭게 하라 ― 114
죽음으로 도의를 실천하다 ― 122
* 묵자에 대한 평가 ― 130
4장 법에 따른 통치로 세상 바로 세우기, 법가
현실과 미래를 중시한 철학 ― 135
천하 통일의 시금석이 되다, 한비자 ― 145
황제 지배 질서의 기틀을 세우다 ― 157
* 해충 다섯 마리와 잘못 열 가지 ― 164
5장 유교와 도가 사이의 한판 대결, 중국 철학
사상 통합의 선구자, 황로 도가 ― 169
유교의 국교화를 이루어내다, 동중서 ― 177
유가와 도가의 하이브리드 철학, 위진 현학 ― 187
* 왕조 교체는 천명에 따른 것이다 ― 196
6장 우주와 자아의 합일을 꿈꾸다, 인도 철학과 불교
윤회를 너머서 해탈로, 베다 사상 ― 201
인간은 왜 번뇌에 시달리는 것일까, 석가모니 ― 211
중국 불교의 특이성, 분파불교 ― 220
중국적인 너무나 중국적인, 선종 ― 228
* 자이나교 ― 240
7장 ‘존재’와 ‘의식’의 관계를 탐색하다, 신유교
유불도의 하이브리드 철학, 성리학 ― 245
성리학의 집대성자, 주희 ― 253
마음 철학의 탄생, 심학 ― 263
완전한 해방을 꿈꾸다, 양명 좌파 ― 272
* 신유교는 유불도의 통합 사상이다 ― 284
8장 중국 근현대 철학과 서양의 근대성
명말청초의 철학 사조 근대를 예비하다 ― 289
서구 제국주의와 중국 근대 ― 302
중국 전통 철학과 서양 철학의 만남 ― 313
현대 중국의 딜레마 계몽이냐! 구국이냐! ― 323
* 태평천국운동과 비밀결사의 역사적 역할 ― 334
9장 전통적 ‘심정’과 근대적 ‘형식’의 기묘한 만남, 일본 철학
일본 근대 철학의 맹아 ― 339
복고와 혁신의 이중주 ― 348
국가 종교로서의 신도와 천황의 역할 ― 357
‘인간 본능의 국유화’로서 ‘국체’ ― 367
* 「교육칙어」 ― 376
10장 유불도의 융합, 한국 철학
한국 전통 철학과 종교의 원형, 무교 ― 381
통섭을 위한 길, 원효의 화쟁 사상 ― 392
조선 유학의 3걸, 서경덕, 이황, 이이 ― 402
동서양 철학의 통섭, 정약용 ― 413
동아시아 민주주의 이념의 실마리 ― 425
* 정약용의 과거제도 비판 ― 436
§ 동서양철학사 연표
§ 참고문헌
저자
양승권 (지은이)
출판사리뷰
때로 만나고 때로 교차하는
동서양 철학의 길
철학이란 무엇일까? 동서양 철학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종잡을 수 없는 학문이지만 거기에도 분명 근원이 있고 흐름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철학은 인생의 주도권을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 부여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삶이란 행복의 순간보다 고통에 빠질 때가 훨씬 많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끊임없는 질문과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때, 스스로 어렵게 내린 결정조차 사회적 지위나 타인의 시선에 갇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철학을 찾아야 한다. 진정한 철학은 가만히 앉아 학습하는 게 아닌 온몸으로 부딪히고 깨지며 체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철학이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과 생각이 부딪히는 사고의 각축장인 것이다. 자신의 철학에 대한 기본 전제를 ‘무지에 대한 지(知)’로 삼았던 소크라테스는 독이 든 잔을 앞에 두고서도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되물었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근대 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는 끊임없는 의심을 통해 자기 자신의 껍질을 깨고 근대적 사고를 확립했다. 반면 유가 철학의 시조인 공자는 “인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읊조리며 ‘나’를 넘어선 관계의 확장을 시도해나갔다.
서양 철학이 자아 성찰을 통해 세상에 관한 문제의식을 확장해 나갔다면, 동양 철학은 다양한 가치를 내면에 품고 폭넓은 사고를 추구하고자 했다. 일찍이 동양의 옛 철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이익만을 좇는 실용주의에서 해방되어 넓은 안목으로 자기 혁신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공자의 인(仁)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그 출발점이었고, 노장은 ‘개인’의 독립된 가치를 추구했으니 동양 철학은 결코 타인의 희생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생각의 주인으로 세상을 살아가라
동서양 철학을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는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마저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마치 인생에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살아가곤 한다. 하지만 철학하는 삶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삶이 다할 때까지 진리를 향한 길을 영원토록 지속할 뿐이다. 여기서 진정 강한 인간만이 익숙한 자신을 내버리고 자기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저자는 동서양의 철학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생각의 노예가 아닌 생각의 주인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라 당부한다. 철학의 태동부터 발전사까지,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과 『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라는 이 두 권의 책은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의 든든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
흔히 근대까지의 중국 철학, 비슷한 시기까지의 서양 철학만을 다루던 기존의 책들과는 달리, 인도의 철학과 근현대 기간에 이루어진 동서양 철학의 대립, 아울러 일본과 조선, 그리고 한국의 철학과 그에 따른 역사의 흐름까지 사진, 지도, 그림과 도표를 곁들여 오롯이 담아냈다. 서양 철학 역시 칸트와 니첼, 헤겔의 뒤를 이어 프로이트와 융, 마르크스, 푸코를 거쳐 들뢰즈 이후 디지털 사이언스 시대까지를 충실히 다룬 이 책은, 철학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서도, 철학 그 자체를 다룬 책으로서도 유익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