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럽 도자기 여행』3권과 『일본 도자기 여행』 3권 출간 완간의 의미
침체된 출판시장 속에서도 새로운 시장 영역 만들어내
이번 『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의 발간으로 『유럽 도자기 여행』3권과 『일본 도자기 여행』3권, 모두 6권의 ‘도자기 여행 시리즈’ 출간이 완결되었다. 사실 이 시리즈를 기획했을 때 열악하기 그지없는 국내 출판시장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과연 독자들이 이 책을 알아주고, 사줄까 하는 걱정과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명한 독자들이 이 시도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었던 도자기 영역의 대중적인 책 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꾸준히 독자들이 늘어났다. 그러한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덕택에 『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을 필두로 북유럽 편과 서유럽 편이 출간되었고, 그 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일본도자기여행』 시리즈 역시 일본 하나만 놓고 세 권으로 나누어 내는 것이 과연 수지타산이 맞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결코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인 일본이니만큼 보다 엄밀하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 하나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물이 『일본 도자기 여행 : 규슈의 7대 조선 가마』와 『일본 도자기 여행 : 교토의 향기』였다. 이제『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으로 일본 시리즈를 마감하는 지금, 처음의 선택이 올바른 마음가짐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한 해에 700만 명 이상이 여행을 가는 일본인데도, 일본은 잘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본 상품과 애니메이션 등 겉으로 드러난 흥미 위주로 일본을 접근할 뿐, 그들의 기저문화를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저작이 드물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일본 도자문화, 그리고 이와 불가분 관계에 있는 다도 문화를 모르고서는 결코 일본을 아는 것이 아니라고. 『일본도자기여행』 시리즈는 일본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줄 것이다. 그냥 일본을 보는 것과 이 책을 읽고 보는 일본은 그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할 수 있다.
목차
PROLOGUE 일본 고분시대의 토용 하니와는 어디서 왔을까? /004
Chapter 1
이시카와 현, 가나자와
: 구타니야기, 상상력의 벽을 깬 극광 /018
Chapter 2
비젠, 도코나메, 세토
여섯 옛 가마, 일본 땅을 지키는 고려의 도자기 사자들 /104
Chapter 3
나고야
나고야의 ‘노리다케’ 미일 통상 역사의 산증인이 되다 /196
Chapter 4
도키, 다지미
미노야키의 두 도시, 도키와 다지미 이야기 /238
Chapter 5
마시코, 가사마
민에운동과 버나드 리치 /288
Chapter 6
에도
모든 것이 있는 그러나 모든 것을 상실한… /374
Chapter 7
요코하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 498
EPILOGUE 일본 도자기도 모르면서 일본을 극복한다고? /520
참고 문헌
참고 사이트
저자
조용준 (지은이)
출판사리뷰
에도시대(江戶時代)를 빛낸 조선 자기의 향기
일본 도자사는 한반도를 떼놓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다
규슈(九洲)에서 시작된 조선 도자기는 어떻게 일본 열도로 퍼져 나갔을까? 『일본 도자기 여행』시리즈 완결편인 『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은 규슈에서 시작된 자기 문화가 일본 열도에 어떻게 보급되어 퍼져 나갔는지 알아본다. 일본 주요 가마들의 상당수는 그 뿌리를 규슈의 히젠야키(肥前燒)와 사쓰마야키(薩摩?)에 두고 있다. 규슈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가 뒤떨어졌던 혼슈(本洲)의 각 영주들은 규슈의 선진 도자 기술을 빼내오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그 결과 갖가지 고생스런 여정을 통해 가나자와(金澤)와 나고야(名護屋) 등지에 자기 생산 가마가 생겨났다. 지역 특색을 더해 개성을 표출하던 혼슈 도자기들은 일본 근대화에 기여했고, 에도(도쿄)에서 꽃을 피웠다. 이 책의 여정은 가나자와와 비젠(備前), 도코나메(常滑), 세토(瀨戶), 나고야, 도키(土岐), 다지미(多治見), 마시코(益子), 가사마(笠間), 에도, 요코하마(橫浜) 순으로 이어진다.
일본 옛 여섯가마(六古窯)에 해당하는 비젠과 도코나메, 세토 등은 일본 스에키(須?器)와 일본 토용인 하니와(埴輪)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에키는 한반도의 경질토기 계통에 속한다. ‘스에키’의 ‘스에’는 한국어의 쇠(鐵)에서 나온 말로 쇳소리를 낼 정도로 얇고 강한 토기이다. 즉, 1000℃ 이상의 불을 다룰 줄 알아야, 철을 만들 줄 알아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들 지역 도자기의 뿌리는 결국 한반도 도래인에 의해 만들어진 철기 문화, 가야 문화가 닿아 있는 것이다. 삼국시대 4세기 무렵 한반도 토기 문화가 4세기 말이나 5세기 초에 일본에 그대로 전파되어 스에키가 발생했다. 스에키는 일본 도자사에 있어 최초의 기술 혁신이었고 이후 발전의 모태가 되었다. 일본 도자사는 결코 한반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이고 역사인 것이다.
