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2차 세계대전부터 파멸적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까지
반세기에 걸친 일본의 원자력 개발 이용 및 정책사를 탐구하다
『원자력의 사회사 : 일본에서의 전개』는 일본 과학기술사의 고전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과학기술』(전 5권)을 저술한 저명한 기술과학사가 요시오카 히토시의 저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로 이어져 온 일본의 원자력 개발 이용 및 정책사를 폭넓게 개괄하고 있다. 요시오카 히토시의 저작으로는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원자폭탄의 제조를 시도한 시기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시기에 이르는 반세기 이상의 기간 동안 일본의 원자력 개발 이용과 정책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국제 정치 흐름과 일본 내 정·관·산업계 및 학계와 민간의 상호작용으로 파악해 기술한다. 독자들은 일본의 원자력 개발 이용사를 조감하며 이를 통해 원자력 개발 이용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 및 대안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목차
서문 7
1장 일본 원자력 개발 이용의 사회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1. 일본 원자력 개발 이용의 국제적 맥락에 대한 예비 지식 13
2. 일본 원자력 개발 이용의 구조적 특질 19
3. 일본 원자력 개발 이용의 사회사 시대 구분 28
2장 전시戰時 연구에서 금지·휴면의 시대로(1939-1953)
1. 일본의 원폭 연구 41
2. 연합군의 원자력 연구 금지 정책 48
3. 원자력 연구의 해금과 과학계의 동향 55
3장 제도화와 시행착오의 시대(1954-1965)
1. 원자력 예산의 출현 61
2. 과학계의 대응과 원자력 3원칙의 성립 65
3. 원자력 개발 이용 체제 정비를 향해 70
4. 이원적 추진 체제의 형성 74
5. 원자로 기술에 관한 최소한의 해설 81
6. 노형 전략에서의 시행착오 87
7. 핵연료 개발 분야에서의 시행착오 94
4장 도약과 다양한 문제 분출의 시대(1966-1979)
1. 원자력발전 사업의 도약 100
2. 동력로·핵연료개발사업단(동연)의 발족 106
3. 핵연료사이클 기술에 관한 최소한의 해설 113
4.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방불케 한 원자력발전 사업의 확대 121
5. 반대 여론의 대두와 그에 대한 관청·전력회사의 대응 126
6. 원자력 공동체의 내부 대립 격화와 민영화라는 난제 136
7. 핵 비확산 문제를 둘러싼 국제 마찰 144
5장 안정 성장과 민영화의 시대(1980-1994)
1. 경수로 발전 시스템에서 독립 왕국의 건설 149
2. 대미 자립 정책의 형성과 굴절 155
3. 상업용 핵연료사이클 개발계획의 시동 159
4. 고속증식로FBR 및 그 재처리에 관한 기술 개발의 전개 167
5. 과학기술청 그룹에 의한 다른 여러 개발 프로젝트의 전개 172
6.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탈원전 여론의 고양 181
7. 냉전 종결의 영향과 핵 비확산 문제의 재부상 188
8. 국내의 불협화음 고조 192
6장 사건·사고 연발과 개발 이용 정체의 시대-(1) 세기말의 전환점(1995-2000)
1. 세기 전환기의 원자력 개발 이용의 약식도 201
2. 고속증식로FBR 몬주 사고와 그 영향 204
3. 원자력 행정 개혁의 전개 208
4.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계 재검토 215
5. 분수령이 된 도카이 재처리공장의 화재·폭발 사고 218
6. 핵연료사이클 정책의 원상복귀를 향해 221
7. 고속증식로FBR 개발 정책의 사소한 궤도 수정 227
8. JCO 우라늄가공공장 임계사고 233
9. 상업 원자력발전 확대 속도 저하 236
10. 지구온난화 대책으로서의 원자력발전 240
11. 전력 자유화론의 대두 245
7장 사건·사고 연발과 개발 이용 정체의 시대-(2) 원자력 입국을 향한 고투(2001-2010)
1. 중앙 행정 개편과 과학기술청 해체 249
2. 플루서멀 계획의 대폭 지연 254
3. 원자로 손상 은폐 사건과 그 영향 260
4. 사토 에이사쿠 후쿠시마현 지사의 반란 264
5. 전력 자유화 문제와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 267
6. 원자력 체제의 재구축 274
7.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의 지진 재해 279
8. 핵연료사이클 개발의 난항 281
9. 민주당 정권 시대의 원자력 정책 287
8장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충격
1.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발생 293
