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창간 20주년의 마지막 호인 2022년 겨을호 특집은 ‘미스터리 속의 수학’이다. 《수학, 철학에 미치다》, 《수학의 힘》 등의 수학 교양서를 집필한 추리 소설가이자 수학자인 장우석의 글을 실었다. 미스터리란 장르의 근간에 어떻게 개연 추론이나 연역 추론과 같은 여러 가지 수학적 개념이 작동하고 있는지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준 높은 한국 미스터리 작품들과 다양하고 깊이 있는 장르 분석 연재를 실은 「계간 미스터리」 76호는 역대급 신인을 발견한 기쁨과 함께한다. 「검은 눈물」을 쓴 신인 유재이 작가의 데뷔를 알리며 기품 있는 한국 미스터리 작가의 탄생을 알리며 창간 20주년 마지막 겨울호를 내놓는다.
목차
2022 겨울호를 펴내며
[특집] 미스터리 속의 수학
추리는 상상력과 논리의 결합이다_장우석
[신인상]
당선작_검은 눈물_유재이
심사평_수수께끼와 미스터리 소설의 차이점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에 있다
수상자 인터뷰_프로파일러를 꿈꾸다 들어선 작가의 길
[단편소설]
8월 손님_박소해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_김범석
아버지는 죽는다_김창현
[인터뷰]
“범죄 소설의 클리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소설 《재수사》의 장강명 작가_김소망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한국적 장르 서사와 미스터리 ②
-《흑뢰성》을 통해 본 역사 미스터리라는 장르_박인성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에 관한 시론
-가가 교이치로 형사의 수사 방식과 검도의 극의_백휴
[신화인류학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
인물 창조의 산고 Ⅱ
-웃음의 심장_공원국
[신간 리뷰]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들의 한줄평
[트릭의 재구성]
방화범의 알리바이_황세연
[2022 가을호 독자 리뷰]
저자
장우석, 유재이, 박소해, 김범석, 김창현, 김소망, 박인성, 백휴, 공원국, 한이, 황세연,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은이)
출판사리뷰
● 76호 특집 『미스터리 속의 수학』
추리 소설가이자 수학자인 장우석이 말하는
“수학적 사고를 통해 추리의 본질을 이해하다!”
매 호 특집을 통해 미스터리 장르 본연의 재미를 여러 방면에서 접근해온 《계간 미스터리》가 겨울호에서는 ‘수학’과 ‘추리’라는, 선뜻 연결 지어 생각하기 어려운 두 개념의 연관성을 파헤친다. 《수학, 철학에 미치다》, 《수학의 힘》 등 수학 교양서를 집필한 수학자이자 추리 소설가인 장우석 작가가 지난여름 한겨레에서 진행한 ‘2022 써머 미스터리 페스티벌’의 강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소설 《여섯 개의 나폴레옹》을 비롯해 《춤추는 인형》 속 유명한 그림문자, 미국의 수사 드라마 『넘버스』로부터 추리라는 사유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는 작가의 강의는 추리의 즐거움을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 유재이의 『검은 눈물』 신인상 수상
“탄탄한 문장력을 기본으로, 딸을 죽음으로 내몬 학교 폭력 가해자들을 일평생 쫓아다니며 복수하는 부성과 종국에 드러나는 진실이 깊은 울림을 주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_심사평
창간 20주년 기념 겨울호의 신인상은 유재이의 〈검은 눈물〉에 돌아갔다. 〈검은 눈물〉은 학교 폭력이라는 시의성 있는 소재를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가족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풀어낸 작품이다. 검찰수사관으로 근무하다가 현재 육아 휴직 중인 저자의 직업적 특수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수사 관련 기관의 대응에 답답해하는 피해자의 감정을 대변하는 지점들이 눈에 띈다. 자칫 선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소재를 탄탄한 필력으로 기품있게 다루는 솜씨와 사소해 보였던 단서가 온전히 꿰맞춰지는 쾌감을 선사하는 구성이 압권이다. 첫 문장부터 단연 돋보이는 작품으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되었다. 자세한 심사평과 수상자 인터뷰도 담았다.
기성 작가의 작품 세 편도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보여준다. 김범석의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은 전형적인 퍼즐 미스터리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진 기묘한 살인사건, 제한된 용의자, 의외의 결말이라는 장르의 규칙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으니, 작가가 던진 ‘독자에의 도전’에 응해 보시기 바란다. 박소해의 〈8월 손님〉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좌승주 형사 연작 중 한 편이다. 이 작품으로 박소해 작가와 좌승주 형사가 정상 궤도에 안착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수작이다. 앞으로 이어질 연작과 장편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게 한다. 김창현의 〈아버지는 죽는다〉는 독직 혐의를 받고 죽은 경찰 아들의 죽음을 전직 형사였던 아버지가 파헤치는 내용인데, 제프 브리지스 주연의 드라마 〈올드맨〉을 연상케 한다. 늙고 병든 몸으로 진실을 위해 덤벼드는 아버지의 처절한 하드보일드 액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지적인 추리 소설 《재수사》를 쓴 장강명 인터뷰,
최초로 미스터리 4대 랭킹 1위를 달성한 요네자와 호노부의 《흑뢰성》 분석 등
추리 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밀도 높은 연재 글!
인터뷰로는 지난 여름 800쪽이 넘는 《재수사》란 묵직한 작품으로 장르 소설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장강명 작가를 만났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주요 모티브로 활용하고 독자에게 지적인 두뇌 싸움을 유도하는 장편 소설 《재수사》의 집필 과정과 함께 장강명 작가가 가진 미스터리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연재 글도 풍성하다. 박인성 문화평론가는 2021년 출간되자마자 역사상 최초로 미스터리 4대 랭킹 동시 1위를 달성하고, 166회 나오키상까지 수상한 요네자와 호노부의 역사 미스터리 《흑뢰성》을 분석한다. 어떻게 ‘역사’를 하나의 소재로 단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자체를 ‘미스터리’로 만들었는지 흥미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추리소설 평론가 백휴는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에 관한 시론〉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분신인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를 중심으로, 동기를 중시하면서도 사회파 수준으로 깊이 파헤치지는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화인류학자 공원국은 〈인물 창조의 산고 Ⅱ-웃음의 심장〉에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조지프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의 두 주인공, 허클베리 핀과 찰스 말로를 통해 인간에게 내재한 마성(魔性)을 들여다보는 두 가지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거의 모든 가치 있는 것이 그러하듯 미스터리 장르 역시 그저 순탄하게 성장하지 않았다. 고전과 하드보일드가 싸우고, 본격과 사회파가 경쟁하며, 다양한 주류와 지류가 섞이고 충돌하며 발전해 왔다. 국내 미스터리 장르가 더욱더 치열한 경쟁을 통해 보석과 같은 작품을 쏟아내길 고대하며 《계간 미스터리》 창간 20주년 마지막호인 2022년 겨울호를 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