국내 최초 일본 도자사 총론 완결
일본 도자기도 모르면서 일본을 극복한다고?
한반도가 일본에 미친 영향력의 증거 자료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모든 자료와 학설을 모아 집대성한 총서 하나 없는 것이 우리의 척박한 문화현실이다. 학자들의 개별 논문은 발표되었으되 흩어져 있고, 단행본은 거의 전무하다. 왜 우리는 ‘한반도 문화의 일본 열도 전파’에 대한 총체적 사실을 다른 책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을까? 한반도 문화를 전해주었다고 자랑하면서도 그런 사실을 담은 책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일본 도자기 여행』 시리즈는 국내 최초로 일본 도자서 총론을 완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닐뿐더러 계속 묻고 있다. 우리는 현재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유럽 도자기 여행』 시리즈를 집필하기 위해 유럽 전역의 수많은 가마와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것의 하나는 유럽의 내로라하는 가마들이 일본 도자기에서 받은 영향이 엄청나다는 사실이었다. 초창기 유럽 가마들은 일본 것을 베끼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고, 지금 그들이 내놓는 제품에도 이런 흔적들이 역력히 남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사실에 대해 얘기해주는 사람이 그동안 단 한 한사람도 없었다. ’
현재 우리가 조선 도자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는 열정은 일본과 비교해서 얼마나 될까? 이 책이 침체되어 있는 대한민국 도자산업의 불쏘시개로 쓰이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처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알려주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
『유럽 도자기 여행』3권과 『일본 도자기 여행』 3권 출간 완간의 의미
침체된 출판시장 속에서도 새로운 시장 영역 만들어내
이번 『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의 발간으로 『유럽 도자기 여행』3권과 『일본 도자기 여행』3권, 모두 6권의 ‘도자기 여행 시리즈’ 출간이 완결되었다. 사실 이 시리즈를 기획했을 때 열악하기 그지없는 국내 출판시장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과연 독자들이 이 책을 알아주고, 사줄까 하는 걱정과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명한 독자들이 이 시도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었던 도자기 영역의 대중적인 책 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꾸준히 독자들이 늘어났다. 그러한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덕택에 『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을 필두로 북유럽 편과 서유럽 편이 출간되었고, 그 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일본도자기여행』 시리즈 역시 일본 하나만 놓고 세 권으로 나누어 내는 것이 과연 수지타산이 맞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결코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인 일본이니만큼 보다 엄밀하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 하나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물이 『일본 도자기 여행 : 규슈의 7대 조선 가마』와 『일본 도자기 여행 : 교토의 향기』였다. 이제『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으로 일본 시리즈를 마감하는 지금, 처음의 선택이 올바른 마음가짐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한 해에 700만 명 이상이 여행을 가는 일본인데도, 일본은 잘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본 상품과 애니메이션 등 겉으로 드러난 흥미 위주로 일본을 접근할 뿐, 그들의 기저문화를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저작이 드물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일본 도자문화, 그리고 이와 불가분 관계에 있는 다도 문화를 모르고서는 결코 일본을 아는 것이 아니라고. 『일본도자기여행』 시리즈는 일본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줄 것이다. 그냥 일본을 보는 것과 이 책을 읽고 보는 일본은 그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할 수 있다.
사랑하는 도자기 한 점을 빼앗기느니 죽음을 선택했던 일본 무사들
그들은 도자기를 왜 생명 이상으로 소중하게 여기며 발전시켰을까?
일본의 도자기에 대한 집착은 생명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인『일본 도자기 여행 : 교토의 향기』에서 누누이 설명했듯 일본 무사들은 도자기 한 점을 자신의 존엄 그 이상으로 여겼다. 자신이 사랑했던 도자기 한 점을 누군가에 빼앗기느니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애착이 강했다. 일본인에게 도자기는 특별함을 넘어서는 존재 가치 이상이다. ‘도자기 전쟁’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세계사에 유례가 없이 문화 기반을 송두리째 강탈해간 전쟁이었던 임진왜란을 통해 조선 사기장이 일본 땅에서 도자기를 만들었다. 그 덕분으로 일본은 근대화를 이룰 수 있는 자본력을 형성하고 경제적 풍요를 불러오는 기폭제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 슬픔이 묻어 있어서일까? 그런 통한 때문일까? 미술평론가인 야나기 무네요시는 중국은 의지의 예술, 일본은 정취의 예술, 조선은 비애의 예술이라고 비유했다. 조선의 미학이 숙명적으로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던 비애란 신의 마음으로 지켜지는 것으로, 신은 그것을 위로하는 일을 잊지 않으며, 신의 마음은 슬퍼하는 자에게 이끌린다고 해설했다. 조선 사기장이 빚은 아름다움은 슬픔과 비애를 가졌기 때문에 더욱 사람을 매혹시키는 것이리라.
야나기 무네요시의 절친이었던 영국 평론가이자 사기장 버나드 리치는 현대 도예가 나아갈 길은 조선시대 분청사기가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현대 도예는 500년 전 조선 사기장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조선 도자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걸까? 우리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며 발전시켜 할 것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