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민의 소반에서 왕의 수랏상까지,
역사가 차려 낸 한 끼에 담긴 이야기
맛칼럼니스트 황광해가 옛 문장과 화폭에서 찾은
우리 먹거리의 역사
먹거리에는 시절이 오롯이 담겨있다. 그 시절 우리는 무엇을 먹고살았으며, 지금도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화려한 궁중음식으로 잘못 알려진 신선로의 유래부터 흔히 먹는 서민음식 냉면, 만두에 얽힌 조선 왕의 이야기까지. 맛칼럼니스트 황광해가 고전에서 정성껏 길어 올려 차린 맛깔나는 한식 정찬이 가득 담겨있다.
저자는 감춰진 진짜 맛집을 찾아내듯 그 시절 한식을 쫓는다. 우리의 옛 뿌리인 그들은 진짜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우리 한식에 대한 먼지 쌓인 역사적 기록을 추척해서, 기자의 집요함과 꼼꼼함으로 한 권으로 엮었다. 황광해 맛칼럼니스트가 역사 속에서 찾아내서 정리한 우리 한식 이야기 ‘식사食史’다.
목차
1장 곡식穀
냉면
가지런한 냉면 가락에 배추김치는 푸르구나
수반
물에 만 밥은 정치적인 음식이다?
두부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 금생에 두부를 만든다
고구마
조선시대에 고구마로 소주를 만들었다?
메밀
굶어 죽을 목숨을 숱하게 구했다
쌀
왕은 어떤 쌀을 먹었을까?
죽과 미음
더 이상 살 마음이 없으니 좁쌀죽도 먹을 수가 없다
2장 고기肉
신선로/ 전골/ 불고기
신선로, 스기야키, 열구자탕은 모두 같은 것이다
만두
‘쌍화점’은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계 만두 전문점이다
설렁탕
설렁탕과 선농단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돼지고기
우리는 돼지 기르는 일을 잘하지 못했다
닭고기
꿩 대신 닭이 아니라 소 대신 닭이라
쇠고기
세종대왕 사촌, 밀도살로 귀양길에서 죽다?
녹미
도무지 맛을 짐작할 수 없는 사슴꼬리?
육개장
개고기를 먹지 않으니 개장국이 육개장이 되다
달단족의 쇠고기
한반도 쇠고기 문화는 ‘달단, 화척, 백정’에서 찾아야 한다
열구자탕
열구자탕, 탕제자, 스기야키가 어울려 신선로가 되다
곰탕과 대갱
대갱은 고기 국물이고 소금과 채소를 더하면 화갱이라
타락죽과 수유치
수유는 치즈다 수유치는 치즈 만드는 이다
3장 생선魚
회
서리 맞은 석자 미만 농어에 잘게 썬 국화 꽃잎을 더했더라
굴
무정한 물건이 마치 정이 있는 듯 꽃을 피웠구나
전복
백성들이 전복 때문에 고생하니 앞으로 3년 동안 입에 대지 않겠다
청어
이름도 참 많구나 관목어, 비유어, 비우어
복어
사람의 목숨과도 바꿀 만한 맛이라
명태
명태 하나에 젓갈만 넷이라 창난젓, 명란젓, 아가미젓 그리고 김치를 담느니
미꾸라지
오래전부터 흔하게 먹었으나 천한 음식이니 기록이 없다
위어
행주산성 아래 위어, 서빙고의 얼음 채워 한양 도성으로 옮기다
밴댕이
한낱 생선이 무슨 속이 좁으랴? 그저 내장이 약하니 잘 터질 뿐!
조기
너무 흔하고 많이 잡히니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네
뱀장어
깊은 바다에서 알을 낳으니 도무지 그 정체를 알기 힘들다
홍어
부드러운 뼈는 씹기 좋고 넉넉한 살은 국 끓이기 좋아라
문어
대팔초어는 문어요 소팔초어는 낙지라
4장 과채果菜
김치
김치,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나 화려하게 꽃피운 것은 한반도라네
잡채
정작 채소는 빠진 ‘여러 가지 채소 모둠’이 슬프다
귤
어찌 맛있다고만 말하랴? 술잔으로 만들면 그 향에 취하는 것을!
인삼
인삼은 산삼이고 홍삼은 인삼을 가공한 것이다?
미나리
그대 기억하는가, ‘미나리 궁전’에서 공부하던 시절을?
