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추리문학의 본진 《계간 미스터리》
창간 20주년을 맞이하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국 추리소설 작가의 진정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해온 《계간 미스터리》가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한다.
미스터리라는 단일 장르의 잡지가 단 한 번의 끊김도 없이 20년을 버텨왔다는 것이 기적처럼 여겨진다. 최근 이십 년 동안 한국 미스터리는 내적 깊이에 있어서 꾸준히 성장해왔고, 외적인 확장 역시 괄목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소설이 소설로서만 소비되는 시대는 지났다. 하나의 이야기는 책, 영화, 드라마, 웹툰, 게임 등 다양한 매체로 옷을 갈아입으며 무한 재생되고 있다. 전세계를 상대로 한 지적 재산권(IP) 비즈니스가 기본이 된 시대, 다양한 장르 소설이 문화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계간 미스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시대의 변화와 함께 하면서, 더 많은 작가, 더 다양한 하위장르, 더 높은 수준의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목차
[계간 미스터리(2022 봄호)(통권 73호) 목차]
2022 봄호를 펴내며
[특집1] 세계 속의 한국 추리소설
한류의 다음 물결, 이번엔 장르문학이다_서미애
글로벌 출판시장에서의 한국 추리문학_이구용
[특집2] 황세연을 읽다
황세연論|철두철미한 변증법적 사고의 소유자, 황세연_백휴
특집 단편|내가 죽인 남자_황세연
[신인상 수상작]
바그다드_최필원
심사평
수상자 인터뷰
[단편소설]
무구한 살의_홍정기
겨울이 없는 나라_박소해
무고한 표적_박상민
[인터뷰]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김미주 기획프로듀서_김소망
[미스터리란 무엇인가③]
하드보일드와 누와르, 내면의 분투 혹은 ‘후까시’로의 승화_박인성
[신화인류학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③]
상상력은 무기력을 찍어 넘기는 도끼다_공원국
[에세이]
일본 미스터리에 등장한 새로운 수식어, ‘특수 설정’_윤영천
[작가의 방]
얼마의 고정 수입과 자기만의 방_김이환
[리뷰]
신간 리뷰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들의 한줄평
[트릭의 재구성]
긴급수사_황세연
[2021 겨울호 독자 리뷰]
저자
공원국
출판사리뷰
● 특집1. 세계 속의 한국 추리소설
“한류의 다음 물결, 이번엔 장르문학이다”
한국 문학 최초의 해외 번역 출판은 김옥균의 암살자로 잘 알려진 홍종우가 1892년 프랑스에서 《춘향전》을 《향기로운 봄 Printemps Parfum?》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한 것이다. 그로부터 130여 년이 흐른 후, BBC 뉴스는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개봉 28일 만에 1억 1100만 명이 시청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것이 ‘한국 문화 쓰나미’의 최신 물결이라고 논평했다. 이제 한국의 문화 산업은 전세계를 같은 시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이번 호 《계간 미스터리》에서는 한류의 열풍을 타고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한국 미스터리 소설을 첫 번째 특집으로 다뤘다. 먼저 서미애는 〈한류의 다음 물결, 이번엔 장르문학이다〉에서 2021년 가을에 프랑스와 벨기에의 독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느낀 감동과 흥분을 생동감 있게 전하고 있다.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로 한국 문학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구용 대표는 〈글로벌 출판시장에서의 한국 추리문학〉에서 서미애, 윤고은, 김언수 등이 해외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를 사례로 들며, 앞으로 한국 미스터리가 매혹 시켜야 할 대상은 좁은 국내가 아니라 세계 출판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 특집2. 황세연을 읽다
"황세연론_철두철미한 변증법적 사고의 소유자, 황세연"
두 번째 특집 〈황세연을 읽다〉에서는 추리소설가 황세연을 작가론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추리문학 평론가 백휴는 200자 원고지 240매에 이르는 〈황세연론(論)/철두철미한 변증법적 사고의 소유자, 황세연〉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 온 한국 추리소설이 어떤 함의를 담아왔는지 황세연의 작품을 통해 철저하게 파헤쳤다. 황세연의 독창적인 세계관은 《계간 미스터리》에 수록한 신작 단편 〈내가 죽인 남자〉에서 만날 수 있다.
● 2022 봄호 신인상 수상작, 최필원 〈바그다드〉
“이국적인 배경을 담고 있으며 인종차별, 군대 내 폭력이라는 주제 의식이 인상적이다.”
_심사평 중
이번 호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은 치열한 경쟁 끝에 최필원의 〈바그다드〉가 선정되었다. 적군의 공격으로 고립된 평화유지군 유닛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선명한 주제 의식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필원은 국내 독자들에게 장르소설 기획자이자 번역가, 미스터리 커뮤니티 ‘러니의 스릴러 월드’ 운영자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수상자 인터뷰에서 작가로서의 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수준 높은 한국 추리문학을 즐기는 법, 《계간 미스터리》
기성 작가의 작품 세 편도 묵직한 볼륨을 자랑한다. 신인상 수상 이후 벌써 개인 단편집을 준비할 정도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홍정기는 〈무구한 살의〉에서 한층 더 진일보한 필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소해는 ‘형사 좌승주’ 연작 중의 한 편인 〈겨울이 없는 나라〉를 실었다. 폭설이 내린 제주도를 무대로 과거와 현재에 얽힌 인과를 해결하는 좌승주의 활약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현직 의사인 박상민은 의과대학에 다니는 ‘나’를 주인공으로 〈무고한 표적〉이라는 작품을 썼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내 이름이 낙서가 된 책을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는데, 소소해 보이는 출발점은 충격의 파국으로 이어진다.
그 외에도 진중한 전개로 인기를 끌고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기획프로듀서인 김미주와의 인터뷰, 제1회 멀티문학상 수상자인 김이환이 털어놓는 집필실에 얽힌 이야기도 실었다.
미스터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글도 있다. 하드보일드 장르가 어떻게 ‘개인’과의 대결을 ‘도시’로 확장했는지, 문화평론가 박인성의 〈하드보일드와 느와르, 내면의 분투 혹은 후까시로의 승화〉에서 다루고 있다. 신화인류학자인 공원국은 〈상상력은 무기력을 찍어 넘기는 도끼다〉에서 미스터리 작가들이 갖고 있는 공간에 대한 감각이 어떻게 작품에 투영되는지, 국내 작가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분석하고 있다. 미스터리 전문편집자인 윤영천은 최근 일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의 경향에 대해 〈일본 미스터리에 등장한 새로운 수식어, ‘특수 설정’〉에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