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이제 수틀을 펼쳐놓고/한 땀 한 땀 수를 놓아야 하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나를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온몸으로 자기 앞의 생을 정면 돌파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잃지 않았던 작가 이순자,
그가 시와 산문에 담아낸 자신과 가족, 이웃의 진솔한 이야기들!
일흔을 이른 나이로 여기며 치열한 삶을 살아오면서도 연민과 사랑, 희망과 위트를 잃지 않으며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작가 이순자의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와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지난해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실버 취준생 분투기〉로 많은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4대가 함께 사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결혼 생활을 시작해 황혼 이혼 후 62세에 취업전선에 나선 경험을 담았다. 작가는 청각장애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으며 글을 통한 연결을 오래 갈망해왔으나, 안타깝게도 수상 후 영면했다. 그의 노트북에 남긴 시와 산문, 소설에는 생의 마지막까지 삶에 분투하면서도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는 어린 시절 자신과 가족의 상처를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어 안고, 오랜 호스피스, 요양보호 활동으로 만난 이들에게서 보았던 사랑의 힘과 삶의 희망을 담았다. 또한 노년에 이르러서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생계와 고독, 나이 듦의 어려움을 한 편 한 편의 시로 전한다. 한 인간과 시대의 내밀한 자서전과도 같은 이 한 권의 시집은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목차
서문
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 | 이문재 시인 5
1부 오직 사랑이다
보랏빛 꿈 20
문간방 순진네 22
문풍지 바르는 날 24
오래된 양식 26
사랑 1 28
사랑 2 30
사랑 3 33
사랑 4 35
사랑 5 37
사랑 6 39
수제비달 42
꽃 말 43
아침밥 45
새치 47
놋 주발 49
대장 새 되어 51
꽃비 52
2부 내가 걸어 들어간 길
사까닥질 54
어릴 적 아르바이트55
둥근 가슴 57
그리움 59
유복자(遺腹子) 61
나, 잠들고 싶어라 63
바퀴의 계보 65
벚꽃 장사 68
벚꽃 지고 70
우물 72
미친 여자 74
훈장 75
오래된 풍경 하나 79
겨울 국화 81
가족 유통기한 83
꽃다발을 버리며 86
그리움 88
3부 나는 몸으로 가장 감명 깊은 인생을 살았어
휴가 90
기일(忌日) 92
상흔 93
꿈 94
궂은 날 95
몽유(夢遊) 랩 96
질긴 生 106
한식날 108
덤으로 사는 109
4부 아무렴 단풍만 한 아름다움이 있으랴
낙엽당 112
나이 113
독거노인의 자화상 1 115
독거노인의 자화상 2 118
독거노인의 자화상 3 120
독거노인의 자화상 4 124
독거노인의 자화상 5 127
독거노인의 자화상 6 130
독거노인의 자화상 7 133
독거노인의 자화상 8 135
독거노인의 자화상 9 137
독거노인의 자화상 10 140
도둑맞은 기억 143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146
꽃보다 단풍 148
저자
이순자 (지은이)
출판사리뷰
“나는 이제 수틀을 펼쳐놓고/한 땀 한 땀 수를 놓아야 하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나를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온몸으로 자기 앞의 생을 정면 돌파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잃지 않았던 작가 이순자,
그가 시와 산문에 담아낸 자신과 가족, 이웃의 진솔한 이야기들!
일흔을 이른 나이로 여기며 치열한 삶을 살아오면서도 연민과 사랑, 희망과 위트를 잃지 않으며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작가 이순자의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와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지난해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실버 취준생 분투기〉로 많은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4대가 함께 사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결혼 생활을 시작해 황혼 이혼 후 62세에 취업전선에 나선 경험을 담았다. 작가는 청각장애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으며 글을 통한 연결을 오래 갈망해왔으나, 안타깝게도 수상 후 영면했다. 그의 노트북에 남긴 시와 산문, 소설에는 생의 마지막까지 삶에 분투하면서도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는 어린 시절 자신과 가족의 상처를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어 안고, 오랜 호스피스, 요양보호 활동으로 만난 이들에게서 보았던 사랑의 힘과 삶의 희망을 담았다. 또한 노년에 이르러서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생계와 고독, 나이 듦의 어려움을 한 편 한 편의 시로 전한다. 한 인간과 시대의 내밀한 자서전과도 같은 이 한 권의 시집은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내 인생은 몇 조각 꿈으로 조각나고.
