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윤재철 시인의 『우리말 땅이름』이 1, 2, 3권의 인기에 힘입어 제4권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의 부제 ‘지명에 새겨진 생태적인 기억들’에서 보듯이 4권에서는 생태적인 특성이 강한 동물, 식물, 세간살이, 농기구 등의 이름을 딴 예쁘고 정겨운 우리말 지명 91개를 소개하고 있다. 이로써 1권에서 4권까지 『우리말 땅이름』이 소개하는 이름은 265개다.
1권에서는 우리말 땅이름이 꾸밈없고 과장 없는 작명임을 강조했고, 2권에서는 땅이름을 짓는 데 자연의 모습을 갖다 붙여 생명감이 있음을 눈여겨본다. 3권에서는 이렇게 꾸밈없고 생명감 있는 작명이 대를 물려 사용되는 데에는 구성원들의 공통된 가치관이 뒷받침되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권에서는 작은 우리말 땅이름들이 사람살이와 주변 환경에서 찾아 붙인 만큼 오염이 덜하고 생태적이라는 의미를 오롯이 갈무리하고 있다.
목차
이 책을 펴내며5
제1부 동물 지명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17
산제비당개울 · 산제비골 · 연암의 제비바위
아프리카까지 날아가는 우리나라 뻐꾸기22
뻐꾹산 · 뻐꾹골 · 꼭꾸바위
으뜸가는 스텔스기 수리부엉이26
붱바위 · 붱박골 · 봉산
꿩 일가족 장끼 까투리 꺼병이31
꽁바치 · 꿩밭골 · 까투리골 · 덜거기봉
고래를 줍다니요?37
고래불 · 고래준골 · 고래죽은작지
만석꾼 집터에 족제비업은 뛰어들고43
족제비골 · 쪽제비다리 · 쪽제비배미
뱀이 많아 뱀골 구불구불해서 뱀내47
뱀골 · 뱅골 · 뱀내장 · 김녕뱀굴
하늘을 나는 거위 고니52
고니섬 · 고누섬 · 곤이도
백학은 학이야 두루미야56
두루미산 · 두루뫼 · 학산
혼례 때 전안상에 올라앉던 기러기62
기러깃재 · 기럭재 · 기리재
보랏빛 깃털이 아름다운 보라매66
보라매공원 · 보라매동 · 보라미
쥐 몸에 새 날개 기괴한지고71
박쥐굴 · 다람쥐굴 · 빨쥐바위
흥부네 제비와 재수 없는 제비 명매기74
제비실 · 제비울 · 명매기마을
가평 호명리 호명산은 범울이79
범울이 · 범울이골 · 범물리
자라는 아내가 뒷집 남생이와 눈이 맞을까 봐 걱정83
자라골 · 자라섬 · 남새이골
누에의 머리 모양으로 쑥 솟은 산꼭대기87
누에머리 · 눼머리 · 잠두봉
우렁이각시의 집 울엉이91
우렁이산 · 우렁골 · 우렁바위
제2부 식물 지명 1─나무
푸르고 물기가 많은 청실배97
신배골 · 돌배골 · 배나무실
물이 파랗게 변하는 물푸레나무102
물푸레울 · 물푸레골 · 물푸르젱이골
이팝나무는 쌀밥 조팝나무는 조밥106
이팝나무길 · 조팝꽃피는마을
헤이즐넛은 서양 개암나무 열매111
깨금벌 · 갬벌 · 개암나무
산사나무는 아가위나무 찔광이나무115
아가위나무골 · 아가나무말 · 찔광이골
갈매나무가 많아 초록산119
새푸르기 · 초록말 · 조리울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124
앵두나무골 · 앵두밭우물 · 함도리
벽오동 심은 뜻은128
머굿대 · 머구실 · 머귀내
나무 중의 공주 자작나무133
자작골 · 자작나무골 · 재작장이
뒷산에두 봇나무 앞산에두 봇나무137
봇나무골 · 봇밭골 · 봇바데기 · 봇나무산
고욤나무가 있는 풍경141
괴염나무골 · 고용나무골 · 꼬약나뭇골
오솔길과 외솔배기 그리고 솔뫼145
