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통을 꿈꾸는 토론학교_사회ㆍ윤리』는 청소년들에게 생각의 부싯돌을 쥐어주기 위해 현직 사회교사와 윤리교사가 집필한 책으로, 한국 사회의 중요한 열 가지 쟁점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같은 무게로 나란히 실었다. 찬성 글과 반대 글을 양손의 부싯돌로 제공해, 읽는 이에게 사고의 혼란을 일으켜 자연스러운 생각의 카오스 상태를 제공하자는 의도이다. 진지하게 답을 찾아가는 대신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여기는 냉소와 ‘왜 그런 거지?’라는 온당한 질문 대신 ‘다 그렇지 뭐’하는 식으로 길들여진 무관심을 버리고,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어 고민해 보고 좀 더 치열하게 갈등해 보게 해 주자는 것이다.
제52회 출판문화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 온 이 책이 2019년 개정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사회 변화의 흐름에 맞추어 열 가지 토론 주제 중 ‘이혼’이 빠지고 ‘결혼’이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각각의 장에서 다루는 논거도 최신 사례와 각종 기사, 통계 등의 신선한 정보로 교체되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원활한 소통을 꿈꾸는 문제의식만큼은 여전히 유효하다. 토론마저도 특목고 입시를 위한 기술이나 입학사정관제도를 대비한 스펙의 하나로 전락한 지금, 이 책은 평범한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기 힘으로 답을 찾아가며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목차
외모지상주의
그래, 외모도 능력이고 경쟁력이야
아니야, 외모는 또 다른 차별일 뿐이야
개인주의
그래, 나에겐 나만의 자유가 필요해
아니야,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어
대학입시
그래, 대학 입학은 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해
아니야, 무조건 대학 가는 대신 내 인생을 살겠어
학생인권
그래, 학생도 똑같은 사람이야. 존중받아야 해
아니야, 학생은 아직 미성년자야. 겸손하게 배워야 해
사형제도
그래, 살인자에게 정당한 대가는 사형뿐이야
아니야, 사형은 또 다른 살인이야. 폐지해야 해
결혼
그래, 결혼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야
아니야, 결혼은 행복을 위한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해
재산상속
그래,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야, 사회에 재산을 기부하는 새로운 문화가 필요해
경쟁
그래, 경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돼
아니야, 남을 밟고 올라서는 삶 속에 행복은 없어
정보화사회
그래, 정보화로 새롭고 멋진 신세계가 펼쳐질 거야
아니야, 정보화로 어두운 위험사회가 되고 말 거야
세계화
그래, 세계화는 모두를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거야
아니야, 세계화는 양극화만 더 심화시킬 뿐이야
저자
김범묵, 윤용아 (지은이)
출판사리뷰
우리 사회를 둘러싼 열 가지 쟁점의 변주
생각의 충돌이 빚어내는 즐거운 혼란의 경험
외모지상주의, 학생인권처럼 피부로 느끼는 문제에서부터 개인주의나 사형제도와 같은 토론의 단골 쟁점들, 그리고 정보 사회나 세계화처럼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느껴지는 커다란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소통을 꿈꾸는 토론학교_사회·윤리』를 펼치는 순간 살아 움직이는 쟁점이 되어 읽는 이의 머리와 가슴을 자극한다.
외모를 중요시하는 태도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니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버리자는 식의 어정쩡한 절충은 이 책에 없다. 경쟁이 없으면 발전도 없으니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타협도 없다. 선명한 찬성과 반대, 단호한 “그래!”와 “아니야!”가 있을 뿐이다. 이제까지 신문 기사나 인터넷의 토막글에서 단편적인 생각의 실마리를 찾았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설득력 있게 완결된 구조로 쓰인 찬성 글과 반대 글을 차례로 읽어 나가는 가운데 생각의 불씨를 지피게 될 것이다.
경쟁이 싫지만 어쩔 수 없으니 공정한 경쟁을 하자고 타협했던 아이들은 경쟁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입장에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마음속으로는 엘리트주의가 끌렸으나 논술 시험에서는 연대가 더 옳은 가치관이라고 답했던 아이들은 남을 밟고 올라서지만 않는다면 개인의 발전 역시 소중한 가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두 개의 상반된 입장을 차례로 읽고 나면 아이들은 저절로 혼란에 빠지고 무엇이 옳은가, 어떤 입장이 진짜 내 마음과 맞아떨어지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찬성과 반대의 대립된 주장 속에서 우리 삶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눈을 갖게 된다. 이 책은 하나의 문제를 바라보는 상반된 주장을 뚜렷하게 인지시키면서, 그 안에서 생각의 실마리를, 자신의 입장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만들고 있다.
생각은 좌우의 날개로 난다
찬성과 반대는 곧 진보와 보수의 입장, 좌와 우의 입장이다. 아이들은 하나의 문제를 둘러싼 서로 다른 입장을 통해 지적 충돌을 경험하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가운데 생각의 균형을 잡아간다. 좌우의 날개로 나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다. 저마다 다른 생각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대립하고 갈등하는 두 입장 사이에서 나의 입장을 발견하고 소통의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것, 이것이 이 책이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다.
