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70~80년대 유신과 5공화국 시절, 사회 비판의 한 도구로써 헌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양건은 자신의 헌법 연구 50년을 정리하며 책을 펴냈다. 그가 처음 헌법 공부를 시작했을 무렵 현실에서 작동하는 헌법의 힘, 헌법이 지닌 법규범으로서의 규범력은 미약했다.
이때의 헌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키고 누릴 수 있는 규칙이 아니라 단지 그러해야 한다는 원리의 선언에 그쳤고, 그랬기에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이 아니라 저 멀리 정치권력의 세계에서 개헌 문제가 거론될 때나 간혹 눈길을 끌 뿐이었다. 누군가 국가에 의해 인신과 경제를 구속당하고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침탈당해도 헌법에 구제를 요청하기란 요원했다. 그러나 87년 이후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헌법이 일상 세계의 깊숙한 곳까지 내려온 것이다. 그 결과 영화검열이 사라지고(1996년), 공무원시험에서 제대군인을 우대하는 여성차별이 금지(1999년)되었으며 말 많던 간통죄(2015년)가 폐지되었다. 그뿐 아니라 동성동본 금혼제(1997년)와 호주제(2005년)가 폐지되더니 마침내 현직 대통령이 탄핵(2017년)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것이 ‘헌법의 이름으로’ 일어난 변화이다.
책의 부제가 말하듯이 이 책은 ‘시민혁명-헌정 수립-민주주의로의 이행’으로 이어지는 근대 세계사를 추적하고, 헌법이 반영 또는 극복하려 했던 현실을 돌아보며, 특히 현재의 대한민국 헌법을 지탱하고 있는 법논리의 구조를 분석하는 데 힘을 쏟는다. 이 과정을 통해 노학자는 헌법이 국민 개인의 일상에서 작동하는 현실의 법임을 밝힌다.
목차
머리말 7
프롤로그 | 헌법이란 무엇인가 12
제1부 헌법사의 흐름과 갈래
1장 시민혁명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 근대 헌법의 두 갈래 길 39
시민혁명과 헌법 40
근대 입헌주의 헌법 대 외견적 입헌주의 헌법 47
온갖 헌법체제의 파노라마: 프랑스 근대 헌법사 54
좌절된 혁명, 외견적 입헌주의: 독일 근대 헌법사 104
외견적 입헌주의의 변종: 일본 메이지 헌법 141
아래로부터의 혁명 대 위로부터의 개혁 152
2장 사회경제적 갈등에 어떻게 대응했는가? - 현대 헌법의 여러 갈래 길 157
비극의 탄생: 바이마르 헌법, 그 후 159
국체 천황제에서 상징 천황제로: 일본국 헌법 187
법원에 의한 헌법혁명: 미국 헌법 212
전환기의 분단국 헌법: 한국 1948년 제헌헌법 219
3장 시장국가란 무엇인가? - 미래 헌법이 가는 길
국민국가의 퇴장 252
시장국가의 특성과 유형 260
새로운 불확정성의 시대 265
제2부 한국 87년 헌법,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
4장 87년 헌법의 탄생 273
6월 혁명, 빛과 그늘 274
87년 헌법의 키워드 286
한국 헌법사의 몇 가지 패턴 291
5장 제왕적 대통령제의 실패인가? 293
제왕적 대통령제인가? 294
실패한 대통령제인가? 306
6장 헌법재판, 비민주적 사법통치인가? 325
헌법재판 30년, 사법통치인가? 326
헌법재판, 비민주적인가? 345
제3부 헌법의 이해와 오해
7장 ‘촛불항쟁’, 헌법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가? 359
촛불항쟁의 헌법론 360
새로운 주권행사 방식 371
박 대통령 탄핵심판결정 평석 378
촛불항쟁 잔상 386
8장 한국 헌법 최고의 원리는 무엇인가? 389
9장 8·15는 ‘건국절’인가? 409
10장 남북분단, 헌법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가? 427
남북한은 두 개의 국가인가? 428
흡수통일, 위헌인가? 437
11장 집회시위 허가제, 모두 위헌인가? 445
‘명백·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446
집회시위법의 헌법적 재해석 454
12장 대통령의 통치행위, 초법적인가? 463
13장 감사원, 대통령 소속 바람직한가? 479
14장 헌법재판, 정답은 있는가? 491
법은 확정적인가? 492
정답은 뚜렷한가? 506
15장 이원정부제란 무엇인가? 527
에필로그 | 개헌에 대한 다른 생각 563
대한민국 헌법 557
대한민국 헌법개정안 579
주 605
찾아보기 614
저자
양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