외솔고개 · 일송정 · 솔메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151
찔레골 · 찔갯골 · 독고리남밧
서귀포시 보목동 볼레낭은 보리수나무155
볼레낭개 · 볼레남개 · 볼레오름
나무에 달린 참외 모과나무159
모과울 · 모개실 · 목과동
율곡매 선암매 설중매164
매화고랑 · 매화골 · 매화나무골 · 매실
죽을 때 꽃을 피우는 대나무170
대밭마 · 대밭골 · 대숲골 · 죽림리
제3부 식물 지명 2─풀
연애하기 좋았던 붉은 수수밭골177
수수앝골 · 쉬앝골 · 쑤시밭골
면화는 솜꽃 목화는 나무에 핀 꽃181
면화골 · 메나골 · 미영밭골
여뀌꽃과 흰 해오라기185
여꾸말 · 여꾸실 · 여뀌울
양산같이 생긴 노란 마타리꽃188
마타리우물 · 마타리재 · 마타리골
도롱이나 부채를 만들던 줄풀191
주을내 · 주랏들 · 주라골
가난한 동네 녹두밭윗머리194
녹두거리 · 녹디밭골 · 녹두골
물음표 모양의 고비와 고사리198
고비덕 · 고사리데기 · 고새울 · 궐동리
매운맛의 대명사 고추와 후추201
고추말 · 고추봉 · 후추우물 · 초정약수
사자 발같이 생긴 강화 사자발쑥204
쑥밭다리 · 쑥밭들 · 쑥밭재
생강 농업의 종가 완주 봉동생강207
샹들 · 샹바위 · 새앙골
‘산산’은 마늘산210
마늘메 · 마늘봉 · 마늘메봉
삘기 뽑아 먹던 띠213
띠울 · 모동 · 모리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모데미풀217
모데기 · 남원 회덕마을
강아지풀을 닮은 조 이삭220
조밭골 · 조앝골 · 속전동
댕댕이로 만든 멋쟁이 모자 정동벌립224
댕댕이산 · 댕댕이버덩 · 댕댕이골
왕십리 미나리꽝 미근동 미나릿골229
미나리꽝 · 미나리골 · 근동
제4부 농기구 지명
농기구의 한류 ‘Ho-mi’235
호미골 · 호무골 · 호미실 · 호미산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고?239
낫머리 · 낫거리 · 낫골 · 겸동
쇠스랑으로 왜적을 쳐 죽인 쇠스랑 장군244
쇠스랑골 · 소시랑봉 · 쇠스랑개
아침가리는 아침나절이면 모두 가는 작은 따비밭249
따비골 · 따부골 · 따불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253
보습곶이 · 보습바위 · 보섭봉
‘丁’ 자 고무래를 닮은 곰뱃골 곰배령257
곰배등 · 곰배산 · 고무래봉 · 정봉
채워지면 비워지는 운명의 삼태기260
삼태미골 · 삼태기안 · 삼태봉
멍에는 완만한 ‘∧’ 모양이다263
멍에골 · 멍에실 · 멍에미 · 몽애배미
연세대 뒷산 안산은 질마재267
길마재 · 질막고개 · 질매섬 · 안마도
돼지구융같이 늘어선 ‘병든 서울’272
구유골 · 구수산 · 구융골 · 구시물
홈통을 놓아 물을 대던 홈다리들276
홈실 · 홈들 · 홈태골 · 명동
“칼 갈아요~ 가위 갈아요” 외던 칼갈이281
숫돌산 · 쉿돌메 · 숫돌고개 · 지석강
멍석에 말아 몽둥이로 치던 덕석말이285
멍석바위 · 멍석골 · 덕석골 · 덕석굽이
팽개쳐 참새떼를 쫓던 팡개290
팡개바위 · 팽개바위 · 팽암
머슴 새경을 결정하던 들돌 들기294
들돌거리 · 들독거리 · 들돌골 · 거석리
깊은 산 절벽 밑에 세워 놓은 벌통297
설통바위 · 설통바위골 · 멍덕봉
마당 가의 어리와 추녀 밑의 닭둥우리300
둥우리골 · 둥지리봉 · 닭둥지마을
Y자 모양의 양다리 디딜방아304
물방아골 · 물방아거리 · 방아골 · 방아다리
장작불로 소금을 굽던 가마 ‘벗’308
벗마을 · 벗말 · 염촌
제5부 세간살이 지명
머리에 이고 물 길어 나르던 동이315