볼테르의 말처럼, 우리들의 부싯돌은 부딪혀야 빛이 난다. 내 생각은, 나만의 입장은, 타자의 생각과 부딪혔을 때 비로소 선명히 발화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이처럼 빛나는 생각의 충돌을 경험할 수 있을까? 지금의 부모 세대가 세상과 사회에 관심을 가질 무렵만 해도 비판적인 생각이나 진보적인 시각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책을 한 권 읽는 것만으로도 사고의 틀이 깨지는 원체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판적인 생각마저도 무감각하게 암기하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발견하게 할 것인가? 『소통을 꿈꾸는 토론학교_사회·윤리』는 바로 이 질문에 대안을 제시한다. 진지하게 답을 찾아가는 대신 이미 정해진 답을 말하고, ‘왜 그런 거지?’라는 온당한 질문 대신에 ‘다 그렇지 뭐’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에게 생각의 부싯돌을 쥐어 주자.
제대로 만든 토론 교과서
잠든 교실을 깨우는 뜨거운 토론이 시작된다!
『소통을 꿈꾸는 토론학교_사회·윤리』는 실제 토론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재이다. 그러나 대개의 토론 교재가 그러하듯, 찬성과 반대 주장의 논거를 짧게 요약하여 지루하게 나열해 놓은 자료집 성격의 책과는 뚜렷하게 다르다.
이 책에는 학교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현장감을 십분 발휘하여 알찬 내용과 깨알 같은 재미를 담은 장치를 곳곳에 마련해 두었다. 토론에 앞서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주는 ‘생각열기’, 글을 다 읽고 난 후 스스로의 힘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입장 정하기’를 비롯하여 마무리에는 주제와 관련된 재미난 읽을거리를 제공하여 하나의 쟁점에 대해 완전히 숙지하도록 돕는 한편 자연스러운 사고의 확장이 가능하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풍부한 상징을 담은 사진·그림 자료와 함께 다양하고 톡톡 튀는 통계 자료와 지도를 곳곳에 배치하여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 읽기를 선보이는 한편 본문의 날개에도 꼭 필요한 부가 정보들을 꼼꼼하게 담았다.
예를 들어 외모 지상주의가 그저 성형과 다이어트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은 첫 장을 넘기며 말콤 X와 프란츠 파농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듣게 된다. 대학 입시에 눈이 먼 비정상적인 사회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피터 브뤼겔이 그린 《장님들의 우화》를 감상할 수 있고, 학생 인권을 지지하는 글과 함께 르네 지라르의 ‘폭력에 대한 통찰’을 마음에 새기게 되며, 세계화를 다룬 마지막 장을 덮으며 공정무역 마크가 찍힌 설탕 한 봉지가 어떻게 세계를 구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책 속의 모든 장치들은 하나의 자연스런 흐름으로 이어지기에 ‘생각열기’에서 생각의 실마리들을 건져 올린 다음, ‘그래!’와 ‘아니야!’로 이어지는 찬성 글과 반대 글을 읽으며 즐거운 혼란에 빠진 후, ‘입장 정하기’에서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입장 정하기’에서는 실제 토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소쟁점을 제시하여 쟁점별로 하나씩 토론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 자료 찾기나 별도의 토론 매뉴얼 없이 이 책 한 권만으로 실제 토론 수업이 가능하다.
모욕을 멈추고 소통을 꿈꾸며
『소통을 꿈꾸는 토론학교 _ 사회·윤리』는 토론마저도 이겨야 할 싸움으로 전락한 현실에서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토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토론이라는, 토론의 진정한 의미와 형식을 빌려와 만든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토론학교 시리즈》를 기획한 교사는 아이들이 무거운 머리와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잠드는 수업 시간을 ‘모욕당하는 시간’으로 표현했다. 아이들이 피곤한 것을 잘 알면서도, 한 시간 들어가면 한 시간 모욕당하고, 두 시간 들어가면 두 시간 모욕당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입시에 짓눌린 공교육의 황폐한 현장에서, 그래도 토론 수업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일어나 말을 하고, 생각을 하고, 잠들지 않고 깨어 있기에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이 토론을 무척이나 즐거워하며, 토론을 통해 의사소통의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토론이 끝나면 상대방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는 모습을 보며 토론 수업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책에는 학교 현장에서 토론 수업이 활성화되어 교실이 깨어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세상이란 어떤 모습일까?”
“내가 찾아낸 내 입장이 이런 내 생각과 꼭 맞아떨어지는가?”
토론마저도 특목고 입시를 위한 기술이나 입학사정관제도를 대비한 스펙의 하나로 전락한 지금, 이 책은 평범한 아이들이 교실에서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기와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적대시하거나 탓하는 척박한 토론 문화에서 벗어나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소통할 수 있는 품격 있는 토론 문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