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멍청한 동물의 대명사, 표정도 없고 고통도 못 느끼며 눈물도 흘리지 않는 공감력 제로의 동물, 오래전 진화를 멈춘 미개하고 원시적인 동물. 흔히 이런 표현들이 물고기에게 따라 붙는다. 물고기들은 과연 생각을 하는 것일까? 통증을 느끼는 것일까? 기억력은 정말 3초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지은이는 이런 의문들에 대해 수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하나하나 논박하고 명쾌하게 대답하면서 우리가 물고기에 대해 가진 편견을 산산이 깨트린다.
2016년 출간되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닷컴, 포브스, 선데이타임스, 내셔널포스트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달라이 라마의 추천을 받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물고기들의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 세계와 여느 영장류를 능가하는 물고기들의 지각력, 인간사회를 방불케 하는 물고기 사회의 역학, 그리고 인간중심주의에 일격을 가하는 처절한 물고기들의 삶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동안 몰라도 너무나 몰랐던 물고기의 흥미진진하고 내밀한 사생활이 물고기를 사랑하는 한 과학자에 의해 낱낱이 밝혀진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물고기에 대한 오해
1장 물고기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2부. 물고기의 감각
2장 물고기의 시각
3장 청각, 후각, 미각
4장 그 밖의 감각들―내비게이션, 전기수용, EOD, 촉각
3부. 물고기의 느낌
5장 뇌, 의식, 인식
6장 공포, 스트레스, 쾌감, 놀이, 호기심
4부. 물고기의 생각
7장 지능과 학습
8장 도구 사용, 계획 수립
5부. 물고기의 사회생활
9장 뭉쳐야 산다
10장 사회계약
11장 협동, 민주주의, 평화 유지
6부. 물고기의 번식
12장 성생활
13장 양육 스타일
7부.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
14장 물 밖의 물고기
에필로그
미주
찾아보기
저자
조너선 밸컴 (지은이), 양병찬 (옮긴이)
출판사리뷰
3초에 불과한 기억력에 고통도 눈물도 없는 원시적인 동물인가?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의 종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종수를 자랑하고, 척추동물의 60퍼센트를 차지하는 동물이며, 인류보다 훨씬 전인 5억3,000만 년 전 지구에 등장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온 존재. 바로 지구상 최대의 서식지인 물속에 사는 물고기이다. 하지만 물고기는 ‘오해’의 동물이다. 물론 새도 ‘새대가리’라는 경멸적인 단어가 붙는 오해의 동물이기는 하지만, 물고기에 비하면 약과다. 왜일까? 유명한 작가 D. H. 로렌스는 〈물고기〉라는 시에서 이런 말을 했다. 물고기는 “소리도 없고, 서로 접촉하지도 않는다. 말도 없고, 몸을 떨지도 않고, 심지어 화내지도 않는다.” 이 시는 물고기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아주 잘 대변한다. 물고기는 멍청함이라는 지각력의 부재뿐만 아니라 고통도 눈물도 모르는 냉혈동물이라는 딱지까지 붙는다. 물고기는 인간에게 전혀 공감을 자아내지 않는 동물이었던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인간의 편견을 산산이 깬다. 상상을 초월하는 물고기들의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세계와 여느 영장류를 능가하는 물고기들의 지각력, 인간사회를 방불케 하는 물고기 사회의 역학, 그리고 인간중심주의에 일격을 가하는 처절한 물고기들의 삶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고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똑똑한 동물이고, 오래전에 진화를 멈춘 원시적 동물이 아니라 고도로 진화한 생물이며, 우리 인간과 너무도 닮은 우리의 ‘사촌’이라는 것이다.
물고기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가?
물고기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까? 물고기는 생각이라는 것을 할까? 통증은 느낄까? 물고기들 간에도 사회라고 할 만한 것이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이런 질문들에 대해 이 책은 최신 과학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답하고 있다.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지자기감각 등의 감각세계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실험들은 물고기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물고기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약 100년 정도의 기간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발견한 깜짝 놀랄 만한 물고기의 행동을 통해 물고기가 학습과 기억에서부터 개체 인식, 놀이, 도구 사용, 협동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스트레스나 공포감, 통증, 쾌감, 놀이, 호기심, 재미, 성생활과 양육 등 물고기의 감정과 관련된 연구에서 보여주는 바는 물고기 또한 감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으며, 인간이 생각하듯 ‘감정’이라는 것이 진화의 역사에서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물론 책에는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의 일화적 관찰도 과학적 사실들 사이사이에 곁들여져 있다. 이런 일화적 관찰은 학문적 신빙성은 없지만, 아직도 수많은 물고기들이 연구되지 않고 미지의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황에서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물고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과 아주 많이 닮아 있다!
육상동물이 대기에 둘러싸여 있듯 물고기는 물에 둘러싸여 산다. 물의 밀도는 공기보다 800배나 높고 압축되지 않는 성질이 있다. 이런 환경 탓에 물고기들만의 고유한 진화 메커니즘이 가능했다. 물고기의 뇌가 작은 것도, 손이나 발 대신 납작한 지느러미를 갖게 된 것도, 유선형의 몸체를 갖게 된 것도 이들이 생활하는 환경이 물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고기의 뇌가 상대적으로 작다거나 손이 없다거나 하는 것으로 물고기를 판단하면 안 된다. 지은이는 이런 뇌중심적 관점,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우리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날 때 물고기는 전에 없이 새롭게 다가온다.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물고기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노는 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온 시간을 1초라고 했을 때, 물고기는 4분이 넘게 지구에서 살아왔던 동물이다. 아울러 우리 인간에게 아직도 미지의 동물로 남아 있는 물고기가 살고 있는 전 세계 바다 중 현재까지 탐사된 부분은 겨우 5%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직도 미지의 생명체로 남아 있는 물고기에 대해 시선을 돌리고,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물고기의 도덕적 권리에 대해 다시 주장하는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