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헌법’은 한 국가의 정치, 정부조직, 국민 개개인의 일상생활, 권력의 제한 등을 규정하는 최상위의 지위를 갖는 규범이다. 그리고 이것의 바탕에는 한 시대의 변화상과 민중이 요구하는 가치들이 담겨 있다. 헌법을 보면 그 나라의 역사가 보이는 이유다. 정확히 말해서 그 나라의 역사가 그 나라의 헌법을 만든다.
요즈음 대한민국 헌법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곧 있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여기저기에서 개헌이란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를 살펴보면, 변화의 한 축이 정치체제 개편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국가의 정의와 민중의 가치를 보장한다는 다른 한 축 역시 존재해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7월 17일 헌법 제1호(제헌헌법)가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일부 또는 전부 개정되면서 현재의 헌법 제10호(1987년 10월 29일)에 이른다. 헌법이 바뀌던 매 순간마다 한국 현대사는 크게 요동쳤다. 이 변화를 읽는 일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읽는 일이며, 단순히 정치 체제의 변화를 넘어 이곳의 정의와 가치가 어디로 흘러왔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 헌법이 보장하는 삶을 살 권리가 있다. 『헌법의 상상력』은 지금껏 대한민국 헌법이 우리에게 보장하고자 했던 정의가, 또한 그것이 우리에게 제공하고자 했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와 가치가 무엇인지 내다보는 기회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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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1장. 헌정 시대의 개막: 제헌헌법
미국 이야기
새로운 국가의 탄생
모든 곳으로부터 독립된 신세계
식민지의 자유인들
연합에서 연방으로
한 나라의 역사가 그 나라의 헌법을 만든다
평등으로의 여정
1948년 7월 17일. 제헌헌법
1945년 해방, 그 후 3년
한반도에 던져진 황금 사과, 신탁통치
좌익과 우익의 합작 시도
대재앙이 조만간 닥쳐올 것입니다
절망 속에서 핀 꽃, 제헌헌법
임시정부의 계승
헌법에 무엇을 담고자 했는가
기업가와 노동자의 동등한 권리를 논하다
대통령중심제 대 의원내각제
“국가는 본성이다”
키케로의 『국가론』과 『법률론』
의무로서의 국가
동양적, 그리고 서양적 세계관의 형성
법률적 인간의 출현
사상은 현실을 앞설 수 없다
2장. 무엇이 헌법을 무너뜨렸나: 이승만 시대의 개헌
독일 이야기
바이마르공화국과 히틀러의 출현
불안정한 제국의 역사
제1혼돈기
파멸을 향해 달리는 열차
제2혼돈기
독일 정당의 기회와 한계
보수와 파쇼의 동상이몽
1952년 7월 7일. 발췌개헌
1954년 11월 29일. 사사오입개헌
누더기가 된 헌법
발췌개헌의 배경
또 한 번의 헌법 개정
이승만 사후를 설계하라
두 차례의 뜻밖의 선택
헌법은 율령이 아니다
근로자를 위한 경제조항이 시장경제에 반하는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개헌
헌법의 의미는 현실에서 나와야 한다
“이성은 역사를 이끌 수 없다”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근대이성의 대두
공동체의 함정
어떻게 정의를 세울 것인가
현실을 관통하는 상상력의 힘
3장. 제2공화국을 기억하라: 제2공화국 헌법
일본 이야기
새 헌법을 만들어라
천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른바 ‘평화헌법’의 향방
일본 사회당의 전후 노선투쟁
고도성장과 사회주의정당의 후퇴
사회당의 변신, 종말을 앞당기다
1960년 6월 15일. 제2공화국의 시작
1960년 11월 29일. 부칙개헌
모든 제도는 역사 위에서 만들어진다
아주 짧은 내각책임제의 경험
제2공화국 헌법의 특별한 가치
노력 없이 권력을 얻은 민주당
부서지는 혁명의 구호
신민당의 거짓말, 이것을 명분이라 말하는가
4·19혁명 이후 혁신계는 왜 실패했을까?
“정당의 배반은 필연적이다”
로베르트 미헬스의 『정당론』
이제 민주주의만 남아 있을 뿐
과두제, 정당정치의 모순
민주주의의 끝은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다
4장. 전통이 만들어지다: 두 번의 쿠데타, 두 번의 개헌
프랑스 이야기
프랑스의 독특한 정치체제
공화국을 배신한 2명의 나폴레옹
왕정의 흔적을 지운 대혁명 후 100년
제3·4공화국: 재건의 시대
불명예보다는 죽음을: 알제리 독립운동
전통 위에 제도를 세우다
1962년 12월 26일. 제3공화국의 시작
1969년 10월 21일. 3선개헌
내면화된 정치제도
1950년대와 1960년대의 경계
박정희 시대의 대통령중심제
제3공화국 헌법의 특징
위험한 전통: 비상조치와 경제조항
한국형 정당구조의 정착: 여당
한국형 정당구조의 정착: 야당
곧바로 3선개헌으로
“인간은 스스로를 포장한다”
어빙 고프먼의 『상호작용 의례』와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학』
체면에 감정도 실린다
도덕적 사회라는 환상
군중, 허약한 개인들의 강력한 신념
5장. 박정희와 유신: 극한의 시대는 무엇을 남겼나
칠레 이야기
누적된 갈등
변화를 향한 열망
합법· 비폭력 사회주의로
군부와 공존하는 기형적 민주주의
군사독재 청산의 노력
독재,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키다
벽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1972년 12월 27일. 유신헌법
모든 것이 불법인 헌법 개정
1인 권력의 셀프쿠데타
체육관선거의 시대
노동문제를 끌어내다
노동조합과 한국노총
유신과 기독교
헌법이 만든 탄압의 시대
“제도가 문명을 견인한다”
존 스튜어트 밀의 『대의정부론』
타락하는 독재와 순응하는 국민
대의민주주의와 관료제의 한계
현실, 본질과 변화의 힘겨루기
문화를 살찌우는 숙련의 가치
6장. 오늘 우리 헌법: 헌법으로 상상하라, 헌법을 상상하라
북유럽 이야기
사회민주주의로의 첫 여정
대공황의 터널에서 복지의 문을 열다
노르웨이·스웨덴의 적녹연합
노동자와 사용자, 서로 손잡다
적응, 새로운 변화를 낳다
1980년 10월 27일. 국보위개헌
1987년 10월 29일. 직선제개헌
유신의 재생산
투명한 구조적 모순
6월항쟁 직전의 흐름
민주헌법 쟁취하여 민주정부 수립하자
갈라지는 물결
6월 이전의 개헌 논의
국회, 다시 헌법을 말하다
헌법, 비로소 시대를 기록하다
개발독재국가의 유산
불완전한 가능성
우리는 헌법이 만든 세계에 있다
“사회는 협력의 방식을 정해야 한다”
에밀 뒤르켐의 『사회분업론』
역사의 세 번째 단계
공동체의 손을 벗어난 속도
다시 답을 찾다
체념한 시대에 남겨진 길
마치며
참고문헌
인명색인
저자
심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