나는 몸으로 가장 감명 깊은 인생을 살았어.”
고단했던 어린시절부터 산업 성장의 잊힌 주역 공순이 시절을 지나
가장 낮은 곳에서 환자들, 이웃과 독거노인을 마주한 노년의 삶까지
이순자 작가의 내밀한 삶과 시대가 담긴 한 권의 내밀한 자서전!
이순자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의 〈선물〉에서도 나와 있듯, 시인은 쉰넷의 나이에 문학의 길에 들어섰다. 대학에서 만난 스승 이문재 시인의 “시는 이야기다”라는 가르침을 가슴에 담고 홀로 창작이라는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 이 시집은 한국전쟁 때 아버지가 전사해 유복자로 태어난 때부터 1970~1980년대 한국 산업과 경제 성장에 디딤돌이 되었으나 역사에서 지워진 공순이 시절의 이야기를 거친다. “국군 훈련복에 총을 메고 있는/한 번도 뵌 적 없는 아버지 사진이/ 혼자 안방 벽을 차지하고 있다”(〈사랑 3〉) “산업훈장/이른 새벽, 아니면 늦은 밤/철교의 비명을 자장가 삼는 출퇴근길”(〈훈장〉) 또한 오랜 호스피스 봉사와 요양보호 활동을 통해 만난 환우들과 독거노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환자복 팔꿈치와 무르팍 걷어붙이고/눈물에 눈물을 보태는 일은/아무나 할 수 있는 일/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사랑 2〉) “할아버지 똥에서 누룽지 냄새가 난다는 할머니/할아비보다 딱 하루 더 사는 것이 소원이라며/민망해서 볼 빨개져 호탕하게 웃는 할머니”(〈사랑 6〉) “사람이 반가운 내 습관으로/평생 문 잠그는 버릇, 들일 수 없는 건/문 잠그면 내 마음 잠그는 것 같아/내 마음에 벽 치는 것 같아”(〈도둑맞은 기억〉) 황혼의 나이에 이혼 후 독립적 인간으로 서고자 결심한 작가는 외로운 나날을 보내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과 위트를 잃지 않는 한 여성으로서의 일상을 유지하며, 그 과정에서 만난 자신과 이웃의 이야기를 시에 담는다. “수틀의 뒤/어지러운 매듭 정리하듯/살아온 날들 동안/온전히 나를 주지 못한 마음의 매듭/저절로 뒤돌아보게 되는 이즈음”(〈이순 즈음〉) 그는 고단한 일생에도 사랑과 희망, 꿈을 잃지 않음으로써 자기 존엄을 지키고자 분투했다. 이 시집에는 그런 작가의 삶과 그가 살아온 시대를 한 권의 자서전처럼 내밀하게 담았다.
“이 시집으로 애도의 자세를 다시 배웠습니다.”
―이문재 시인의 서문 〈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 중에서
이순자 시인이 남긴 유고 시를 마주한다면
‘삶’과 ‘죽음’은 ‘배웅’과 ‘마중’이 될 것이다.
이문재 시인은 ‘책’이라는 창작의 결실을 앞에 두고 세상을 떠난 이순자 시인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서문 〈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에서 이문재 시인은 10여 년 전 만학도 이순자 시인을 만난 때의 기억을 전한다. 그는 이순자 시인을 이렇게 기억한다. 청각장애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귀가 아닌 눈으로 듣기 위해 스승의 “입술을 가장 많이 쳐다”봤던 학생이자, 오랜 시간 홀로 글쓰기에 분투해온 작가. 그의 시 세계와 생애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이문재 시인은 “이순자 시인이 남기고 간 시를 시 자체로 만나야 한다”라며 시 읽기의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한 권의 내밀한 자서전과 같은 시집을 통해 결핍으로 충만했던 시절과 연민과 헌신을 잃지 않은 생애를 읽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순자 시인은 “함부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고, “끝끝내 시의 마음을 놓지 않았”다. 우리는 이 유고 시집을 읽으며 각자의 삶의 어려움을 “가만히 받아 안”고 시인을 위한 “진정한 애도”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