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환상적인 불협화음’을 내는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클라리시 리스펙토르(1920-1977)는 20세기 브라질의 가장 위대한 작가로, ‘진실을 꿰뚫는 천재’, ‘진실로 뛰어난 작가’, ‘인물 묘사의 천재이자 문학적 마술사’, ‘마를린 디트리히 같은 용모에 버지니아 울프같이 쓰는 희귀한 인물’ 등으로 불렸다. 예측할 수 없는 부조리와 돌연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글은 구조나 플롯으로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전체 이야기가 하나의 덩어리로, 한꺼번에 다가온다. 글쓰기의 테크닉을 전혀 발휘하지 않거나 혹은 아예 무시하는 듯 보임으로써 도리어 증폭되는 효과가 있다. 그녀는 전 작품을 통해서, 가난한 이민자의 가족으로 북동부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된 후 리우에서의 시절을, 명백한 유대인으로서, 그리고 동시에 명백한 브라질인으로서, 사회적이면서 동시에 추상적으로, 비극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종교와 언어의 질문에 실어 표현했다.
목차
달걀과 닭
사랑
장미를 본받아
진화하는 근시
먹어라, 아들
사옹 크리스토바웅의 신비
닭
소피아의 재앙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여자
수학교사의 범죄
어느 젊은 여인의 몽상과 취기
외인부대
원숭이
용서하는 신
생일 축하해요, 어머니
가족의 유대
소중한 것
저녁식사
재물의 시작
버팔로
그곳으로 나는 간다
우르카 바다에서 죽은 남자
첫 입맞춤
리우-니테로이 다리 앞에서
발자국 소리
브라질리아
어느 날 그들이 암탉을 죽였을 때 옮긴이의 말
저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출판사리뷰
‘환상적인 불협화음’을 내는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좋아하는 여성작가를 만나기 위해 마르그리트 뒤라스, 엘프리데 옐리네크, 버지니아 울프를 거쳤지만, ‘환상적인 불협화음’을 내는 리스펙토르야말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다.”
“「달걀과 닭」은 희게 번득이는 빛의 칼날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런 칼날에 베이는 것을 사랑한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종이의 촉감을 가진 광선이 피부 속으로 곧장 들어와 나라고 불리는 한 순간을 직선으로 투과하고 빠져나간다. 나는 희고 투명하게 피폭되었다. 그런 느낌을 이 단편집 번역 작업 내내 이어졌다.”
― 배수아
1 생생하고 다채로운 색깔을 띤 20세기의 가장 신비로운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1920-1977)는 20세기 브라질의 가장 위대한 작가로, ‘진실을 꿰뚫는 천재’, ‘진실로 뛰어난 작가’, ‘인물 묘사의 천재이자 문학적 마술사’, ‘마를린 디트리히 같은 용모에 버지니아 울프같이 쓰는 희귀한 인물’ 등으로 불렸다.
“리스펙토르는 이전에 누구도 쓰지 않았던 듯이 쓰는 능력이 있다. 20세기의 숨은 천재 중 한 명이다. 플랜 오브라이언과 보르헤스, 페소아와 같은 일족이며, 전적으로 독창적이고 뛰어나며, 뇌리에 박혀 마음을 건드리는 글을 쓴다.”
― 콜름 토이빈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에 관한 모든 것이 믿기 어렵다. 대단한 미모, 이른 명성, 독창적인 목소리, 브라질의 상징이라는 지위, 열정과 가면 그리고 고향 우크라이나에서의 대학살을 피해 브라질 레시페에 정착한 가난한 유대인 집안의 딸이라는 가족사. 현대문학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중요도는 버지니아 울프에 버금갈 것이다.”
― 주디스 서먼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 예리하고 깊숙하게 꿰뚫어보는 시선, 이집트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눈꼬리가 위로 치켜올라간 독특하고 신비로운 눈빛, 낮고 느린 템포의 말투, 메탈릭한 저음의 목소리와 살짝 이국적인 발음.”
― 배수아
클라리시 리스펙토르는 냉철한 지성과 통찰력, 순진한 놀라움에서 사악한 코미디로 바뀌는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표현대로 삶의 다양한 스캔들 속에서 우리 존재를 있는 그대로 생각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포착하려 시도한다. 문학계 안에서도 밖에서도 실질적인 계보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작가이다.
― 레이첼 쿠쉬너
2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 및 문체에 대하여
얼마나 기이한 문장들인가. 얼마나 기이한, 이야기 없는 이야기인가. 그리고 얼마나 기, 이. 한. 목소리인가.
예측할 수 없는 부조리와 돌연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글은 구조나 플롯으로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전체 이야기가 하나의 덩어리로, 한꺼번에 다가온다. 글쓰기의 테크닉을 전혀 발휘하지 않거나 혹은 아예 무시하는 듯 보임으로써 도리어 증폭되는 효과가 있다.
그녀는 전 작품을 통해서, 가난한 이민자의 가족으로 북동부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된 후 리우에서의 시절을, 명백한 유대인으로서, 그리고 동시에 명백한 브라질인으로서, 사회적이면서 동시에 추상적으로, 비극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종교와 언어의 질문에 실어 표현했다.
3 대표작 「달걀과 닭」에 대하여
「달걀과 닭」은 신비하게 읽히며, 실제로 오컬트적인 요소가 있다. 난해하면서도 심오한 이야기인 것이 맞다. 그래소 아마도 (낭독회의) 청중들은, 내가 모자에서 도끼라도 꺼내서 보여주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아니면 갑자기 트랜스에 빠지거나. 하지만 나는 일생 동안 그런 짓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내 영감은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무의식의 정교한 작업이며, 그것이 저절로 누설되는 형태로 표면에 나타난 결과물이다. 게다가 내가 글을 쓰는 것은 타인에게 어떤 종류든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4 클라리시 리스펙트로의 작품에 대한 페미니즘적 해석에 대하여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버지니아 울프는 클라리시의 작품 세계를 말할 때 항상 비교되는 인물이다. 예를 들자면, “남미의 버지니아 울프”, 또는 “버지니아 울프처럼 글을 쓰는, 그레타 가르보의 외모를 지닌 작가”니 하는 식으로. 클라리시의 사후에 그녀의 작품 전반과 생애를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마치 카프카가 여자인 것처럼, 릴케가 우크라이나 출신 브라질 유대인 여인인 것처럼, 만약 랭보가 어머니였다면……. 바로 그 지점에서 리스펙토르의 글쓰기는 시작된다.
―엘렌 식수
5 배수아 번역의 『G. H.에 따른 수난』(근간)에 대하여
하나의 인생은 서로 영원히 만날 일이 없는 두 갈래로 갈라진 길이다. 지금 『G. H.에 따른 수난』은 내 의식에 가장 깊게 달라붙은 책 중의 하나가 되었다. 설사 한 명의 고독한 인간 여자와 한 마리 벌레 이외에, 다른 모든 디테일은 없거나, 잊힌다 하더라도. 어떤 독자에게 『G. H.에 따른 수난』은, 카프카 이래로 가장 신비로운 작품이 될 것이다.
― 배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