2.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확대 296
3.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의한 방사능 방출 299
4.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국민 생활에 끼친 영향 301
5. 세계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체르노빌급 사고 305
6. 위기 발생 예방 대책의 미비 309
7. 위기 관리 조치의 실패 311
8.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조사·검증위원회 315
9. 역사적 분수령이 된 후쿠시마 원전사고 318
후기 321
옮긴이의 말 325
찾아보기 330
저자
요시오카 히토시 (지은이), 오은정 (옮긴이)
출판사리뷰
비판적 과학기술사가의 비평적이면서 객관적인 서술
1995년 말, 일본의 고속증식로 몬주에서 나트륨 누출에 의한 화재 사고가 일어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어났다. 이에 1996년 일본 정부는 원자력 정책 원탁회의를 개최한다. 이때 일본의 대표적 반핵 활동가이자 시민과학자로 유명한 다카기 진자부로가 물리학사 및 원자력 개발사 전공자인 저자 요시오카 히토시를 원탁회의에서 시민 입장을 대변하는 학자로 추천하였고, 이후 그는 원자력자료정보실 및 몬주사고종합평가회 멤버, 내각부 원자력위원회 전문위원, 경제산업성 에너지조사회 임시위원 등 일본의 원자력 에너지 관계 정부 심의회 위원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한다. 요시오카 히토시는 원자력 업계 관계자들이 다수를 이루는 위원회에서도 원자력 개발 이용에 비판적인 입장을 일관되게 개진하고 원자력 정책의 민주주의적 통제와 시민 참여 방안을 제안해 왔다. 일본의 과학기술 통사를 저술하는 등 정력적으로 학술 활동을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탈원전 전문가 조직인 원자력시민위원회에서 단장을 맡아 활동하는 등 시민들과도 호흡했던 학자였다.
이 책은 처음 원자력 개발에 착수하고 후쿠시마 제일 원전 사고에 이르기까지의 70년간, 일본의 원자력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설명한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고서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안정 성장”을 구가해 온 일본의 원자력 개발이지만, 핵연료 사이클 시설 관련 문제나 사용후연료 처리 등 산적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강한 반발과 문제를 일으키며 각종 문제를 일으켜 왔다. 책에서는 특히 사건 사고 연발을 상세하게 보여주면서 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종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일본 원자력 개발 이용 체제의 전개 과정을 6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시기마다 주요 인물 및 사건과 시대의 특징 및 국제 정세와 국내 사정을 충실하게 담아 일본의 원자력 개발 이용의 역사를 밀도 있게 전한다. 특히 원자력 관련 논의들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정보 부재와 전문가주의, 통산연합으로 표현되는 관료 집단과 지자체의 갈등 등 여러 측면에서 원자력 개발과 이를 둘러싼 사회의 여러 모습이 통사라는 서술 방식을 통해 일관되게 드러난다. 책은 정부, 관료, 산업계와 학계 및 민간에 이르기까지 원자력 개발 이용의 배경에 있는 일본 국내의 사회 변동을 거시적 시점에서 바라보며 일본 원자력 개발 이용의 전체상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이로써 독자들은 일본 원자력 개발 이용을 둘러싼 국제 관계의 변화까지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비평적이면서도 원자력 개발 추진 당사자들에는 비공감적인 태도로 책을 저술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탈원전 시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 자세로 일본 원자력의 사회사를 다각도에서 살핀다. 이 책은 단순한 원자력에 관한 과학기술 발전사가 아니라 전후 이루어진 세계 원자력 개발사와 함께 일본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핵에너지 기술이 지닌 본질적인 이중성(민군양용성)을 지적하며 ‘평화를 위한 원자력’이라는 이상이 얼마나 다다르기 어려운 것인지 증명한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통사를 읽으며 독자들은 원자력 개발 이용의 역사와 앞으로의 과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