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람들의 모임’에서 ‘연합’, ‘결사’로, 그리고 ‘사회’로
협회 개념의 기원과 변천 과정을 통시적으로 살피다
‘Verein’, ‘사람들의 모임’으로 시작하다
독일어 Verein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임을 보여준다. Verein의 어원은 12세기 독일어 vereinen(결합하다)이다. 서로의 ‘약속’이나 ‘연대’ 또는 ‘결합’을 뜻했고 14세기부터 사람들의 결합, 일치, 모임을 지칭했다.
종교개혁 이후와 근대 초기에는 종파를 초월한 제후의 연합이었고 18세기에 하나의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의 모임에서 시작한 Verein의 역사를 통해 ‘사회’, ‘국가’의 탄생 배경, 기능,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목차
번역서를 내면서
I. 서론
II. 계몽주의와 절대왕정 시대의 사적私的 연대
1. 17-18세기의 교육운동에서의 ‘단체Gesellschaft’
a-‘학회Academie’, ‘조합Societat’, ‘단체’와 학문의 근대적 구상
b-계몽주의적 단체 운동
c-절대주의 시대의 사적私的 단체의 권리
2. 비밀단체
a-집단의 비밀과 구조
b-후기 계몽주의 시대의 단체의 비밀과 정치화
3. 혁명 시기의 정치적 모임Vereinigung
III. 계몽주의와 왕정복고 사이 시기의 자발적 모임
1. 사교와 교육
2. 도덕회Tugendbund를 둘러싼 논쟁과 독일의 초기 자유주의의 자기이해
3. 민족-민주주의적 (청년)운동(Jugend-)Bewegung의 협회들
IV. 국가공동체와 민족국가
1. “영구 평화”라는 유토피아
2. 구 제국에서 독일연방der Deutsche Bund으로: ‘국가연합Staatenverein’
3. 민족적 경제통일과 세계경제체제
V. 입헌국가와 시민사회에서의 자발적 모임
1. 3월혁명 이전 시기의 자발적 단체와 정치체제
a-사전辭典의 관점: 시민사회의 구성원리로서 ‘연합’과 ‘협회’
b-자유주의 이론에서의 ‘협회’로서 국가
c-결사의 자유에 관한 기본법과 협회의 정치화
2. 독일 초기 노동운동에서의 ‘협회’
a-초기 사회주의적 이념 연관
b-마르크스와 엥겔스에서의 ‘생산자 연합’
c-외국의 조직들
3. 3월혁명 이전 시기 시민들의 빈곤 문제 토론
a- 국가 “경찰”과 기독교 자선단체 및 하층민의 해방 사이에 있던 사회적 협회 제도
b-자기구제를 위한 도움으로서 연합: 교육단체의 구상
c-법인Korporation 개념의 도움을 받은 보수적 근대성 비판
VI. 산업사회와 그 조직들
1. 1848/49년 이후 협회 용어의 합법화와 분화
2. 산업사회와 중산계층: ‘협동조합Genossenschaft’
3. 노동운동: “노동자교육협회”에서 “국제노동자연합”으로
4. 동업조합Zunft과 계급 사이의 노동조직: ‘노동조합Gewerkschaft’
VII. 전망
옮긴이의 글
읽어두기: 주석에 사용된 독어 약어 설명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볼프강 하르트비히 (지은이), 오토 브루너, 베르너 콘체, 라인하르트 코젤렉 (엮은이), 최성철 (옮긴이),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기획)
출판사리뷰
18세기 협회 개념, 연합 및 결사와 결합하다
18세기에 와서 협회는 제후와 귀족, 각급 국가들 간의 동맹을 뜻하는 연합의 의미로 쓰였다. 자연법적 국가이론과 사회이론의 전문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때는 1790년대였다. 계몽주의 시대 이후 사회구성원의 결사는 다양한 측면에서 전개되었다. 교육·사상운동에서의 사적 연대, 혁명시기의 정치 모임, 민족-민주주의 청년의 협회 등이 그 사례다.
민족국가 수립기에 결사의 단위로 국가가 새롭게 부각되며 국가연합, 세계경제체제 등의 개념이 협회와 결합한다. 여기에는 계몽주의에 대한 확신과 영구평화라는 유토피아에 대한 지향이 투영되었다. 결사자들의 자발성은 시민사회가 형성되면서 협회, 연합 개념에 더 적극적으로 발현된다.
19세기 협회 개념, 사회로 수렴되다
19세기에는 연방, 연합, 연맹, 결사, 조합, 법인, 협동조합, 노동조합 등 무수한 유사한 개념과 거리를 두고 연합했고 종국에는 사회Gesellschaft로 수렴되었다. 연합과 협회는 시민사회의 구성 원리로 작동했고, 자유주의 이론에서는 국가도 협회의 하나로 보았다. 노동운동이 활성화 되면서 노동자조직의 형태로도 협회가 등장했다. 1848년 이후에는 조합이 노동자, 중산층의 결사를 대변하는 용어가 되었다.
1850~1873년에 와서 ‘협회’는 비로소 시민사회, 산업사회에서 사회정치적 행동들의 조직형식으로 확립되었다. 협회의 분화와 확산은 시민사회와 산업사회의 구조 원리로 환원되었다. 협회 제도는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에서 국가시민적 사회의 계급구조를 녹여버리고, 소유의 자유와 정치적 평등의 자유를 기반에 두고 건설된 국가와 사회질서의 진화적 발전을 보증해준다고 해석되기에 이른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협회 개념, 일상생활에 침투하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는 협회의 강한 영향력이 인지되었다. 막스 베버는 일상생활이 다양한 협회 안으로 완전히 침투해 들어왔다고 하며, 인간을 ‘협회인간’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협회는 다양한 종류의 지배를 돕기도 하며 실제적인 삶의 영위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영위를 결정하는 사회적 매체로 규정되었다.
20세기에는 자유로운 개인이 협회를 구성하는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었다. 이때 협회는 문화·사회·정치 개혁운동의 조직형태로 자리잡았고 ‘대중문화’의 전달자로도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