동이골 · 동이말 · 동이점골 · 분점리
질그릇과 오지그릇 그리고 옹기319
질골 · 오지말 · 옹기말 · 독점
김유정의 고향 실레마을은 떡시루 모양323
시랫골 · 시릿골 · 시루굴 · 시루미
방배동 중국집 이름 함지박326
함지박골 · 함지골 · 함지누게골 · 함박산
삼겹살 굽기 좋은 소댕330
소댕이 · 소당바위 · 소두방재 · 소탱이골
쪽박산과 대박산334
똥그랑산 · 한박산 · 대박촌
오줌싸개 머리에 씌우던 키338
키울 · 칭이실 · 치실 · 키산
다람쥐(또는 개미) 쳇바퀴 돌듯342
채바퀴골 · 쳇망오름 · 채빠꿈이 · 쳇다리산
개다리소반에 닥채 저붐 이 도령의 밥상346
소반바위 · 소반뫼 · 반지울 · 반산
구례 운조루를 빛낸 통나무 뒤주351
뒤주골 · 두지골 · 두지터 · 뒤주바위
부엉이 방구통으로 만든 됫박357
됫박산 · 됫박고개 · 되골
벌레 먹은 돌로 만든 맷돌361
맷돌머루 · 맷돌바위 · 맷돌산 · 망돌산
방귀로 날려 버린 절구통365
절구폭포 · 절구골 · 도구통바위 · 호박소
여성들의 주요 혼수품이었던 ‘농’370
농다리 · 농바우 · 농박골 · 농암
부산 해운대 동백섬은 다리미섬374
다리미산 · 대리미재 · 다리빗들 · 다래비산
신틀 오빠 베틀 누나377
신틀바우 · 신트리 · 신털이봉
한쪽을 자르면 넉가래가 되는 도투마리381
도투말 · 도투마리고개 · 도고머리 · 도토리
홍두깨는 방망이다385
홍두깨등 · 홍두깨날 · 홍두깨산 · 홍두깨골
물동이 밑에 받쳐 이던 똬리390
또아리고개 · 똬리산 · 똥아리골 · 두아리
야한 동네 야동동은 풀뭇골394
풀무골 · 풀무재 · 불맷골 · 야로리
금강산 비로봉 은사다리금사다리398
사다리병창 · 새드레 · 사닥다리바위 · 사다리논
옛날의 냉장고 빙고402
핑곳골 · 빙고리 · 빙고재 · 핑구골
저자
윤재철 (지은이)
출판사리뷰
저자는 모두 4권으로 『우리말 땅이름』을 마무리하면서 단순한 땅이름으로서의 지리적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땅이름 속에 담긴 구성원들의 공통된 가치관, 풍습과 문화, 물질적이면서도 정신적인 자산으로서의 의미 등등을 역사나 문학, 언어 등 인문학적 탐구를 곁들여 풀이해줌으로써 지명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하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의 주소는 OO로 XX번길로 표시된다. 그래서 주소를 통해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이름이나 그 유래를 알기는 쉽지 않다. 행정 편의주의와 이동의 효율성만을 따지기에 그 이름들에서 우리 선조나 우리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풍속이나 지역 풍경 등의 의미를 깨닫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이동의 효율성이라고 했지만 인간의 이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가운데 하나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아닐까. 바야흐로 여행의 시대에 자신이 발 디딘 곳의 우리말 땅이름이나 그 유래를 곰곰이 되짚어본다면 분명 그 여행의 의미, 그것이 여행자 자신에게로의 위안이든 낯선 곳에 사는 타자에 대한 이해든 배가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