상추
수나라 사람들이 천금을 주고 사들이니 고구려 상추는 천금채라
부추
산중의 채소 중에서 봄 부추가 가장 맛있더라
수박
하얀 속살은 마치 얼음 같고 푸른 껍질은 빛나는 옥 같다
오이
중국 사신, 그해 봄 오이가 익을 때까지 돌아가지 않았다
비빔밥
하나의 그릇 안에서 숱한 것들이 충돌, 화합한다
배추
한양 도성, 동대문 밖 왕십리는 배추가 잘 자라는 곳이라
여지
작고 별 볼 일 없는 과일 하나가 나라를 망하게 한다
곶감
잘 말린 곶감 표면에 하얗게 서리가 내렸구나
5장 향신香辛
해장국
‘해정’은 해장국이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해장국이 없었다
후추
후추 몇 알에 이토록 기강이 무너지다니 이 나라도 망할 날이 머지않았다
얼음
얼음은 ‘음’이고 여름은 ‘양’이니 양의 계절에 음으로 조화롭게 한다
막걸리
산촌 막걸리, 거칠다 마라 마시고 취하면 그 어딘들 무릉도원 아니랴
꿀
꿀은 달콤하지만, ‘불법 꿀’의 뒷맛은 쓰다
생강
생강은 정신을 맑게 하나니 나이든 이들을 위한 보약이라
울금과 강황
울금은 덩이뿌리, 강황은 뿌리줄기? 그래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울금과 강황
6장 사람人
술과 술꾼
술이 피보다 진할까, 피가 술보다 진할까?
신선로
‘궁중신선로’는 없다 신선로는 차와 술 데우는 도구였다
주막과 주점
‘사설주점’인 주막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국왕의 고기반찬
자연재해는 국왕의 부덕 탓이니 왕은 고기반찬을 먹지 말라
소주
한번 증류한 술은 소주요, 두 번 증류한 술은 환소주라
중국배의 해산물 약탈
조선시대에도 ‘중국 막가파’는 조선 해안에서 약탈을 했다
천렵
참 아름답고 서글픈 다산 정약용 천렵 ‘농땡이’
명월관과 안순환
‘명월관’의 안순환, 한식을 술집 안주로 팔아넘기다
숙수의 삶
음식 만지는 일은 고귀하다 앞으로는 남자들만 만지게 하라
저자
황광해 (지은이)
출판사리뷰
그때나 지금이나 아픈 몸을 달래준 ‘물에 만 밥’
조선시대에는 천재지변이 있으면 국왕은 음식을 줄였다. 열세 살이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조선 9대 왕 성종은 평소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나라에 가뭄이 들자 낮 수라를 ‘수반’으로만 먹었다고 한다. 광해군도 울화병으로 수반을 찾았다. 마음에 병이 생겨 답답하고 목이 막힐 때 찾았던 수반은 어떤 투항의 뜻이 담겨 있었을까?
한편 며칠째 식사를 챙기지 못했던 조선 중기의 사신단은 조기 몇 마리를 사서 수반을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어릴 적 짭짤한 조기살 한 점을 물에 만 밥 위에 올려 먹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몸이 아플 때, 혹은 마음이 아파서 목으로 물 한 모금 삼키기 힘들 때 물에 말아 먹었던 밥은 예전부터 임금님의 밥상에도 올랐던 위로를 주는 소울 푸드였다.
지금도 밥상에 올라서 반가운 먹거리 이야기
조선 중기의 문신 허균이 우리의 별미음식을 소개한 『도문대작』, 아시아 최초로 여성이 쓴 조리서인 안동 장 씨의 『음식디미방』부터 신윤복의 그림 「주사거배」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낸 우리 옛 음식의 기록은 반가운 모습을 하고 있다. 순조는 깊은 밤 궁궐로 냉면을 테이크아웃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밤중에 야식에 탐닉하는 지금 우리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이렇듯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그중 역사 속 순간을 함께한 우리만의 먹거리인 한식을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은 지대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감춰진 진짜 맛집을 찾아내듯 그 시절 한식을 쫓다
한식전문점에 가서 큰 상을 가득 채운 갖가지 반찬과 요리상을 받았다. 거기에 화려한 신선로까지 있으니 수랏상이 부럽지 않다고들 한다. 흔히 ‘궁중신선로’라고 한다. 그런데 신선로는 궁중 요리의 대명사도 아니었고 원래는 차와 술을 데우는 도구였다. 김홍도의 「설후야연」에는 신선로처럼 중간이 움푹하게 파인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는 묘사도 있다.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궁중요리는 대한제국 시기, 기생집에 나오는 가짓수 많은 안주가 둔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왕이 12첩 화려한 수랏상을 받았던 것도 아니다. 왕은 자연재해, 제사, 행사 등의 이유로 고기를 마음대로 먹지도 못했다. 지금 우리가 아는 한식의 모습은 잘못 덧칠된 이야기가 많다. 예를 들면 왕의 조리사 이야기인 드라마‘대장금’도 허구다.
진짜 맛집 말고 흉내 내는 곳을 갔다가는 낭패다. 꾸민 이야기 말고, 우리의 옛 뿌리인 그들은 진짜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우리 한식에 대한 먼지 쌓인 역사적 기록을 추척해서, 기자의 집요함과 꼼꼼함으로 한 권으로 엮었다. 황광해 맛칼럼니스트가 역사 속에서 찾아내서 정리한 우리 한식 이야기 ‘식사食史’다.